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37 안전하고 차별 없는 해외 여행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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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여행자 보호 네트워킹, 세이프업 SafeUp
사용은 간단하다. 늦은 밤 호텔이나 에어비앤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불안이 덮친 한낮의 공원에서, 불편한 마음이 솟구치는 낯선 공간에서 ‘
세이프업’ 앱을 켜고 이른바 ‘가디언스’라 부르는 여성 수호자를 부르면 되는 것. 마치 택시를 검색하듯 현재 나의 위치를 중심으로 세이프업 가디언스의 위치가 뜨고, 여행자는 그들에게 전화 혹은 영상통화를 걸거나 동행자로 요청해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 있다.
세이프업 앱을 통해 가디언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2020년 이스라엘 텔아비브 출신 기업가 네타 슈라이버(Neta Schreiber)가 만든 ‘세이프업’은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마이애미로 확장해 현재 호주, 아이슬란드, 스페인, 캐나다, 프랑스 등 39개국에서 약 10만 명의 여성 여행자가 이용하고 있다. 1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연대로 확장하고 성장한다는 면에서 다른 정보 서비스 앱과 차이가 있다. 만약 현재 위치에서 가디언스 확인이 안 될 경우 세이프업이 자체 백업 팀을 24시간 연결한다. ‘어떤 여성도 결코 사라지거나 다치게 하지 않으리라’는 모토는 같은 성별 만이 이해할 수 있는 깊은 감정의 연대가 뿌리처럼 박혀 있다.
세이프업 가디언스에게 전화를 걸거나, 동행자 요청을 할 수 있다
누구나 세이프업의 가디언스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름과 전화번호, 프로필 사진 등을 입력한 후 비디오와 인터뷰, 교육 등을 통해 신원을 검증한 이들만 최종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여성, 논바이너리, 젠더퀴어만 신청할 수 있다. 남성 가디언스는 보다 신중한 검증 절차를 걸쳐 도입할 계획이라고. 안전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남성 참여는 필수적이니까.
웹사이트 :
www.safeup.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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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욕망은 평등하니까, 휠 더 월드 Wheel the World
한 시각장애 부부가 페어뱅크스 오로라 여행을 떠나기 위해 여행사와 현지 가이드를 섭외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렸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다행히 부부는 여행에 성공했지만, 장애인 안내 서비스와 항공 연결 편, 돌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현지 정보 등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고 낯선 여행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대부분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고. 여행의 편의는 진화 중이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누리는 여행은 여전히 아득해 보인다. ‘
휠 더 월드’는 이렇게 장애 때문에 집을 떠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맞춤 해외여행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전문 스타트업이다.
전문 가이드의 도움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뉴욕과 파리 같은 유명 대도시부터 칠레 이스터 섬과 페루 마추픽추, 아이슬란드까지 90여 곳의 여행지 정보와 상품을 제공한다. 여행 상품 또한 무척 충실하다. 호텔의 경우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장애인용 욕실인지, 특정 장애 안내 서비스가 있는지 접근성 기능에 관한 필수 정보를 세밀하게 안내한다. 인상적인 것은 단순히 관광을 넘어 경험하는 모험 여행을 지원한다는 것. 고르지 않은 지형을 하이킹할 수 있는 특별 휠체어를 도입해 하이킹 체험을 돕고, 열대 우림에 둘러싸인 강 유역을 여행할 수 있도록 전문 도우미가 함께 카약에 오르는 등 여행의 욕망을 충실히 돕는다. 서커스 스킬 워크숍이나 요리 교실 같은 아기자기한 여행 프로그램도 전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즐길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떠날 수 있는 여행의 계절을 고대해 본다.
웹사이트 :
gowheeltheworld.com 특별 휠체어를 타고 하이킹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