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알파드라이브원 리더, 리오의 결정적인 순간

성장통을 그린 미니 2집 활동을 끝낸 뒤 리오에게 남은 것.

프로필 by 고영진 2026.09.23

DRIVEN


스물넷, 알파드라이브원의 리더, 데뷔 1년 차. 리오는 무대에서 노래하고춤추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지금부터는 시간을 쌓는 일만 남았다. 그 끝에 얼마나 큰 무대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티셔츠는 Enfants Riches Déprimés. 화보에서 계속 착용한 귀고리는 아티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멤버들 없이 혼자 하는 촬영이 처음은 아니지만, 오늘은 그 빈자리를 유독 크게 느꼈을 것 같아요. 최근 앨범 활동을 하느라 늘 붙어다녔잖아요.

리오 맞아요. 공식적인 앨범 활동이 딱 어제부로 끝났거든요. 헤어, 메이크업도 늘 같이 받고, 대기실 밖에서는 꼭 누가 뭘 먹고 있거나 셀카를 찍고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혼자가 되니 처음엔 확실히 허전했어요. 근데 촬영 중간쯤 몸이 풀리고 나니까 혼자 있는 것도 좋던데요?(웃음) 오늘 재밌었어요.

하퍼스 바자 스튜디오 오는 길에 보니 아직 공개된 지 2주도 안 된 ‘BORN DIRE’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5200만 회를 훌쩍 넘겼던데요. 지금까지 만든 뮤직비디오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화려하잖아요. SF영화 같은 장면들도 있고요. 시도해본 적 없던 콘셉트지만 통할 거란 확신이 있었나요?

리오 이제 세 번째 뮤직비디오이고, 시작 단계에 있는 결과물이지만 해본 적 없는 도전이었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사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마냥 순탄하게 갔던 적이 없거든요. 잘 가고 있다 싶으면 조금씩 틀어지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큰 이슈 없이 무사히 활동이 끝났어요. 결과를 떠나서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성장한 부분이 분명히 있구나, 느껴져서 만족스러워요. 저도, 멤버들도 무대를 할 때만큼은 다른 생각 안 하고 정말 집중해서 열심히 한 것 같거든요. 거기에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하퍼스 바자 이번 앨범 <UNBREAKABLE : 少年BEAST>가 딱 그런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편견, 낙인 속에서 성장통을 겪는 청춘을 그렸다고요. 작업하며 내가 지나온, 혹은 지금도 경험하고 있는 성장통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기도 했나요?

리오 지금의 저보다 연습생 때를 자주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10대 후반, 혹은 스무 살 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편견과 낙인, 성장하며 감당해야 하는 고통은 특정 나이대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늘 따라다니는 거죠. 그런 걸 깨부수고 ‘나로 산다’는 건 뭘까. 자주 질문했던 것 같아요. 결론은,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사회가 만들어둔 규칙을 지키되 남의 시선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는 것만이 방법인 것 같고요.

하퍼스 바자 내린 결론처럼 살고 있어요? 오늘 처음 만났지만, 남들의 시선에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닐 거라 생각하긴 했어요.

리오 확실히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에요. 말도 꺼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보단 거절당하더라도 일단 던져보는 게 나아요. 하지만 저처럼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죠. 저는 단순한 면이 있어서 신경은 써도 크게 타격을 입진 않는 것 같아요. 리더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하는 것 같고요. 동생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저한테 전할 때도 많거든요.

하퍼스 바자 주변의 시선과 무관하게 내 안에서 흔들릴 땐 어떻게 다잡는 편이에요?

리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해요. 저희가 비록 데뷔한 지 7~8개월 밖에 안 됐지만, 그사이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24시간을 이렇게나 꽉 채워 쓸 수 있구나, 매일 느껴요. 그중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벅차고 기쁜 일도 있지만, 그만큼 힘든 순간도 많고요. 우연히 옛날에 찍은 릴스 같은 걸 보면, 그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가 막 떠올라요. ‘맞아, 이날도 진짜 고생했는데’ 하면서 보고 있다 보면 위안이 되고 힘이 나더라고요. ‘우리 벌써 이렇게 많은 걸 해왔는데, 앞으로도 뭐든 해낼 수 있지’ 하면서요. 여기서 멈춘다? 그게 더 힘들 것 같아요.


티셔츠는 Enfants Riches Déprimés. 팬츠는 Protocol Index.


코튼 톱, 쇼츠, 스톤 네크리스, 양말, 슈즈는 모두 Dries Van Noten. 실버 볼 네크리스는 Ramshackle.


레더 점퍼, 팬츠는 Tanya Tan. 부츠는 Our Legacy.


