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코리아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드디어 국내 상륙한 테슬라. '지구와 인류를 구할' 이 전기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가져올 변화에 대하여,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이사 존 맥닐에게 직접 물었다. | 테슬라,전기차,EV,일론 머스크

테슬라의 모델 S 90D를 타고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가는 내내 생각했다. ‘테슬라는 뇌 구조가 다르다.’ 동승했던 의 김태우 기자는 이런 평을 남겼다. “이건 자동차가 아니라 디바이스예요. 스마트폰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새로운 차가 나올 때마다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게 아니고, 새로운 OS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건 자동차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인 거죠. 그런데, 자동차로서만 봐도 굉장하네요. 일단 힘이 너무 좋아요!” 모델 S의 경우 1-100km까지 4.4초면 충분할 정도로 파워풀한 가속력을 자랑하는데 이건 경험해 봐야 안다. 정말 ‘소리 없이 강하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다.첫인상부터 남달랐다. 가까이 다가서니까 문 손잡이가 저절로 나오질 않나 앞쪽 보닛을 열었더니 복잡한 엔진 대신 텅 빈 수납공간이 드러났다. (보통 그속에 가방을 넣는다고.) 실내에 장착된 큼지막한 17인치의 태블릿 PC로는 선 루프를 열고, 주행모드를 설정하고, 서스펜션을 높이와 시트 열선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어찌나 정교한지, 선 루프는 딱 62%만 열 수 있으며 앞차와의 간격이 32cm 같은 식으로 표시되는 식이다. 어두운 터널 속에 들어가면 저절로 헤드라이트가 켜지는 것은 물론 태블릿 PC엔 항상 차 뒤편 도로상황이 카메라로 실시간 중계되는(그래서 테슬라를 오랜 탄 사람들은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보단 이 태블릿 PC로 주변 상황을 살핀다고 한다) 등 이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다. 충전은 또 어떤가. 사무실에서 아이폰에 충전기를 연결해 둬야 마음이 편한 것처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도 쇼핑을 즐기는 동안 전용 충전기를 툭 꽂아 두면 안심이다.(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충전기는 완속 버전이었지만 급속인 ‘슈퍼 차저’라면 단 20분 만에 50%가 쑥 채워진다.)하지만 테슬라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차인 이유는 이런 새로운 기능보다는 새로운 비전 때문이다.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이사 존 맥닐은 2016 자동차 유리회사 벨론(Belron)의 프리젠테이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석탄과 원유 연료 중심의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에 오염된 채로 말이죠. 테슬라는 전자공학으로 세상을 바꿀 겁니다. 세상이 지속 가능한, 신 재생 에너지의 교통수단으로 변화하는 것. 이것이 테슬라가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테슬라의 목적은 EV(Electronic Vehicle)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게 아니다. 자동차의 상식을 뒤집고, EV 생태계를 조성하고(때문에 테슬라는 2백여 가지 특허기술을 오픈했으며 존 맥닐은 벨론 스피치에서 이렇게 덧붙이기도 했다. "닛산 리프(닛산의 전기차)를 산다면 우리가 이긴 것입니다. 세보레 볼트 EV를 산다고 해도 우리가 이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가속화해 결국 지구와 인류를 구할 셈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SF적 상상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드디어, 테슬라가 국내 상륙한 지금 궁금한 점 하나. ‘세상을 구할 전기 자동차’는 과연 우리나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이사 존 맥닐에게 직접 물었다.테슬라 테스트 라이드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기술적인 면보다는 경험적인 측면이었다. 자동차이면서 자동차가 아니고, 스마트폰처럼 나와 가까운 디바이스라고 느껴졌다. 테슬라에게 자동차란 어떤 의미인가?바퀴 달린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테슬라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껏 구매했던 어떤 차보다도 훌륭한 '자동차'인 동시에 최고의 ‘제품’이라고 말한다. 매일 밤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훨씬 더 안전하게, 멀리, 빨리 나아가는 테슬라는 단순 이동수단 이상의 의미다.테슬라는 훌륭한 제품력을 자랑하지만 우리나라의 독특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성공 여부가 의심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우리나라는 전세계 유례없는 독과점 시장으로, 현대/기아차의 독점이 80%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에 대한 인식 부족이나 유류세 감소를 걱정하는 정부의 보급 의지 부재까지, 여러모로 테슬라가 생존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물론 한국 시장은 독특하다. 우리의 기본적인 전략을 말하자면, 우리 제품은 뛰어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가 우리를 믿고 따라와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를 확대-보급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는 1만대 정도만 주행 중인 상황이다. 이 부분은 좀 더 가속화 되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충전인프라의 구축 전략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테슬라는 홈 충전을 기본으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홈 차저(Home Charger)를 설치하기 힘든 아파트 주거 문화 아닌가.때문에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를 빠르게 확산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3개는 이미 설치 중이고 이번 연말까지 14개를 완성할 계획이다. 아파트 주거 환경의 경우 앞서 진출한 홍콩의 사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홍콩에서는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 회사와 통신사가 같이 파트너십을 맺고 충전기를 설치하는 케이스가 있었다. 전기회사에서 전기를 공급하고 통신사에서 서비스 사용량을 측정하는 기능을 넣어서 사람들이 각자 쓴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식으로 말이다. 사적이면서도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공공재 같은 영리한 시스템이었다. 국내에서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한다. 