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은 소설가 창석(연우진)이 네 명의 인물을 차례로 만나는 영화다. 비슷한 구조의 〈최악의 하루〉가 순간의 선택에 의해 달라지는 상황을 그린다면, 〈아무도 없는 곳〉은 어떤 선택으로도 변하지 않는 숙명 같은 것에 대해 말한다. 상실, 죽음, 경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페르소나-밤을 걷다〉의 연장선으로 보이기도 힌다.
김종관: 〈아무도 없는 곳〉은 〈페르소나-밤을 걷다〉에서 심화되어 나온 게 맞다. 두 작품을 쓸 때 나만의 무드가 있었고 내용적인 면에서 맞닿아 있다. 형식적으로는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과 이어져 있다. 두 영화 모두 나름대로 형식적인 실험을 해본 건데, 그런 시도를 한번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대화란 액션과 리액션의 합이다. 고민이 큰 만큼 재미도 큰 작업이다. 〈더 테이블〉을 찍을 때 내가 집중한 건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가’였다. 〈아무도 없는 곳〉은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니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네 사람이 창석을 자극하고 공격하고 뭔가 흔들어놓는 사람들인 거다.'
셔츠는 Comoli by Beaker. 카고 팬츠는 Uru Tokyo by 1ldk. 스니커즈는 Golden Goose.
연우진, 이주영, 김상호, 이지은(아이유), 윤혜리 이 다섯 명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에 어떤 기준이 있었나? 어떤 배우의 전혀 낯선 얼굴을 끌어냈다기보단 정말 거기에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느낌인데.
김종관: 일단 역할에 정확하게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어야 했다. 〈더 테이블〉에서 연우진 배우와 함께했는데 좋은 느낌을 받았다. 연우진 배우의 리액션 연기가 좋았기 때문인데 이걸로 뭔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당시에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주은(이주영) 역할은 어느 배우가 맡느냐에 따라서 느낌이 크게 다를 거라고 봤다. 미워 보일 수도 있고, 사랑스러워 보일 수도 있고. 생동감이 있으면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받아낼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고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한 캐스팅이었다. 창석과 주은의 관계가 아주 멜로적이지도 않다. 서로의 감정을 이해해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다른 네 명의 캐릭터와도 겹치지 않기를 바랐다. 네 명의 배우 모두 각기 다른 스타일과 성향을 갖고 있어서 그 넷의 안배도 신경 썼다.
이주영 씨는 우연히 감독님의 작업실에 놀러갔다가 캐스팅되었다고 들었다.
김종관: (정)유미랑 둘이 같이 와서 셋이서 한참 수다 떨고 갔는데, 그때 모습을 보고 주은과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영: 얼떨떨했다. ‘오디션 없이 그냥 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영광이었다. 극중 바텐더라는 직업이 주는 매력도 있었고 주은이 갖고 있는 설정들을 내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풀어나가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무엇보다 배우라면 당연히 감독님의 영화를….(웃음).
김종관: 숙련된 바텐더처럼 보이는 게 어렵다. 바 스푼 하나만 저어봐도 생각만큼 쉽지가 않거든. 주영 배우가 연습하느라 고생했다. 낮이면 바에 찾아가서 바텐더에게 동작도 직접 배우고.
이주영: 평소에 술을 안 마신다. 그야말로 신세계를 경험했다. 술이란 게 그냥 마시는 게 아니구나, 다 체계가 있는 거구나….
리넨 소재 재킷은 Paul Harnden Shoemakers by 10 Corso Como.
터틀넥, 와이드 팬츠는 Lemaire by 10 Corso Como.
위스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장면들이 눈에 띈다.
김종관: 위스키를 좋아해서 일부러 재미 요소를 넣어봤다. 영화에 나온, 밑부분이 깨진 위스키 잔에는 사연이 있다. 일본의 어느 작은 바에 몇 번 갔는데 거기 남자 바텐더가 그 잔으로 위스키를 마시더라. 아름다운 잔이라고 했더니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다며 그 잔을 선물해주었다. 술김에 준 것 같기는 한데, 안 받으면 안 될 것 같더라. 언젠가는 다시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에 그 잔이 우리 영화에서 키가 되는 아이템으로 쓰였다. 영화가 완성되면 “당신이 준 잔으로 이런 영화를 찍었다”고 말하고 잔을 돌려주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코로나가 와서.(웃음) 나중에도 그분이 거기에서 계속 술을 팔고 있으면 좋겠다.
연우진: 위스키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도 〈더 테이블〉 촬영 때 감독님을 통해서 위스키에 입문했다.
