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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우주를 줄게'를 통해 만난 배인혁,노정의,박서함

서툴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세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우주를 줄게' 속주인공들과의 인터뷰.

프로필 by 안서경 2026.02.01

ORDINARY LOVE


서로의 우주를 채우는 사랑. 드라마 <우주를 줄게>의 세 사람 배인혁, 노정의, 박서함은 온 마음을 다해 소중한 것을 지키는 시간이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배인혁이 착용한 니트는 Fendi. 팬츠는 System. 노정의가 착용한 퍼 재킷, 팬츠는 Sportmax.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귀고리는 Kvk. 박서함이 착용한 팬츠는 Recto. 니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셔츠, 보머 재킷은 Ami.


하퍼스 바자 불과 3일 전 드라마 촬영이 끝났다고요. 그래서인지 오늘 화보 촬영 중 세 사람의 수다가 끊이지 않던데요.

배인혁 엊그제 뒤풀이를 하고 딱 이틀 만에 만났어요. 여기저기 인사 드리느라 정작 저희끼린 회포를 풀지 못해 아쉬웠는데, 셋이 같이 인터뷰를 하게 됐네요.

박서함 뒤풀이 자리가 꼭 돌잔치 같았어요. 아역 배우들이 많아서.(웃음)

배인혁 옷에 누가 붙였는지도 모르는 스티커가 막 붙어 있고.

하퍼스 바자 드라마 <우주를 줄게>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형과 언니를 대신해, 정의 씨가 맡은 취업준비생 ‘현진’, 인혁 씨가 맡은 어시스턴트 사진가 ‘태형’이 20개월 조카 우주를 키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죠.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이끌렸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배인혁 제가 가장 먼저 캐스팅이 확정되었는데, 상대역이나 감독님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지방 촬영을 하러 가는 차에서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따뜻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젊고 서툰 사람들이 아이를 키울 때 겪는 고충이 잘 그려져 있었죠. 현진과 태형의 꾸며지지 않은 모습과 케미도 좋았고요.

노정의 서툰 사람들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가 좋았어요.


하퍼스 바자 인혁 씨는 전작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과 <체크인 한양>, 정의 씨는 <바니와 오빠들> 등 두 사람은 최근 다양한 웹툰 원작의 로맨스 작품에서 활약해왔죠. 이번 작품을 통해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를 연기하는 경험이 어땠어요?

노정의 그동안 제가 해온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어요. 현진은 상처를 받아도 자신이 버텨야 된다는 걸 아는 인물이에요. 하나뿐인 언니를 잃고 우주라는 존재가 생기며, 그 존재를 통해서 사랑이 뭔지, 삶에서 중요한 게 뭔지 깨달아가죠.

배인혁 훨씬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감정선의 단계를 차근차근 보여줘야 하는 점이 과제였어요. 극 안에서 3년간의 시간이 흘러요. 태형은 사진작가를 꿈꾸지만 경제적인 상황이나 현실이 쉽지 않죠. 과거와 현재의 미묘한 부분을 표현해야 했고, 여러 가지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다 보니 갈등을 마주할 때 태형의 감정 변화에 대해 많이 고심해야 했어요.

하퍼스 바자 서함 씨는 극 중 현진의 첫사랑 ‘윤성’ 역을 맡았죠. <탁류> 이후 차기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박서함 로맨틱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 분위기나 느낌이 예상보다 예쁜 작품이었어요. 윤성은 누가 봐도 유능하고 스마트한 육각형의 캐릭터거든요. 어떤 게 멋있는 것일지, 완벽한 모습일지, 그 표현을 고민했어요. 기존 드라마 속에 ‘실장님’ 역할은 다 찾아본 것 같아요.(웃음)

하퍼스 바자 상처를 지닌 각각의 인물을 연기하며, 어떤 점이 마음에 와닿았나요?

배인혁 태형은 우주나 현진에게 자기 감정을 숨기고 툴툴거릴 때가 많아요. 자신의 결핍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죠. 점점 두 사람에게 마음을 열면서, 사랑을 받아본 적 없었던 사람이 사랑을 주는 법을 알게 되죠. 그걸 깨달았을 때의 모습을 연기할 수 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노정의 현진은 태형과 반대로 사랑을 많이 받아봤기에 줄 줄 아는 사람이에요. 서툴고 힘든 상황에서도 오직 사랑으로 현실을 이겨 나가는 방식이 좋았어요.

