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로 촬영했다. 익숙하지 않았을 텐데 긴장하기보다는 호기심이 넘쳐 보였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할 때는 중간중간 내 모습이 어떤지 확인하는데 오늘은 그렇게 못하니 포토그래퍼의 시선 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 정말 궁금하더라. 오직 사진가와 나만이 교감하는 순간이 특별했다. 책이 나오면 빨리 보고 싶다.
날씨에 영향을 받는 사람인가?
그렇게 많은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웃음) 그래도 겨울은 힘들다. 봄, 여름, 가을은 비슷한 것 같은데 추운 겨울은 실내에 있어도 다르다는 게 확연하게 느껴진다. 더위는 참을 수 있는데 추위는 잘 못 참는다. 이제 패딩을 안 입어도 되는 거 보니 봄이 오긴 오는구나 싶다.
작년 겨울에 발표한 ‘Love Shot’의 뮤직비디오가 며칠 전 유튜브 최단시간 1억뷰를 돌파했다. 엑소의 여러 곡이 이미 1억 뷰를 달성했지만 기록을 갱신하는 소식에는 여전히 두근거리나?
숫자는 크면 클수록 좋다.(웃음) 하지만 ‘1억 뷰’, ‘2억 뷰’ 라는 단어가 실제적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다만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의 모습을 수억 번이나 봐주었다는 사실이 고맙고 놀랍다. 음악과 영상은 엑소 멤버와 회사의 모든 스태프가 힘을 모아 만드는 작품이다. 다음에도 이렇게 잘되어야지, 더 못하지는 말자라는 목표의식이 생긴다.
데뷔 8년 차다. 아직도 더 잘하자는 마음이 앞서나?
음악 방송을 하러 가면 후배들이 더 늘었다. 누군가의 선배가 된 거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데뷔한 지 8년이나 지났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데뷔한 그때 그 시간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직도 내가 스물셋인 것 같다.
스물세 살의 시우민은 어땠나?
지금과 다를 게 없다. 아, 예전보다 조금 뻔뻔해졌다. 말수도 약간 늘었다. 과묵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과묵한 건 더 무게감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말인 것 같고, 나는 단지 조용할 뿐이다. 가볍게 조용하다.(웃음)
춤과 노래에 애교까지 못하는 것이 드물고 지난 시간 동안 꾸준히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꾀를 안 부린다. 연습이나 운동처럼 꼬박 해야 하는 것도 마음이 충분하지 않으면 아예 놓아버린다. 흐지부지한 걸 싫어해서 놓을 때는 놓지만 하면 끝장을 본다.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팬들과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발전’을 힘주어 말했다. 더 나아지고 싶은 것이 많은가?
엑소 안에서 내 포지션은 ‘맏형’이다. 나이로는 맏형이 맞지만 모두 친구처럼 지내서 특별히 의식할 일은 없다. 그래도 내 욕심엔 멤버들을 잘 받쳐주는 존재이고 싶다. 내가 빛이 난다면 그건 혼자가 아니라서다. 나도 멤버들에게 플러스 알파가 되려고 한다. 그리고 무대에서 아직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다. 엑소 멤버들과 무대를 채우는 것도 좋지만 나 혼자서도 무대를 채울 수 있게끔 발전시키는 게 다음 목표다. 카이는 메인 댄서로 춤 실력이 있고, 첸, 백현, 디오는 메인 보컬로 노래 실력을 갖췄다. 그런 친구들이 내 앞에 있으니 적어도 그들을 향해 달려나가는 거다.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의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인상 깊다. 무대에 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책임감. 무대에 대한 책임감만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소화할 수 있다.
춤이 아닌 노래라면?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장르를 소화하고 싶다. 노래만 하는 발라드 가수, 춤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댄스 가수가 아닌, 이것도 했다 저것도 해서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만능 가수.(웃음)
노래방에서 엑소 노래를 부르기도 하나?
