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CLEANSER

워터 클렌저가 오일 타입 메이크업까지 지울 수 있는 건 세정용 계면활성제 덕분이다. 물로 헹궈내지 않으면 계면활성제가 피부 표면에 남아 있는 셈. 물론 이 성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용 전공 외래교수 유선희는 이렇게 설명한다. “실험용 세포를 씻을 때도 세정용 계면활성제를 이용할 정도로 깔끔하고 자극이 적습니다. 다만 이것으로 클렌징하고 물 세안을 하지 않는 건, 마치 다 먹은 밥 그릇에 보리차를 부어 마신 후 설거지를 건너뛴 것과 같아요.” 게다가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메이크업 잔여물이나 노폐물이 남아 있다가 모공을 막으면 트러블로 이어진다. 유선희는 특히 지성과 여드름성 피부, 예민한 피부라면 꼭 물 세안을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꼼나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상은은 화장솜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한다. 피부가 예민한 타입이라면 마찰 자체가 자극이 되기 때문. “화장솜에 워터 클렌저가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듬뿍 적셔 사용하세요. 부드러운 물성으로 최대한 부드럽게 닦아내면 자극이 덜할 겁니다.”
MH 클리닉 김지선은 피부 타입이나 세정력에 따라 권장하는 제형은 있지만 그게 절대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피부 상태나 메이크업 정도, 선크림 사용 유무 등에 따라 세안제의 종류와 횟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메이크업이 짙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면 예민한 피부도 2중 세안을 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 좋다. 박상은은 “메이크업까지 한 번에 지워준다는 폼 클렌저는 세정력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제품은 예민한 건성 피부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단계를 줄이고 싶다면 오일 클렌저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해요. 산뜻한 느낌을 더하고 싶을땐 이후 약산성 폼 클렌저를 쓰고요.”
우선 어떤 젤 클렌저를 사용하는지 체크하자. 젤 타입도 클렌징 오일 못지않게 유성 성분을 많이 함유한 제품과 가벼운 수성 타입이 있다. 수분이 부족한 지성 피부라면 후자를 사용했을 때 건조함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참고로 ‘수부지’ 피부에게 〈바자〉가 추천하는 젤 클렌저는 부드럽고 촉촉한 세포라 컬렉션 ‘클린 스킨 젤’! 지성 피부라고 오일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피지와 엉겨 있는 색조 화장의 오일 성분은 기름으로 가장 잘 지워지니까요. 중식 요리사가 요리용 프라이팬을 식용유로만 세척하는 원리와 같죠.” 박상은 역시 물로 헹구어내는 유화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지성 피부도 트러블 걱정 없이 오일 클렌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오일 클렌저가 영 부담스럽다고? 샤넬 ‘수블리마지 젤-투-오일 클렌저’처럼 시작은 젤, 이어 촉촉한 오일 제형으로 마무리되는 ‘젤 투 오일’ 제품에 도전하도록.
김지선은 밀크(로션) 타입 클렌저는 미끌한 촉감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설계하에 태어난 제품이라고 말한다. “일부러 보습 성분을 추가하고 세정 성분을 줄인 제품이거든요.” 따라서 부드럽고 촉촉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세정력이 떨어진다. “가벼운 메이크업을 한 날 적합한 제품이에요. 밀크 타입은 노폐물을 녹여내서 닦아내는 클렌저로 평균 30~40%의 유분을 함유하고 있어요. 건성에게 좋은 클렌저이지만, 그 촉촉함을 ‘덜 씻긴 것 같다’고 느낀다면 소량의 약산성 폼 클렌저를 추가로 사용하세요. 산뜻하게 세안을 마무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유선희의 솔루션이다.
엔자임은 단백질 분해 효소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각질을 분해하거나 탈락시켜주는 효과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피부가 두껍고 노화된 묵은 각질이 많은 피부가 아니라면 일주일에 2~3회, 저녁 세안 때만 사용하길 권한다. 특히 건성과 민감성 피부는 횟수를 더 줄이거나 지양하는 것이 좋다. 파우더가 완벽히 녹지 않은 상태에서 얼굴에 비비는 것도 잘못된 사용법. 파우더 분말을 손바닥에서 충분히 녹여 거품을 만든 후 사용해야 자극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