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에 가면 등산만 하지 않는다
트레킹과 백패킹부터 캠핑, 미식, 음악까지. 올가을 산에서 즐기는 새로운 아웃도어 페스티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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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산에서는 등산만 하지 않는다. 트레킹부터 캠핑, 미식, 음악까지 즐길 거리가 다양해졌다.
- 걷고 머물며 자연을 즐기는 아웃도어 페스티벌이 올가을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 가볍게 떠나는 트레킹부터 본격적인 백패킹까지, 취향에 맞춰 골라 즐겨볼 것.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산이다.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이 밝힌 바로는 올해 1분기 등산화·트레킹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0% 늘었다. 등산용품은 135%, 윈드 브레이커와 티셔츠 같은 의류도 130% 증가했다. 한 예능에서 시작된 ‘관악산 챌린지’가 SNS로 번지면서, 등산이 2030세대의 새로운 소비 카테고리가 됐고, 여기에 ‘개운(開運) 산행’이라는 서사까지 붙었다. 산에 오르는 일이 곧 운을 틔우는 행위가 된 것이다. 브랜드들이 산을 무대로 한 직접 행사를 여는 이유도 여기 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광고하는 것보다, 관심 높은 소비자 수천 명을 한곳에 모으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트레일 러닝과 하이킹 행사 몇 개만 합쳐도 모집 인원이 수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요즘의 아웃도어는 정상에 오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산으로 난 긴 길을 자신의 속도로 걷고, 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지역의 음식을 맛보고, 음악을 듣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 캠프파이어 앞에 둘러앉기도 한다. 등산과 여행, 캠핑과 페스티벌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것. 지금의 산은 더 이상 정상만을 향해 오르는 장소가 아니다. 누군가는 53km를 걸으며 자신의 속도를 발견하고, 해변에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며, 성곽길에서 역사를 듣거나 한강변에서 생태를 만난다. 바비큐를 굽고 음악을 듣는 순간까지도 아웃도어가 될 수 있다. 아웃도어 페스티벌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멀리, 얼마나 높이 갔는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걷고, 머물고, 먹고, 듣고, 낯선 풍경과 사람을 만나는 일.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 이토록 다양해졌다면, 올가을에는 꼭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좋겠다. 이번 주말엔 그저, 조금 자연을 곁에 두고 오래 걸어보면 어떨까. 걷는 방식부터 머무는 방식까지, 가장 흥미로운 아웃도어 경험을 모았다.
WALK AND SLEEP
KOLON TRAIL CAMP 동서트레일 10월 10~11일, 경북 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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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트레일’을 설계하는 주체적 백패킹 이벤트가 열린다. 코오롱스포츠가 동서트레일과 연계해 선보이는 KOLON TRAIL CAMP는 참가자가 출발지와 코스, 동행자, 속도, 숙영지를 스스로 정하는 방식이다. 120km·60km·25km의 선택지가 있는데, 가장 긴 120km 코스는 망양정해수욕장에서 출발해 4박 5일 동안 자유롭게 걷는 자율형 일정이다. 해당 코스를 관통하는 경상도, 봉화군 등 지자체 협력으로 진행되는 만큼, 하이커들이 로컬 마을을 지나며 주민들과 교류하고, 지역 상권을 이용하며 상생하는 트레일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봉화의 사과밭. 10월 10일 오후에 모두 모여 만남의 밤을 여는데 단순히 완주를 축하하는 자리가 아닌, 앞으로 ‘동서트레일’을 걸을, 모두를 위한 장거리 하이킹 문화를 함께 쌓아가는 자리다. 도착 후에는 트레일 토크와 시네마, 브런치 같은 캠프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로, ‘백패킹은 누군가가 정해둔 코스를 걷는 것’이라는 전제를 비튼 획기적인 시도다.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마감된 상태다.