하퍼스 바자 “10년을 Manifested, now I made it here/ I prayed to god to keep my dreams within”. 멤버 모두가 작사에 참여한 수록곡 ‘WELCOME home’은 리오 씨가 쓴 가사로 시작해요. 쓰면서 여러 장면들이 스쳤을 것 같아요. 처음 호주에서 한국으로 와 연습생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나온 10년을 돌아봤을 때 리오 씨에게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다고 생각해요?

리오 실패했던 모든 순간요. 저는 팬분들한테도 그렇고,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실패가 가장 큰 배움이라는 건데요. 누구든 실패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크고 작은 실패 덕분이에요. 연습생 생활과 솔로 가수 시도를 거쳐, 마침내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 II 플래닛>에 나갔을 땐 여러 시선이 느껴졌어요. 아이돌로서는 조금 늦은 나이이기도 했고요. 만약 그런 것 하나하나 다 신경 쓰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뭘 하고 있었을까요. 길게 생각했죠. 어쨌든 이건 내 인생이고, 비판과 비난을 받는대도 그 고통을 조금만 참는다면 더 행복한 미래가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끝까지 눈치만 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 훨씬 괴로웠을 거예요.

하퍼스 바자 그때의 용기 있는 선택 덕에 그토록 바라던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되었고,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어요?

리오 미래는 알 수 없으니 막연하게 생각해요. 그냥 음악을 오래하고 싶어요. 어떤 방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알파드라이브원으로 활동하면서 노래도 많이 쓰고 싶고요. 지금보다 어릴 땐 “누구나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다, 그게 어려워서 그렇지”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거든요. 지금은 조금 이해가 돼요. 100% 하고 싶은 것만 할 순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퍼스 바자 대화를 나눌수록 데뷔 1년 차 신인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초연함과 강단이 느껴져요. 마음먹은 것은 완벽하게 해내려는 모범생 기질도 있는 것 같고요.

리오 와, 그런 말 처음 들어봤어요. 보통 첫인상은 그 반대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거든요.(웃음)

하퍼스 바자 그런가요?(웃음) 알고 보니 첫인상과 다르다는 말도 많이 듣지 않아요?

리오 그것도 맞아요. 10명 중의 8명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게 웃기긴 한데 두세 번 만나보면 재밌다, 착하다는 얘기도 듣거든요. ‘그럼 도대체 처음엔 어떻게 보신 건가…’ 싶기도 하지만.(웃음) 그런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저도 제 자신에 대해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아까 유튜브 촬영할 때, 어떤 성격이냐는 질문에 다채롭다고 대답했거든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시끄럽다의 반대는 조용하다인데, 저는 그렇게 완전히 반대인 성질을 함께 갖고 있는 사람 같아요. 50대 50의 비율로요. 그래서 누군가 저를 봤을 때 말하는 게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다양한 거죠. 그러니까 오늘 봐주신 모습도 저인 거예요.

하퍼스 바자 누군가 나의 일부를 가지고 전체로 단정짓는 일이 두렵진 않나요?

리오 크게 신경을 안 써요. 말 그대로 그 모습이 제 일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스트레스를 딱히 안 받는 거죠. 인간관계에서도 그런 경우는 많잖아요. 사실이 아닌 것이 이만큼 부풀려져서 오해를 사는 거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일 같아요. 그런 걸 일일이 신경 쓰면 너무 힘드니까. 스스로한테 부끄럽지 않게, 책임감 있고 떳떳하게 행동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하퍼스 바자 24시간을 이렇게 알차게 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죠. 지쳐 있다가도 금세 다시 달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뭐예요?

리오 픽업 시간이 새벽이 아닌 스케줄?(웃음) 딱 오늘 같은 날이죠. 11시 콜이었잖아요. 말도 안 돼요. 너무 행복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최근엔 숨을 고를 여유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온 것 같아요. 근데 그냥 하게 돼요. 계속 달리게 돼요. ‘힘들다는 이유로 멈춘다면, 결과를 책임질 수 있나?’ 스스로에게 질문한다면, 자신 없거든요. 그럼 해야죠. 지금은 이 마인드가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멀리 생각하지도 말고, 딱 하루치의 일들에만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거요.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막연하게 꿈꿨던 순간들이 가까워져 있을 것 같아요.


레더 코트, 티셔츠, 팬츠는 모두 House Never Dies. 모자는 Open Yy. 워커 부츠는 Ann Demeulemeester.


레더 재킷, 쇼츠는 Protocol Index. 슬리브리스 톱은 Lecyto. 비니는 Atiissu. 벨트는 Double Rl. 부츠는 Dries Van No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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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장덕화
  • 헤어/ 류동호
  • 메이크업/ 문지원
  • 스타일리스트/ 임혜임
  • 어시스턴트/ 이하늘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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