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느른 카페에 가자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오늘은, 오느른 카페에 가자

MBC PD의 시골살이를 담은 힐링 유튜브 채널 ‘오느른’의 카페가 전북 김제에 있다.

BAZAAR BY BAZAAR 2021.11.12
유튜브를 탐험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삶을 발견한다. 유튜브 채널 ‘오느른’도 유튜브에서 발견한 하나의 삶이었다. 모두가 서울을 외치는 때에 시골, 정확히 말하면 전북 김제로 내려가 115년 된 폐가를 고쳐 사는 사람의 이야기.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영상을 보며 답답한 마음을 힐링하곤 했다. 오느른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은 MBC M드로메다팀 최별 PD다. 그는 충동적으로 산 폐가를 활용해 회사에 오느른 기획안을 냈고, 현재 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MBC 1호 유튜버가 됐다. (오느른은 MBC 공식 라이프스타일 채널이다.)
그리고 어느 날 오느른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오느른 카페를 오픈한다는 소식이었다. 그 후 오느른 팀이 사무실 한 켠을 카페로 바꾸는 작업 영상이 차례로 올라왔다. 그것이 6개월 전이다. 6월 5일 오느른 ‘오느른 오, 피스 카페’가 오픈했다. 뜨거웠던 여름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에 마음이 허전해지자 자연스레 오느른 오, 피스 카페가 떠올랐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힐링이 되는 곳. 그리고 송년 편지를 부치듯 최별 PD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오느른 오피스 카페의 내부 전경

오느른 오피스 카페의 내부 전경

그동안 카페에는 어떤 분들이 다녀갔나요?
카페에는 정말 다양한 분들이 오세요. 마을 이장님부터 자전거 할아버지까지, 동네 주민분들도 많이 방문하시죠. 요즘엔 콩 농사 때문에 이장님이 카페에 잘 못 들리시는데, 그게 신경이 쓰였는지 굳이 시간을 내서 급하게 커피 한 잔 드시러 오셨더라고요. 감사했어요.
그리고 어른이(오느른 채널의 구독자를 부르는 애칭)분들이 방문해주세요. 유튜브를 통해 많은 분이 봐주시고 먼 길 마다하고 찾아오세요. 어디서 오셨냐고 여쭤보면, 서울·경기지역부터 부산, 대구, 제주에서까지 전국에서 오시더라고요. “채널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다”, “나도 이다음에 시골에 사는 게 꿈이다” 등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그런 말을 들으면 저희 역시 힘이 나고요. 가까운 동네 주민부터 전국의 구독자분들까지, 저희 카페에 오시는 손님들 정말 다양하죠?
 
그분들이 카페를 어떻게 즐겼으면 좋겠나요?
아무 때나 맘 편히 와서 잠시라도 푹 쉬다 가면 좋겠어요. 저희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할 게 없다는 거예요. 시골 마을이라 별달리 할 것도 없지만, 주변에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도 없어요.  나도 뭔가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을 내려놓을 수 있죠. 정말 편히 쉴 수 있는 카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른들에게도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카페예요. 저희 카페를 찾는 어른들이 이곳에서 편히 쉬고 긍정적 에너지를 갖고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느른 오, 피스 카페는 그런 공간이고 싶어요.
 
이곳을 더욱더 잘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요?
비어있던 갤러리 공간에는 김선두 작가님이 직접 김제 시골을 방문해서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어요. 오느른 영상 속의 여러 모습, 특히 동네 친구 1호 할아버지의 모습부터 효리, 리본, 그리고 집들까지 그림에 담겨있죠. 영상을 보고 나서 오면 더 재밌는 요소가 많을 거예요.
김선두 작가가 그린 마을의 봄 풍경 그림이 전시된 공간

김선두 작가가 그린 마을의 봄 풍경 그림이 전시된 공간

책도 읽을 수도 있어요. 구독자분들이 가져다주신 책, 제가 추천하는 책들이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어요. 이 책들은 빌릴 수도 있는데요, 책 뒤에 독서카드만 작성해주시면 전국 어디서라도 빌려 가실 수 있답니다. 반납은 택배나 방문으로 해주시면 돼요.
아, 참! 그리고 테이블 위에 메모지가 있는데요, 메모지에 여기서 느낀 감상을 글로 남겨주시는 분들도 있고, 고민을 남기거나 편지를 써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렇게 작은 글들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괜히 저까지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거 있죠? 이 정도가 저희 카페를 즐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카페를 방문하기 좋은 계절과 요일, 시간이 있을까요?
사계절, 모든 시간대가 다 좋아요(웃음). 저희가 직접 꾸민 공간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정말 매 순간 다른 매력을 지녔거든요. 평야 지대라 그런지 매 계절, 시간마다 모습들이 달라져요. 그래도 여러분들에게 꼭 하나만 꼽아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알려드리자면, 평일 오전 시간이 제일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 시간이 편안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가장 좋은 때거든요. 이때는 카페를 방문하는 분들이 적기도 하고, 보통은 비어 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고요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평일 오전을 추천합니다. 계절은 정말 다 좋아요(웃음)!
 
오느른 오 피스 카페의 내부 전경

오느른 오 피스 카페의 내부 전경

앞으로의 운영 계획이 궁금해요.
오느른 오, 피스 카페는 현재, 어른이들을 만나고,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곳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는 계속해서, 지금처럼 먼 길 오시는 분들에게는 쉴 곳을, 가까이서 오시는 마을 분들에게는 잠시 들러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어른들의 놀이터 같은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오느른 오, 피스 카페에 대해 꼭 소개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알려주세요.
음, 꽃과 메모를 소개하고 싶어요. 우리 카페를 자세히 들여다본 날이 있어요. ‘왜 우리 카페에서는 편안한 느낌, 그리고 좋은 느낌이 들까?’ 그러다 문득 화병에 담긴 꽃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매주, 저희 집 정원에서 꽃을 가져오거나 마을 분들이 주신 꽃을 받아 카페 테이블 위 화병에 꽂아놔요. 각양각색의 꽃들을 보고 있으면 생기 넘치는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계절마다 매주 달라지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죠.
메모는 아까 말한, 구독자분들이 남겨주신 메모예요. 지금까지 모은 메모만 한 박스가 돼요.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작은 종이에 작은 연필로 꾹꾹 눌러서 남겨주신 거예요. 그 마음을, 말들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많은 생각과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꽃과 메모를 보고 있으면 결국 이 카페는 저 혼자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여기에 찾아주시는 모든 분에 의해서 다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카페를 찾은 구독자들이 남긴 메모들

카페를 찾은 구독자들이 남긴 메모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페 공간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채울 수 있도록 저희 MBC 박성제 사장님이 선물해주신 스피커도 있어요(웃음). 많은 분이 스피커를 보시고 사장님이 선물해주신 걸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음악 듣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저희 카페는 충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놀이터에요!
어른들의 놀이터를, 쉼터를 우리 다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죠. 저는 그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이 카페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함께 이 공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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