MONTBELL OUTDOOR TRAIL 11월 7~8일, 충주 이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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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의 끝자락에는 몽벨이 기다린다. 충주 이음길을 무대로 열린다. 몽벨의 M.O.T(Montbell Outdoor Trail)는 자연 속을 걷고, 그곳에서 머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1박 2일 트레킹·백패킹 프로그램이다. 특히 몽벨이 강조하는 ‘Light & Fast’, 즉 가볍게 짐을 꾸리고 빠르게 자연 속을 이동하는 백패킹의 철학을 실제 경험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025년 두 번째로 열린 M.O.T는 경북 칠곡의 ‘한티가는 길’을 따라 트레킹한 뒤 지정된 숙영지에서 백패킹을 즐기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150명 규모로 진행된 참가자 모집은 10분 만에 마감됐으며, 현장에는 몽벨의 백패킹 장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모닝 필라테스, 럭키드로우, 포토존과 SNS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됐다. 텐트를 치고, 아침에는 몸을 깨우고, 같은 길을 걸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 속에서 보내는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해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텐트가 펼쳐진 캠핑존과 자유로운 트레킹, 자연 속에서의 숙영이 이어지며 단순한 제품 체험을 넘어 하나의 아웃도어 커뮤니티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 9월 29일에 신청 오픈한다.
OTT ORIGINAL 2026 10월 24~25일, 영남알프스·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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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정복’하는 대신, ‘통과하는’ 경험을 원한다면 OTT ORIGINAL에 주목할 것. OTT는 ‘On The Trail’이라는 이름처럼 트레일 위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든다. 특히 ‘레이스가 아닌 장거리 하이킹’을 표방한다는 점이 이 이벤트의 가장 큰 특징이다. 2026 OTT ORIGINAL 프로그램은 영남알프스를 가로지르는 약 53km 코스를 1박 2일 동안 걷는다. 누적 상승고도는 약 4,000m. 참가자는 정해진 기록을 따라 달리는 대신 자신의 페이스로 코스를 이동하고, 지정된 체크포인트를 GPS 인증 시스템으로 통과한다. 밤이 되면 산에서 직접 하룻밤을 보낸다. 배낭에 필요한 장비를 챙기고, 날씨와 컨디션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을 지나 밤을 보낸 뒤 다시 걷는다. 하루짜리 등산과는 전혀 다른, 작은 산악 여행에 가깝다. 가을의 산을 하루 만에 다녀오는 대신, 배낭을 메고 산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형식이다. 국내에서 하이킹을 하나의 문화와 커뮤니티 경험으로 확장해온 대표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BEAR TRAIL CAMP, 10월 16~18일, 경북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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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어 트레일 캠프는 조금 특별하다. 올해 행사는 ‘BTC REBIRTH ROAD ANDONG’이라는 슬로건 하에 공식 참가 페이지 역시 이번 행사를 ‘산불 지역에서 진행되는 캠페인 행사’다.. 2025년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면서 안동 역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산불 이후의 풍경을 보고 걷고, 자연을 향유하는 시간을 통해 장소와 트레일을 새롭게 바라보자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2박 3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캠프는 단순한 하이킹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트레일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에 가깝다. 백패킹 장비를 직접 챙겨 산에서 머물고,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 올해 안동에서의 캠프는 ‘왜 그곳을 다시 찾느냐’가 중요한 행사다. 산불을 겪은 지역을 관광의 배경으로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시 사람들이 걷고 머물 수 있는 장소로 바라보는 태도. 올가을의 백패킹은 어쩌면 자연을 즐기는 동시에 그 풍경의 시간을 함께 기억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STAY AND REST
GO OUT CAMP 22nd IN BUYEO 10월 16~18일, 충남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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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웃 캠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작한 아웃도어 캠핑 페스티벌. 매년 가장 핫한 아웃도어 캠핑 트렌드와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굴해 대한민국 캠퍼들과 함께하고 있다. 올해 22회를 맞은 고아웃 캠프는 오토캠핑과 백패킹, 카라반부터 공연과 브랜드 존, 아웃도어 체험까지 캠핑을 중심으로 다양한 취향이 모이는 페스티벌이다. '올빼미'와 '패밀리'는 텐트와 타프를 설치할 수 있는 8m*8m 캠핑 공간을 제공하고, '정박 카라반'은 4인실과 6인실로 주방, 침대, 욕실까지 갖춘 편안한 카라반 숙박을 즐길 수 있다. 텐트를 치고, 좋아하는 장비를 구경하고, 음악을 듣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 ‘캠핑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사실을 가장 화려하게 보여주는 행사다.
서울 바비큐 페스티벌 10월 24~25일, 난지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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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중요한 즐거움 중 하나는 역시 맛난 음식을 먹는 일이 아닐까. 서울 바비큐 페스티벌은 K-BBQ와 도심 캠핑·피크닉을 결합한 미식 축제로, 셀프 BBQ 존과 바비큐 마스터즈, 서울의 맛집이 참여하는 바비큐 빌리지, 공연과 장터 등을 선보인다. 특히 별도 장비 없이 현장에서 숯불과 조리도구를 이용해 직접 바비큐를 즐길 수도 있다. 멀리 산까지 갈 여유가 없다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충분히 가을의 아웃도어 무드를 만끽할 수 있다.
