노르웨이 야생으로 떠날 시간! 하이커를 위한 무인 캐빈 3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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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야생으로 떠날 시간! 하이커를 위한 무인 캐빈 3

유럽에서 여행자에게 문을 가장 과감하게 연 국가는 노르웨이다. 입국 시 어떤 증명 서류도 제출할 필요가 없다.

BAZAAR BY BAZAAR 2022.03.25
vol.42 노르웨이 하이커를 위한 무인 캐빈
#진주의바깥생활
 

플로케하이텐 캐빈 Flokehytene Cabins

1만1천 년 전 빙하가 녹으면서 수렵과 채집을 하던 초창기 인류는 시베리아에서 순록을 쫓아 북쪽으로 이주했다. 비옥한 토양과 과일을 만난 종족 대부분은 이탈리아, 그리스 등지에 정착하고 게르만의 전신인 튜턴족도 마시고 놀기 좋은 땅에 머물렀다. 반대로 미지의 북쪽 어딘가를 향해 떠난 묵묵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노르웨이(북쪽으로 가는 길)의 조상이다. 8천 년간 자신만의 동굴에서 홀로 살았고, 피오르 협만에서 직계 가족을 꾸리며 생존한 종족.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그들은 나무를 쓰러뜨리거나 큰 바위를 물속에 던지는 것으로 화를 표현했다. 그러니 숲을 방랑하고 야생의 캐빈에서 휴일을 보내는 시간을 주요 여가 활동으로 삼는 노르웨이인의 생활 방식은 너무나 당연한 유산처럼 보인다. 그들은 체계적 은둔을 위해 노르웨이 트레킹 협회(DNT, Den Norske Turistforening)를 만들었고, 두 발로 1시간은 족히 걸어야 다다를 수 있는 셀프 체크인 캐빈을 세우기 시작했다. 현재 150여 개의 무인 캐빈이 있고 플로케하이텐도 그 중 하나.
노르웨이 서부 카름수네(Karmsundet) 해협에 자리한 헤우게순(Haugesund)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곶 끝자락에 플로케하이텐의 캐빈 5개가 흩어져 있다. 외딴 바위에는 1849년 세워진 라이바덴(Ryvarden) 등대 하나가 홀연히 자리할 뿐 장엄한 바다와 하늘의 경계에 바닷새 그림자만 휘청거린다. 노르웨이의 홀론(Holon) 건축회사가 DNT 의뢰를 받아 이 오두막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최소한의 훼손. 오두막 철제 기둥을 고정하기 위해 바위에 뚫은 구멍 4개가 설계의 유일한 흔적이다. 
노르웨이의 강한 바람과 거친 기후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다각형 구조 설계했고, 바다를 전면으로 향한 실내 창을 통해 풍경을 안으로 끌어들인다. 지친 하이커들은 작은 부엌에서 간단한 요리를 하고, 벽난로 앞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본다. 휠체어 진입이 가능하고, 강아지를 동반할 수 있으니 모두를 위한 완벽한 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무인 숙소이기 때문에 침대 시트나 음식은 스스로 챙겨와야 하며, 떠나기 전 손수 청소를 하고 자리를 비워야 한다. 
1박 20만 원부터, ut.no/hytte/10881073/flokehyttene
 

스카우페트 SKÅPET

노르웨이 남서해안 뤼세피오르덴(Lysefjorden) 트레일이 가로지르는 매혹적인 협곡에 현대식 감각의 하이커 오두막, 스카우페트가 있다. 스타방에르 트레킹 협회(Stavanger Trekking Association, STF)의 35번 째 산악 로지로 뤼세피오르덴 트레일에서 만나는 첫 번째 숙소이기도 하다. 1시간 30분가량 두 발로 걸어가야 도착하는 곳이지만, 640m 높이로 융기한 거대 바위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과 무려 4,444개의 계단이 테르나바트넷(Ternavatnet) 호수까지 이어지는 플뢰리트라펜(Flørlitrappene) 등 소문난 피오르 명소들을 지난다. DNT에서 운영하는 캐빈 대부분이 전통 목재 구조인 것과 달리 스카우페트는 바람과 눈에 강한 아연 도금으로 마감한 외관, 호수를 향해 난 파노라마 유리창, 친환경 목재로 꾸민 내부 등 감각적이고 실용적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불균형한 암반이 너럭바위처럼 흩어진 지대에 자리한 로지는 산악 호수와 융기한 피오르 지형의 면면과 마주한다. 공용 공간 빌딩 1곳을 비롯해 30인 숙박이 가능한 메인 캐빈, 발 아래 시냇물이 흐르는 야외 사우나, 부엌 등을 갖췄으며 사우나 장작 열로 난방을 해결한다. 별빛이 흐르는 이 아름다운 산악 로지에 머물기 위해 하이킹의 수고는 문제되지 않아 보인다. 작은 로지는 최대 5인까지 함께 머물 수 있으며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하다.
1박 25만 원부터, ut.no/hytte/101186/skapet
 

투게스퇼렌 하이킹 캐빈 Tungestølen Hiking Cabin

코로나로 세상이 들썩거리던 2년 전, 아름다운 요스테달렌(Jostedalen) 빙하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서쪽 고원에 하이커를 위한 목조 오두막이 문을 열었다. 산중에 고립된 오두막과 달리 주변 시골 마을과 어우러져 현지인과 다른 하이커와 교류하며 머물 수 있는 숙소다. 본래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빙하를 탐험하는 등산객의 베이스캠프였다. 10년 전 크리스마스에 불어닥친 강력한 태풍으로 이 지역 일대가 황폐화되기 전까지 말이다. 이후 주변 이웃 마을이 함께 기금을 모아 다시 재건에 성공했고, ‘모두의 캐빈’으로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탁 트인 풍광이 한눈에 펼쳐지는 창을 갖춘 오각형 캐빈 9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계곡 바닥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방어하기 위해 비스듬한 다각형 구조로 설계했다. 내부에는 여러 하이커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대형 목조 식탁과 귀여운 돌로 뒤덮인 벽난로를 갖춘 라운지가 있다. 폭신한 침구가 제공되는 도미토리는 아늑하고, 나무 구조물로 구분되어 있어 독립적이다. 캐빈 전체를 둘러싼 웅장한 산맥과 종일 캐빈에 내리쬐는 빛은 사적 사색과 휴식을 즐기기 완벽하다. 주말에는 야외 요가나 빙하 트레킹 같은 어드벤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노르웨이의 무인 캐빈은 단순히 하이커를 위한 숙소가 아니다. 자연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기쁨이고 환경에 관한 깊은 고민의 과정이다. 배낭을 베고 피오르의 깊은 협곡을 향해 한참 걷다가 아름다운 캐빈에 머물며 깊은 사색을 하고 싶어진다. 
1박 21만 원부터, www.tungestolen.dnt.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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