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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이 드라마 <연모>를 선택한 이유

배우 박은빈은 온통 작품 생각뿐이다.

BY박의령2021.10.06
박은빈은 일 년 동안 시청자와 만나지 못했지만 내내 영화 〈마녀 2〉와 드라마 〈연모〉 촬영장을 오가고 있다. “코로나로 현장의 상황이 달라지면서 차차기작, 차차차기작도 미리 준비하고 있어요. 지치지 않아요. 제 안에서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끓고 있거든요”. 수없이 연기를 해왔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작품 앞에서 박은빈의 마음은 사랑의 열병처럼 달뜬다.    
 
셔츠 원피스는 8 by Yo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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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코로나 이후로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다. 와중에 〈마녀 2〉라는 아주 좋은 기회가 생긴 거다. 지난 2년 동안 끊임없이 달렸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영화 촬영에 집중하면서 한 달 살기처럼 머무를 생각이었다. 그런데 서울에 일이 계속 생기더라.(웃음) 거기다 태풍, 폭설, 폭우처럼 발 묶일 상황들로 난리도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는 걸 보고, ‘힘듦 총량의 법칙’이 있구나 싶었다. 그런 삶의 미지수를 겪으면서 내 안의 미지수가 될 부분들을 받아들이고 사랑하자는 생각을 제주도에서 많이 했다.
 
셔츠 원피스, 스커트는 8 by Yoox. 부츠는 Ports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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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복 입은 사진은 처음 한 사극 〈명성황후〉 촬영 때 모습이다. 그때는 가체를 내 맘대로 프레츨이라고 불렀다.(웃음) 요새는 가볍게 나오는데 당시 가체는 너무 무거워서 자라목이 될 정도였다. 그래도 일상과 다른 과거를 산다는 것이 좋았다. 한복 입는 걸 너무 좋아해서 명절 즈음에 미리 보자기에 싸놓은 한복을 꺼내서 입을 날을 기다리곤 했다.  
 
시대극
〈연모〉는 드라마 〈비밀의 문〉 이후로 7년 만에 선택한 사극이다. 그동안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다음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때 사극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조선시대 여자가 왕세자로 살아가고 왕이 되는 이야기’, 〈연모〉는 이 한 줄로도 설정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왕은 남자 배우가 연기하는 게 역사적 사실이라 왕을 연기한다는 건 떠올려본 적이 없다. 다른 걸 다 제쳐두고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강렬한 마음으로 선택했다.
 
셔츠는 Wmm. 샤 원피스는 Chika Kiscada by Adekuver. 재킷은 Michael Michael Kors. 팬츠는 Frontrow. 슈즈는 & Other Stories.

셔츠는 Wmm. 샤 원피스는 Chika Kiscada by Adekuver. 재킷은 Michael Michael Kors. 팬츠는 Frontrow. 슈즈는 & Other Stories.

남장
이휘라는 역할과 친해질 때 1인 2역으로 접근했다. 여자로서 남자로 자란 역할이라 굳이 남자다운 ‘척’을 빼기로 했다. 누가 봐도 타고났다는 생각이 드는 완벽한 왕세자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 중요했고, 또 그런 살얼음판을 걷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숨을 걸며 하루하루를 넘기는 여자의 모습이 상황에 맞게 드러나길 바랐다. 감독님이 아직 편집본을 보지 말라고 해서 남장한 내 모습을 제대로 못 봤는데 스태프들은 제법 괜찮다고 한다.(웃음)  
 
연모
연모라는 말은 무언가 그리워하는 느낌도 포함하지 않나? 휘의 입장에서 연모는 죽음을 각오해야만 할 수 있는 말이다. 가장 무겁고 가장 큰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랄까. 그렇게 내가 연모하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사실 모르겠다. 내 삶에서 그만큼 중요한 일이 일어났는지 당장은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겠다.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 있을 것 같다.
 
슬립 원피스는 Yohei Ohno by Adekuver. 슈즈는 Dior.

슬립 원피스는 Yohei Ohno by Adekuver. 슈즈는 Dior.

액션
시대극이다 보니 말도 타고 활도 쏴야 했다. 말이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현장에서 사고도 자주 나더라. 더운 날씨에 말이나 사람이나 고생이 많았다. 실감나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신체를 보호하는 것도 배우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안전하게 촬영을 마치는 게 목표다. 그리고 ‘문과생’ 이미지가 있는데 내가 생각할 때 나는 통합형 인재에 가깝다.(웃음) 생물과 화학에서 과목을 선택할 때 화학을 고르는 쪽이다. 감정 기복이 거의 없어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자랐다. 그리고 정말 놀랄 만한 이야기는 어릴 때 체육으로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다.(웃음)
 
셔츠는 Wmm. 재킷은 Michael Michael Kors.

셔츠는 Wmm. 재킷은 Michael Michael Kors.

지금
어릴 때부터 일해온 원동력이 뭘까 떠올려보면 생각나는 단어는 ‘책임감’밖에 없었다. 항상 내 몫을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삶을 사는 책임감 같은 것들. 돌아보면 내실을 다지며 단단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번 〈연모〉는 사극이지만 또래들과 촬영하고 있다. 다들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지만, 그들이 약해질 때 내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 이타심이 강해질 때 나도 덩달아 강인해짐을 느낀다. 무작정 무거운 책임감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생기는 희망들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나는 아주 괜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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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
  • 사진/ 윤송이
  • 스타일리스트/ 성선영
  • 헤어/ 한지선
  • 메이크업/ 홍현정
  • 어시스턴트/ 백세리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