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ZAAR ART’S PICK: NEW MUSEUMS

사진/ 텍스처 온 텍스처
한국 추상조각의 거장 최만린의 정릉 자택이 2020년 3월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으로 대중에 공개된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최만린 작가는 이 집에서 한국 고유의 독창적 조형성을 실험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집의 특징인 높은 천장과 계단 등의 기본 골격을 살린 전시 공간은 삶과 예술이 녹아 있는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공공 미술관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예정이다. 정식 개관을 앞두고 9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사전 개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재료의 묵직한 물성과 반복적인 운동감이 느껴지는 최만린 작가의 작품. 사진/ 스톤 김, 최만린미술관 제공

시그너처 재료인 섬유로프를 이용한 엄윤나의 설치 작업 ‘Pagoda of Invisible Value’, 티엘 디자인 스튜디오(TIEL Design Studio)의 샹들리에, 크림색 콘크리트에 투명한 아크릴이 조약돌처럼 박힌 랩크리트(lab.crete)의 계단 상판 등으로 꾸며진 1층 공간.
꽃술은 ‘생활의 모뉴먼트’라는 모토 아래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과 이들의 제품을 소개하는 디자인 바(Design Bar)다.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쇼룸이나 갤러리가 아니라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구와 생활 소품뿐만 아니라 커스텀 메이드 주방과 문 손잡이, 식물 한 포기, 국내 양조장에서 생산된 술과 음료까지 매장 내의 모든 제품을 판매한다. 효창동의 오래된 2층 주택을 개조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숍을 함께 운영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옥상 정원에서는 디자인 관련 이벤트와 옥상 팝업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의 자생식물을 연구하며 가든 문화를 만들어가는 플로시스(Flosys)가 디자인한 옥상정원, 염색한 한지와 레진으로 몽환적인 가구를 만드는 손상우 작가의 ‘Kiri’ 체어와 테이블이 놓여 있다. 사진/ 신채영
kkotssul.com

<신물지> 전시 전경. 사진/ 우란문화재단 제공
2014년 설립돼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온 우란문화재단은 지난해 말 성수동에 신사옥을 짓고 전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창작의 장을 마련했다. 1970년대 산업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수동은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완성품이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소한 진리를 일깨운다. 우란문화재단의 기획 전시들은 전통공예의 미감을 바탕으로 동시대 공예의 조형적·사회적 함의를 감각적인 디스플레이의 기획 전시로 선보이는 데 집중한다. 전통공예 장인들의 작업 과정을 되새기고 폭넓은 해석으로 공예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열린 기획 전시 <몸소>, 올해 1월 열린 <전환상상>에서는 전통공예 장인들이 제작을 대하는 엄격한 자세와 태도를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시각 장르와 아카이브 자료로 구성해 소개했다. 얼마 전 끝난 <신물지>에서는 근대화 과정에서 지워진 민간신앙과 전통적 삶의 세계관을 한지로 제작된 종이 무구 공예품으로 살펴보았다. 신성한 물건, 한지라는 의미의 ‘신물지’는 한국인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거치는 통과의례인 관혼상제를 비롯한 금줄, 사주지, 지방과 같은 삶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했다. 장인이 제작한 종이꽃 ‘지화’, 제주 굿에서 쓰이는 ‘기메’ 등이 소개되었고 김범, 이슬기, 이이난 등 현대미술 작가들이 종이 무구의 반복적 패턴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재해석한 작품 등이 함께했다. 이어지는 전시로는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한국 민속놀이 속 ‘공동체’의 운영 원리와 ‘놀이’의 개념을 재해석하는 <터>(가제)가 예정되어 있으며 믹스라이스, 인도네시아 자티왕이에서 활동하는 자티왕이 아트팩토리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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