김종관: 촬영할 때도 우진 배우는 실제로 위스키를 마시며 연기했다. 주영 배우는 헛개수를 마셨고.(웃음)
처음 〈아무도 없는 곳〉의 대본을 읽고 나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연우진: 〈더 테이블〉을 찍으면서 감독님으로부터 연기를 대하는 태도, 배우의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까지 영향을 받았다. 아직도 기억나는데, 신사동 어딘가를 걷고 있다가 감독님의 전화를 받았다. 대본 하나 보냈다고. 평상시에 전화를 하시는 분이 아닌데…. 집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시나리오를 읽었다. 감독님 작품을 처음 접하면 일단 너무 어렵다.(웃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어느 지점에 포인트를 잡고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난감할 때도 있다. 하지만 〈더 테이블〉 때 그랬듯이 분명히 이 작품을 통해 배우는 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감독님과 자주 만났다.
2년 전 〈바자〉와 인터뷰하면서 그때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감독님의 어떤 옆모습을 보고 창석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김종관: 늘 바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내 옆 모습을 자주 봤겠구나.
연우진: 감독님의 작품에는 지문 속에는 나와 있지 않은, 뭐랄까 그 사이 사이 공기의 흐름이 중요하다. 배우가 진솔하게 다가가지 않으면 그런 흐름을 놓쳐버리고 상당히 어려워진다. 어느 날 감독님과 단둘이 바에 앉아 있었다. 재즈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고 감독님이 허공을 바라보는데 머릿속에 무언가가 탁 스쳐가더라. 창석을 완전히 이해했다기보다는 내가 이 작품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해야 할지 힌트를 얻었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엔 감독님께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나만의 방법을 누군가에게 꺼내놓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마치 약점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은 그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촬영 기법의 측면에서 보자면 〈밤을 걷다〉에 이어서 빛과 어둠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김종관: 촬영·조명 감독님과 “우리는 그림자의 영역에서 영화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이 작품의 명암을 제대로 느끼려면 꼭 극장에서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창석과 유진(윤혜리)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에서 빛이 서서히 사라지는 연출이 특히 좋았다.
김종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한 〈밤을 걷다〉를 찍으면서도 ‘아 내가 극장용 영화를 만들고 있구나.’ 싶었던 적이 있다. 창작자로서 플랫폼을 가리지는 않지만 적어도 〈아무도 없는 곳〉은 극장용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창석과 유진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잘 찍고 싶었다. 어둠이 잠식하면서 나중에는 담뱃불만 보인다. 사람도, 얼굴도, 형체도 사라진다. 어둠이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이 영화가 가진 중요한 무언가라고 생각했다.
연우진: 그러고 보니 우리, 밤에 참 많이 찍었다.
김종관: 스릴 있었다. 롱테이크이다 보니 정해진 타이밍이란 게 있다. 조금만 실수하면 해가 진다. 그런데 딱 이틀 도전해서 완성했다. 그 장면이 만들어졌을 때 ‘아, 우리 영화에 행운이라는 게 깃들어 있구나.’ 싶었다.
김종관: 서울 역사박물관 뒤편이었다. 평소에 내가 산책을 자주 다니는 곳이다.
연우진: 카메라에 집중하고 동선을 체크하고 대사를 되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문득 내가 몰입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수면 밑으로 침잠하는 기분이랄까. 찰나였지만 작품과 혼연일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종관: 나는 날이 지고 있으니까 조마조마했다. ‘배우들이 대사 틀리면 안 되는데’ 걱정하면서.(웃음)
연우진: (웃음)대사가 필요 없는 순간이었다.
연우진과 이주영이 입은 터틀넥은 모두 Enou.
창석과 주은의 롱테이크 대화 장면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가장 협소한 공간에서 가장 밀도 높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김종관: 두 사람의 대사량이 가장 많기도 했다.
연우진: 나도 이 정도의 대사량을 소화한 건 처음이었다.
김종관: 거기가 지하라서 더 그렇다. 그 안에서 담배까지 피우다 보니까 숨 쉬는 것조차 답답할 정도였다. 그나저나 나중에 우리 영화가 TV에 방영되면 죄다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웃음) 담배가 워낙 많이 나와서.
이주영: 내 경우엔 바텐더 역할이다 보니 잔을 내놓고 술을 마시는 등 동작을 하면서 대사를 주고받아야 해서 더 정신없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상황이라 초인적인 힘이 나온 것 같다. 긴장해야 하는 순간에 집중력이 더 좋아진다.
그런 어려운 장면들을 끝내고 나면 배우로서 느끼는 희열이 있나?
이주영: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당시엔 속이 시원하다기보다는 ‘내가 잘 했을까?’ 걱정이 들더라. 나중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완성본을 봤는데….
연우진: 어땠나?
연우진 씨는 네 명의 다른 배우들과 돌아가며 연기 호흡을 맞춘 셈인데, 어떤 경험이었나?
연우진: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를 넋 놓고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최대한 튀지 않게, 그리고 진솔하게 현장에 임하고자 했다. 연기를 한다기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마음 깊이 새겨 듣는다는 느낌으로. 어느 지점부터는 그분들의 말을 자연스럽게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연기가 되더라.