박서함 저는 윤성이의 시원시원한 성격이 되게 마음에 들었어요. 외로움을 지닌 인물이지만,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고 받아들이거든요. 매사 고민이나 생각이 많은 실제의 저와는 꽤 다른 모습이라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배인혁 저는 진짜 윤성이가 서함 형 자체라 생각했거든요. 서함 형은 항상 고마울 때 고맙다고 할 줄 알고, 미안할 때 미안하다고 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그 점이 윤성이랑 꼭 닮았다고 생각했고요. 형은 항상 예상치 못한 표정이나 모습이 나와서 계속 궁금해요. 까도 까도 또 다른 박서함이랄까.(웃음)

하퍼스 바자 현진은 첫사랑 윤성과 사돈 관계인 태형 사이에서 계속해서 고심하게 돼요.

노정의 윤성은 행동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 태형은 마음이 반응하는 사람이라는 차이가 있어요. 윤성 선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발걸음이 절로 움직이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태형이에게 마음이 가고 신경 쓰이는 상황이 이어져요.


박서함이 착용한 보머 재킷, 데님 셔츠는 Dolce&Gabbana. 팬츠는 Recto. 노정의가 착용한 재킷은 L’H.A.S. 톱은 Lucky Chouette. 스커트는 Rokh. 귀고리는 Kvk. 반지는 Lost In Echo.


아우터는 Zadig&Voltaier. 톱은 Bimba Y Lola. 귀고리는 Attica Raw.


하퍼스 바자 20개월 아기, ‘우주’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아기와 촬영하는 상황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배인혁 우주는 우리 드라마의 강력한 무기죠. 그냥 보고 있으면 웃게 돼요.(웃음) 이번 작품을 찍으며 지구상의 모든 부모들은 존경 받아야 마땅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대단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엄마, 아빠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노정의 저는 이전에 <위대한 쇼>라는 드라마에서 아기띠를 메고 엄마 역할을 했는데, 그때 친조카와 함께 촬영한 적이 있어요. 언니가 딸 둘을 키우고 있어서 첫째를 키울 땐 거의 6개월 동안 같이 분유타고 기저귀 갈고 공동 육아를 했다 보니 육아가 꽤 익숙해요. 이번 촬영하면서 오랜만에 그때 생각이 나기도 해서 재미있었어요.

박서함 정의와 우주가 끈끈하다 보니, 셋이 촬영할 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워서 계속 함박웃음을 지으며 촬영할 수 있었죠.

하퍼스 바자 촬영을 이어온 수개월 동안 우주도 많이 자랐겠어요.

배인혁 없던 발목이 생겼죠.

노정의 다리가 계속 길어졌어요.

배인혁 초반에 우주를 안고 있을 때는 부담감이 느껴진 적이 없었는데 끝날 때쯤에는 타격이 있었죠. 어른들과 오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말도 너무 빨리 늘더라고요. 제가 아이패드로 대본을 보는데, 패드를 놓고 다른 곳을 가면 “삼촌!” 하고 부르고.(웃음)

노정의 지금 이틀째 우주 어머니와 연락 중이거든요. 오늘도 저희가 선물한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삼촌, 이모 보고 싶다고 얘기했대요. 조만간 놀러 갈 계획을 세우려고요.


하퍼스 바자 또래 배우들이 모인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어요?

노정의 우리 셋은 서로가 서로를 웃겨 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를 보면 웃음이 났던 에피소드가 생각나요. 제가 심각한 감정에 잠겨 있는데 둘이 지나가면서 “뭐야”하고 놀리며 지나가고.(웃음) 오빠들에게 의지를 정말 많이 했고, 친오빠들이 생긴 느낌이에요.

박서함 현장의 즐거움을 깨달은 작품이었어요. 항상 누를 끼쳐선 안 된다는 마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장에서 생각이 복잡해지곤 했거든요. 힘이 들어가고 긴장하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았죠. 그럴 때마다 두 친구가 긴장을 풀어주려고 많이 애썼어요. 제가 정의의 조명을 살짝 가리고 있으면 “오빠 조금만 이렇게 서주면 고마울 것 같아” 이렇게 배려하면서 알려주고, 인혁이가 먼저 “감독님, 저 너무 긴장돼요” 이런 말들로 제 긴장을 더 풀어줬죠. 유쾌하게 웃고 나면 바짝 들어간 힘이 빠지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더 재미있게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현장이었어요.

하퍼스 바자 서로에게 발견한 의외의 모습이 있다면요?