몇 번 불러봤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못 부른다. 둘이서도 어렵고 적어도 셋이 불러야 한다. 그래서 엑소 노래가 노래방 인기 차트에 잘 못 오르는 것 같다. 불러본 노래 중에서는 데뷔 곡인 ‘MAMA’가 제일 어려웠고 템포가 느린 발라드 곡인 ‘Universe’ ‘12월의 기적’이 부르기 괜찮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여러 노래를 부르지만 하나 확실한 건 멤버들끼리 있을 때 우리 노래는 안 부른다.(웃음)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서 최강창민과 등산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TV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가 있나?
창민 형과 보낸 시간이 모두 담겨 있다. ‘설마 빠지겠지’ 하는 장면까지 전부 방송에 나와서 좀 놀랐다.
최강창민이 ‘민석아’라고 본명을 부를 때 긴장이 풀어진 평온한 얼굴이 보였다.
시우민은 내가 활동하는 직업상의 이름이다. 말도 행동도 조심할 수밖에 없다. 잘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니까. 누가 시우민이라고 부르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 본명을 부르는 이들은 가까운 사람들이다. 방송이었지만 마음이 편해지니까 김민석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김민석 본연의 모습을 조금만 알고 싶다.
시우민을 위해서 말 못한다.(웃음) 시우민을 보호하고 아껴줘야 한다.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제일 가까이서 지내는 멤버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리고 매니저 형들. 10명 가까이 되는데 마치 부모님처럼 챙겨주신다. 직업이지만 사랑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좋아하는 걸로 커피와 술을 꼽는다. 둘 중에 더 좋아하는 걸 고르는 건 어려운가?
물보다 커피를 많이 마실 정도로 좋아하지만 술이 더 좋다. 예전에는 카페를 차리고 싶었는데 요즘에는 바를 차리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이제 어디서든 술 이야기를 가리지 않는다. 국민 여러분 저 술 정말 좋아합니다.(웃음) 특히 영화 보면서 혼자 적당히 술을 마시면 예술적인 면에 좀 더 다가가는 느낌을 받는다. 옛날 음악가나 예술가들을 보면 주당이 많은데 어떤 이유일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어가 4백만인데 게시물은 스무 개가 채 되지 않는다.
풍경이나 강아지, 친구들 사진도 다 올리고 싶지만 내 게시물을 기다릴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왠지 내 모습만 올려야 할 것 같은데 결정적으로 셀카를 잘 못 찍는다. 헤어,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찍으면 웬 못난이가 있다. 뭘 올려볼까 고민은 많이 하는데 거의 매일 비슷한 동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재미없을 것 같다.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될 텐데 난 그게 잘 안 된다.
강직하고 단단해 보인다. 강함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나?
명언을 남겨야 할 텐데. (잠시 생각한 후에) 강함이란 끝없는 예의 같다. 사람 사이에서 예의를 끝까지 지키는 게 쉽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도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가장 강한 거라고 생각한다.
곧 생일이 다가온다. 특별한 계획이 있나?
아무 계획 없다. 보통 멤버들이랑 밥 먹고 한잔 하거나 친구들, 매니저 형들과 지낸다. 내 생일을 남한테 자랑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부끄럽다.
어릴 때 그린 미래와 지금의 모습이 어떻게 같고 다른가?
어릴 때는 연예인이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내가 뭘 해야 할지 잘 몰랐고 그림을 그려본 적도 없었다.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운동선수가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은 했었다. 한 가지 확연한 건 나의 성향이나 성격은 바뀌지 않았다. 미래를 기대하기에는 지금이 소중한 ‘현재주의자’다.
지금 가장 즐거운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데뷔하고 나서 못했던 것들이 아주 많다.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도장 깨기 하듯이 경험하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다. 주절주절 이야기하고 싶은데 곧 방송으로 나올 거라서 더 얘기를 할 수가 없네. <심포유>라는 V앱 프로그램인데 이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거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