김종관 : 〈더 테이블〉 같은 경우엔 테이블과 의자 세팅이 항상 같았다. 어느 날은 정유미 배우가 앉아 있고, 그 다음 날에는 임수정 배우가 앉아 있는 식이다. 각각의 배우들의 리듬에 맞추어야 하니까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이번 영화는 우진 배우와 그 모험을 같이 해낸 느낌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항상 같은 상태로 그 자리에 있고, 상대 배우만 바뀌는 상황이 재미있더라.
아까 연우진 씨가 감독님의 옆 모습에서 인물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는 했지만 영화 내내 창석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꽤 모호하게 그려진다. 감독님은 어떤 힌트를 주던가?
연우진: 감독님께서 창석이 삶의 의지가 꺾여 있는, 한 발 빼고 있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캐릭터 표현을 어떻게 하는가는 배우가 갖고 있는 분위기나 느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창석이라는 캐릭터를 저에게 맡긴 이유가 분명 있을 텐데.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뭔지 알 것 같더라. 치열한 현실 속에서 싸워왔지만 늘 패배자 같은 느낌이랄까? 대중들이 배우 연우진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과 인간 연우진에 대한 궁금증 그 경계선에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색깔로 뚜렷하게 표현하는 대신 창석처럼 그냥 내 인생에서 정처없이 방황하며 고민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려고 했다. 처음 연기를 했을 때,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일이 잘 안 풀려서 패배감을 느꼈을 때, 아버지와 이별했던 순간. 그런 기억의 파편들이 이 작품을 끝내고 나서 하나의 퍼즐로 완성된 느낌이다.
연우진이 입은 루스한 재킷, 와이드 팬츠는 Lemaire. 니트 소재 셔츠는 Barrie.김종관이 입은 수트는 Cos. 슈즈는 Dr.Martens.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주영이 입은 화이트 반팔 셔츠,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톱, 롱스커트는 모두 Dior.
그렇게 작업한 영화가 2년 만에 개봉한다. 완성작을 보면 남다른 감흥을 느낄 것 같은데.
이주영: 이 오빠, 영화 보고 오열할 것 같다.(웃음)
연우진: 안 그래도 요새 눈물이 많아졌다.(웃음) 이제야 제대로 창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종관: 아무래도 조만간 술 한잔 해야겠다.(웃음)
이주영: 오빠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도 창석 같은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졌다.
이주영: 혼자서 막연하게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해본 적 있다. 나도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창석 같은 인물일 수 있겠다.
창석이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고 뒤에 수화로 대화하는 손님 두 명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 장면에서 주변인들 모두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저마다 자신의 삶에서 한 편의 소설을 써 내려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감동적이었다.
김종관: 영화 안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 않나. 창석이 보는 세상이기도 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기도 하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다같이 잘 어우러져서 사는 것이 중요하고, 어떤 면에서는 주은 또한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하더라. 장애가 이유가 되지 않는 영화를 보고 싶다고. 어떤 이유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그들이 거기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나가는 장면일 수도 있지만 내게도 의미 있는 장면이다.
손을 놓치고 길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마지막 노부부의 뒷모습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김종관: 슬프고 가라앉는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죽음을 이야기하는 건 중요하다. 부가적으로 삶을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을 통해서 고통을 견디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나 또한 이 작품을 쓰는 동안 우울감을 느꼈다.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영화로 만들면서 정서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슬픔이 주는 위로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영: 우리는 슬픔이나 죽음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실 그 또한 삶의 일부분인데.
〈조제〉에 이어 〈아무도 없는 곳〉까지 두 편의 영화가 코로나 시기에 개봉했다. 이런 시기에 극장에서 영화를 올린다는 건 창작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김종관: 〈조제〉를 개봉했을 때도 그런 딜레마를 느꼈다. 극장에 와서 영화를 봐주길 바라면서도 극장에 와달라는 말을 섣불리 못했다. 어쨌든 우리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고, 영화를 만들어냈고, 특히 〈아무도 없는 곳〉은 극장에 최적화해서 만든 영화다. 분명 이 영화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연우진: 우리 영화의 관점에서 보면 고통, 상처, 패배감, 상실 같은 감정도 사실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다. 그 이면에는 또 희망이나 살고자 하는 의지가 공존하고. 현재의 극장 상황을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또 막연한 기대를 해보는 거다. 좋은 날이 있을 거라고.
창석이 성하(김상호)에게 묻는다. “선배님, 여전히 좋은 작업 하고 계시죠?” 이야기의 맥락과 상관없이 이 대사가 그렇게 재미있더라. 평소에 오죽 저 말을 자주 들으셨을까 싶어서. 여전히 좋은 작업 하고 계신가?(웃음)
김종관: 그러면 김상호 선배가 이렇게 답한다. 사진하는 사람 변변치 않다며 서서히 하락세라고.(웃음) 나는 계속 이야기를 쓰고 있다. 창작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떠올리는 때다. 끊임없이 불안과 싸워나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여전히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