LEARN AND WALK
남한산성 가을 페스타 9월 5일~10월 25일, 경기도 남한산성
」걷기와 역사, 공연을 한 번에 즐기고 싶다면 남한산성으로 가보자. ‘숲속의 산성 도시-남한산성 가을 페스타’에서는 전통문화체험부터 성곽길 생태투어, 역사투어, 연희와 국악·퓨전 밴드 공연이 열린다. 특히 10월 3일부터 진행되는 ‘에코-히스토리 캠프’에서는 숲길을 걸으며 자연과 역사 이야기를 함께 만날 수 있다. 전문적인 등산 장비 없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강수계 걷기 행사 10월 10일·11월 7일 , 경기도 포천·춘천 일대
」걷는 길의 풍경을 조금 더 유심히 들여다보고 싶다면 ‘한강수계 걷기행사’가 제격이다. 10월에는 포천 한탄강에서 지질생태와 한강 해설을, 11월에는 춘천 하중도에서 힐링·명상 걷기와 랜드아트를 경험한다. 회차별 120명 내외로 운영되며 사전 접수가 필요하다. 단순히 ‘몇 km를 걸었다’가 아니라 지역만의 생태와 풍경을 알아가는 산책이다. 남아있는 회차는 2,3회차로, 2회차 (포천 한탄강)에서는 비둘기낭 폭포 지질해설, 한탄강 가든페스타 참여 및 미션 수행을 하고 3회차 (춘천 하중도)에서는 하중도 수변길 나무 꾸미기, 생태공원 힐링 프로그램이 펼쳐진다고.
DMZ 평화의 길 ~11월 30일, 접경지역 10개 지역
」조금 더 특별한 길을 원한다면 DMZ 평화의 길이 있다. 강화·김포·파주·연천부터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까지 10개 접경지역, 12개 테마노선이 운영된다. 일부 구간에서는 철책 가까이 걸으며 생태와 역사적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2026년의 운영 기간은 11월 30일까지. 방문 전월 1일부터 방문 8일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하나의 대규모 페스티벌이라기보다, ‘걷기’를 여행의 방식으로 확장하는 색다른 선택지가 될 것이다.
MEET THE LOCAL
갯섬 10월 10~11일, 인천 강화군
」산과 바다를 한 번에 경험하는 백패킹 페스티벌도 있다. 강화군이 올해 처음 선보이는 ‘갯섬’은 총 17.5km를 걷는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해명산 트레킹 뒤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민머루 해변에서 야영을 진행한다. 다음 날 아침에는 2km의 ‘갯섬 머드런’이 이어진다. 지역의 풍경과 음식, 숙박 경험을 하나의 아웃도어 콘텐츠로 엮었다는 점이 특히 무척 흥미롭다. 참가비가 무료라 200명 한정이 참가권은 품절됐다.
BASED IN NATURE GANGJIN 10월 17~18일, 전남 강진
」조금 더 여행에 가까운 하이킹을 원한다면 강진으로 향해도 좋다. 배낭을 메고 총 15km를 이동해 야영하는 1박 2일 프로그램. 혼자 참가한 사람을 위한 랜덤 그룹도 운영해 낯선 사람들과 함께 길을 걷게 된다. 지난해 고성에서 진행한 것과 달리, 강진 지역은 조선시대 전라도를 지키던 병영의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이니 남다르다. 참가권은 이미 마감됐지만, 하이킹과 지역 여행, 커뮤니티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어 내년을 기약해봐도 좋겠다.
태평성대 아웃도어 페스티벌 9월 19~20일, 경북 문경
」올해 처음 열린 태평성대 아웃도어 페스티벌은 이름부터 남다르다. 문경의 마을길을 걷는 미션형 트레킹으로 시작해 운동회, 로컬 주류와 바비큐, 야시장, 야간 담력체험, 불멍과 음악으로 밤을 채운다. 다음 날에는 온천과 야외 요가, 명상, 느린 아침상까지 이어진다. 올해 페스티벌의 일정은 끝났지만, 로컬과 아웃도어, 웰니스와 놀이를 한데 엮은 새로운 페스티벌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기에,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흥 가득한 놀이판이 기대된다. 이들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psdof.kr/) 을 팔로우해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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