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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찾는 제주 가정식 식당 #진주의바깥생활

내공 가득한 솜씨로 동네 주민과 여행자를 끊임없이 끌어모으는 식당

BYBAZAAR2021.04.30
 
 
#진주의바깥생활
Ep. 16 제주 가정식 식당  
 
반짝 유명세를 타는 ‘신상’ 공간 속에서 내공 가득한 솜씨로 동네 주민과 여행자를 끊임없이 끌어 모으는 식당들이 있다. 제주에 갈 때마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하는 식당 3곳.
 
 

 

중국 후난식 집밥, 로이앤메이

로이앤메이

로이앤메이

후난성 창사 출신의 남편 로이와 한국인 아내 메이가 운영하는 중국 가정식 식당이다. 제주 미식가의 믿을 만 한 추천이 있었고, 중국의 유명 문인이자 중국 음식에 관한 통찰 있는 글로 존경받는 왕증기 선생의 책 〈맛 좋은 삶〉을 읽은 후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왕증기 선생은 책 속에서 곤명, 산서, 요녕, 사천, 광동, 북경, 운남 등 중국 소도시의 음식 문화와 중국인의 ‘잡스러운’ 입맛에 관해 늘어놓는데, 그동안 경험한 중국 음식이 얼마나 협소했는지 깨닫게 한다. 중국 가정식의 고유한 맛이 궁금해진 이유다. 로이앤메이는 메뉴부터 특별하다. ‘로이의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계란찜’, ‘로이의 할아버지께서 해주시던 간장 베이스 두부 요리’, ‘로이의 방식으로(후난식으로) 볶은 계란 볶음밥’에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로이의 시공간이 스며 있다.  
로이앤메이

로이앤메이

 

로이앤메이의 다양한 요리를 맛보려면 가정 요리 8~9가지를 내는 한상차림을 주문해야 한다. 구운 고추와 가지 그리고 피단을 곁들인 량차이(차가운 밑반찬), 중국식 무채, 녹두 국수를 곁들인 전복찜이 푸짐한 에피타이저로 나오고 계란찜과 돼지고기찜, 사천식 마파두부와 어향가지 등 6가지 요리가 타파스처럼 작은 그릇에 담겨 식탁에 오른다. 인공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은 모든 음식은 무척 감동적이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그릇을 순식간에 깨끗이 비운다. 쌀가루와 함께 버무린 돼지갈비를 연잎에 싸서 대나무통에 쪄내는 ‘펀쩡파이구’도 먹어보자. 후난식 삼겹살 요리와 중국식 자장면, 직접 만든 수제 양념으로 볶은 새우 등 로이앤메이의 모든 음식을 맛보기 위해 다음 제주 여행을 계획한다. 예약은 필수다.
로이앤메이의 구운 고추와 가지 요리

로이앤메이의 구운 고추와 가지 요리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상하로15번길 12-7 
0507-1417-8108, 11:30am~4pm(주말, 공휴일 휴무)
중국 가정식 한상차림 25,000원, 예예두부 12,000원, 토마토 계란탕 12,000원
 
 
 

감각적인 정식 한상, 소규모식탁

소규모식탁

소규모식탁

귤밭이던 너른 땅이 나지막한 현대식 건물과 귀여운 귤나무 산책길을 아우르는 근사한 식당이 되었다. 제주 구옥의 안거리, 밖거리 구조를 닮은 공간은 감각적이고, 내부 어디에서나 빛을 풍요롭게 품는다. 오랜 준비 기간이 있던 만큼 오픈을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이 소규모식탁의 정식을 먹기 위해 서광리로 끊임없이 흘러든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날에도 오픈 2시간 만에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되었다.  
 
소규모식탁의 모정식

소규모식탁의 모정식

메뉴는 정식 단 3개. 제주 돼지뼈를 우린 육수에 가파도 모자반과 메밀가루를 풀고 끓인 몸국과 제주 잔칫상에 꼭 들어가는 괴기반(수육), 버섯 잡채와 당일 버무린 겉절이 등이 오르는 모정식, 직접 구운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와 퀴노아 샐러드, 수프 등을 내는 소정식, 그리고 버터치킨커리와 라이스 볶음밥이 주요리인 규정식이 있다. 정식 요리를 기본으로 계절에 따라 제철 식자재로 변화를 준다고. 건강하고 정갈한 음식과 세련된 공간이 조화롭고, ‘소영과 규형’이라 귀엽게 부르는 소규모식탁의 주인장 부부는 친절하고 따뜻하다. 
 
소규모식탁의 소정식

소규모식탁의 소정식

미스고플라워즈 팝업스토어

미스고플라워즈 팝업스토어

미스고플라워즈 팝업스토어

미스고플라워즈 팝업스토어

별채인 밖거리에는 제주 식물 가게인 미스고플라워즈(@misskohflowers_needtherain)의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건강한 정식 한 끼 먹고, 기분 좋은 식물까지 득템까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개인적으로 오솔길을 지그재그로 낸 귤밭 산책로가 좋았다. 주인 부부의 취향이 세밀하게 스민 공간을 구석구석 즐겨 보자. 따로 점심 예약을 받지 않지만, 당일 재료가 빠르게 소진되니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남로115번길 12, 0507-1392-0844
11am~3pm(저녁은 별도 문의)
 월·화요일휴무, 모정식 12,000원, 소정식 15,000원  
 
 
 

멜국 잘하는 동네 식당, 황가네회포차

황가네회포차

황가네회포차

호근동 주택가에 생긴 멜국 식당이자 포차다. ‘멜국과 복지리’라고 큼지막하게 써놓은 손글씨 입간판이 위풍당당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고요한 골목 밖으로 흘러나온다. 우물쭈물하며 내부를 기웃거리자, 호방하게 웃으며 자리를 금세 내어준다. 내부에는 4인 식탁 2개가 전부이지만, 안쪽에 아담한 방이 있어 여럿이 편하게 앉을 수 있다. 홀의 절반인 열린 부엌에서 지글거리는 멜튀김 소리와 간재미(가자미)를 다듬는 주인장의 두툼한 뒷모습이 리듬감 있게 공간을 채운다. 제주의 ‘멸치국’인 멜국은 제주에서 잡히는 몸집이 큰 생멸치를 배추와 미역을 넣고 끓이는 토속 음식. 
황가네회포차의 복지리

황가네회포차의 복지리

고추냉이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멜튀김

고추냉이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멜튀김

 
제주에 멜국을 내는 큰 식당은 꽤 있지만, 복지리와 간재미까지 함께 먹을 수 있는 동네 식당은 드물다. 시원하고 깔끔한 맑은 생선탕을 좋아한다면, 황가네회포차의 푸짐한 한상차림에 반하게 될 것. 고추냉이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멜튀김도 꼭 함께 곁들이자. 신선한 기름으로 바삭하게 튀겨 낸 멜튀김은 비린 맛 없이 고소하고 깔끔하다. 더욱이 주인장 부부는 상냥하고, 필요한 것을 신속하게 챙겨주니 식사 시간이 즐겁다.
 
제주 서귀포시 호근복로3
064-738-4143, 10am~10pm
멜국 8,000원, 멜튀김 10,000원, 복지리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