이 부분에서 정부와 의견차이가 꽤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현재 한국 정부의 보조금 요건은 과거의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완속 충전시스템과 적은 용량의 배터리 사이즈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600km 이상의 주행거리, 한 시간 이내에 완충이 가능한 슈퍼차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는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런 요건은 발전된 기술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전기차 보급량을 늘리겠다’라고 야심 차게 목표를 잡았지만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이런 부분에서부터 빨리 생각을 고치고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한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동력은 고객의 목소리다. 그것이 강력한 변화의 요인이 될 것이다.지금까지 이야기한 정부 지원이나 충전인프라 등의 문제는 이미 시장조사로 어느 정도 파악한 정보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다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 막상 국내 상륙 이후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차 문화가 굉장히 많이 발전되어있다는 것! 한국은 경제규모로는 세계11위지만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는 세계5위를 자랑한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차에 신경을 많이 쓰고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수많은 테슬라 경험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건 오토파일럿(자율주행기능)이었다. 아직은 ‘베타’ 버전이지만 마음 편히 이메일이나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교통체증에 대한 스트레스를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소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난 운전할 때 90% 정도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한다. 혹시 핸들을 잡아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신경을 끌 수는 없지만, 운전 자체를 한결 기분 좋은 경험으로 만들어 주는 건 확실하다. 브레이크 밟는 걸 반복하지 않아도 되고 차가 꽉 막혀 있을 때도 그냥 있으면 되니까 한결 편안한 기분이 든다. 오토파일럿을 신뢰하면서 익숙해지는 기간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오토파일럿은 정말 신세계와도 같다. 이젠 테슬라가 아닌 차를 운전하면 어렵게 느껴질 정도다.(웃음) 5월호 칼럼 ‘테슬라라는 신세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테슬라를 타려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사람들을 설득하기보다는 매료시킨다.” 사람들이 테슬라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이건 한 가지만 꼽을 수 없는 질문이다! 구매자들을 보면 다양한 페르소나가 있다. 첫째는 성능적인 측면, 가속이 빨라서 좋다는 부류이고 두 번째는 오토파일럿과 같은 첨단기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로는 안전성 때문에, 아이들을 등 하교를 책임지는 용도로 테슬라를 사용하는 사람들, 네 번째로는 지위적인 측면이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걸 원해!’라는 마음 말이다. 여기에 지구를 위해 친환경적인 차를 원하는 사람들까지, 다섯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섹시한 제품을 만들어, 그것으로 세상을 구한다."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결국 테슬라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플랜 자체를 섹시하게 만들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세계적인 전환’이라는 미션에 대한 테슬라의 계획을 말해준다면?우리는 점차 에너지 비즈니스로 나아가고 있다. 테슬라와 태양광 에너지 회사 '솔라 시티'는 이제 다른 회사가 아니며(2016년 7월 20일, 일론 머스크는 공식 블로그에서 그의 두 회사 테슬라와 솔라 시티의 합병을 언급한 바 있다. "Tesla는 파워월을 더욱 확장시킬 준비가 되었고, SolarCity는 차별화된 태양열 제품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합할 때입니다.") 전기차가 흥미로운 아이템이 되었듯 태양광 패널로 만든 지붕 '솔라 루프' 역시 갖고 싶은,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성능도 훌륭하고, 설치가 간단하며, 모던한 디자인으로 말이다. 허나 태양광 에너지 상용화의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우리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시간이 밤이나 출근하는 이른 아침, 그러니까 해가 없을 때라는 거다. 우리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을 만든 이유다. 낮 시간 동안 솔라 루프로 생산한 전기를 파워월 배터리에 저장해서 밤에 사용하는 시스템! 이 모델은 독립적인 에너지 생산을 가능하게 만든다.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해서 연료를 쓰고 있는 한국에서는 특히, 에너지 안보와 대기 청정 두 가지 모두 만족시켜주는 매력적인 시스템이 될 것이다.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모던하고 심플하며 클린한 디자인. 테슬라의 디자인은 대부분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일론은 최고의 제품 개발자다. 난 그가 최대한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여러 업무를 처리하는 역할이다. 섹시하지 않은 일이지만, 난 이 일을 즐긴다.(웃음) 테슬라의 미래, 궁극적인 비전은 무엇인가?인류는 기후변화라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에 당면해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거시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일상에 그 해결책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1km 반경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대기가스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아무도 폐암으로 인한 죽음을 원하지 않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실제로 자동차 사고보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배가 더 많다. 대기오염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이 문제를 조금 더 사람들이 인식하게끔 만드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미션이다. 또한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이전의 차들의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가미하고 싶다. 신나고, 새롭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는 것 말이다.사실 “언젠가 화성으로 이주하여 그 위를 달리는 것”이란 대답을 예상했다.물론! 테슬라는 산소를 태우면서 움직이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그 또한 가능하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