노정의 방금 서함 오빠가 제가 알려주는 모습이 고마웠다고 했지만, 저는 그런 제 모습이 싫을 때도 있어요. 오빠만의 자유로운 연기 방식이나 열려 있는 표현 방식을 보면서 더 많이 배웠어요. 인혁 오빠는 순간적인 재치와 재능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순발력이 진짜 뛰어나서 신기하다고 느낀 적이 많아요. 처음에는 애드리브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더 알아가다 보니 생각이 깊어서 수많은 경우의 수 중 현장에서 가장 좋은 걸 꺼내 선택하는구나, 싶었죠. 표현법이나 현장의 분위기, 상황을 정리하는 것… 그 모든 게 정말 멋진 어른이다.(웃음)

배인혁 대본상 대화가 다 끝났는데도 감독님께서 ‘컷’을 외치지 않으실 때가 꽤 자주 있어요. 그때부터 수많은 애드리브가 시작되죠.(웃음)

박서함 저도 칭찬을 보태보면, 인혁인 진짜 단단한 사람 같아요. 캐스팅이 확정된 날 감독님이 연락이 와서 그날 인혁이와 만나 셋이 저녁을 먹었어요. 사람을 잘 챙기고 참 섬세하구나, 감탄했죠. 정의는 되게 털털해요. 아까 화보 찍을 때도 편하게 대해주고. 두 번째 만났을 때부터 편했고, 빨리 친해질 수 있었죠.


재킷, 데님 셔츠는 Dolce&Gabbana.


노정의가 착용한 톱은 Bimba Y Lola. 배인혁이 착용한 티셔츠는 Madeworn. 팬츠는 Ami. 반지는 Arthus Bertrand.


하퍼스 바자 세 사람에게 우주는 어떤 존재인가요?

배인혁 태형에게 우주는 미안한 존재. 우주 역할을 맡은 유호와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아요. 유호는 굉장히 똑똑한 아이예요. 현장에서 즐길 줄도 알고요. 최근 <응답하라 1988> 10주년에서 진주 역의 배우가 나온 걸 보고 저, 울었거든요. 나중에 유호가 커서 같이 만날 수 있으면, 호흡을 맞출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노정의 현진에게 우주는 유일한 삶의 버팀목이에요. 지켜야 할 존재이고,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되죠. 유호는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예요. 덕분에 항상 웃을 수 있었어요. 배우로든 유호로든 표정이 정말 다양한 게 매력이죠.

박서함 윤성이에게 우주는 ‘당혹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유호라는 아이는 말 그대로 타고 났다! 슛이 들어가서 연기하는 걸 보며 감탄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앞으로 얼마나 멋있게 자랄지 기대되네요.

하퍼스 바자 태어나 처음 육아를 겪는 <우주를 줄게> 속 인물들처럼, 세 사람에게 최근 처음이라 가장 새롭고 낯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배인혁 3일 전에 <우주를 줄게> 촬영이 끝난 것?(웃음) 제 2025년은 이 작품이었거든요. 이번 작품을 지나면서, 스스로를 많이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따금 틀에 갇혀 있거나 자유롭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처음으로 내려놓을 줄 알아야 다른 걸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던 작품이었거든요. 요즘은 생각을 짧게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해보자, 아니면 어때, 다시 하면 되지. 이런 마음가짐으로요.

박서함 저는 태어나서 TV 드라마가 처음이라 첫 방송의 떨림을 극복하는 게 우선입니다.(웃음)

노정의 저 역시 첫 방송 직전까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부담감도 애정도 큰 작품이라 잘 이겨내고 싶어요. 같이 볼래?(웃음)


(왼쪽부터) 박서함이 착용한 롱 코트는 Recto. 팬츠는 Jil Sander. 레오퍼드 프레임 안경은 Carin. 셔츠, 레더 타이,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노정의가 착용한 톱, 팬츠는 Sportmax. 슈즈는 Jimmy Choo. 반지는 Swarovski. 배인혁이 착용한 재킷, 팬츠, 벨트는 모두 Recto. 부츠는 Saint Laurent.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Credit

  • 사진/ 이준경
  • 헤어/ 시은(배인혁), 케이트(노정의), 박수연(박서함)
  • 메이크업/ 전달래(배인혁), 최수지(노정의), 김성미(박서함)
  • 스타일리스트/ 전진오(배인혁), 성선영(노정의), 정윤경(박서함)
  • 어시스턴트/ 정지윤, 신형진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