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부터 갤러리, 카페까지. 밀라노에서 뻔하지 않게 노는 법
패션 디자이너 마르코 칼조니(Marco Calzoni)와 사진을 찍고 영화를 만드는 아티스트 아르노 피브카(Arnaud Pyvka)의 사심이 담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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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MILAN & PARIS
밀라노와 파리에서 지금 가장 핫한 파티는 어디서 열릴까? 참신한 전시를 보려면 어떤 갤러리를 방문해야 할까? 어디서 식사를 해야 할까? 두 도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들에게 팁을 들었다.
MILAN
밀라노에서 태어난 마르코 칼초니(Marco Calzoni)는 이 도시의 전통 있는 브랜드이자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럭셔리 레더 브랜드 프란치(Franzi)를 재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밀라노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칼초니가 맛있는 밤 요리부터 빈티지 주얼리, 그리고 가장 멋진 패션 파티에 가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인물까지, 자신만의 숨은 팁을 공개한다.
1 1930년대에 지어진 빌라 네치(Villa Necchi)는 건축 애호가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필수 코스다. 2 마티아스 페르도모(Matias Perdomo)의 레스토랑 콘스라스테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공간으로 기억해둘 만한 곳. 3,4 마르코 칼초니는 레스토랑 안티카 트라토리아 델라 페사가 지닌 전통과 우아함,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매력의 조화를 극찬하며, 오소부코와 리소토 같은 밀라노의 클래식 메뉴를 주로 주문한다.
1 전통적인 카사 디 링기에라에 자리한 메종 보렐라(hotelmaisonborella.com)는 인근 나빌리(Navigli) 운하 지구를 여행하기에 완벽한 베이스캠프가 되어준다. 28개의 객실을 갖췄다. 더블룸 기준 1박 약 35만원(200유로)부터. 2,4 칼초니가 제안하는 완벽한 데이트 코스는 레스토랑 라 브리사의 안뜰과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의 그림 같은 정원으로 이어진다. 3 그랜드 호텔 에 데 밀라노(grandhoteletdemilan.it)는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밀라노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해왔다. 마리아 칼라스가 오페라 하우스 라 스칼라(La Scala)에서의 유명한 공연을 위해 출발했던 곳이기도 하다. 72개의 객실과 23개의 스위트룸, 레스토랑, 비스트로, 그리고 게리스 바(Gerry’s Bar)를 갖추고 있다. 더블룸 기준 1박 약 87만원(500유로)부터.
가족과 친구들이 방문하면 어떤 호텔을 예약하나?
시대를 초월한 럭셔리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그랜드 호텔 에 데 밀라노(Grand Hotel et de Milan)는 여전히 최고의 선택이다. 프란치가 설립되기 불과 1년 전인 1863년, 같은 거리에 문을 연 호텔이다. 이곳에서는 주세페 베르디가 그의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일부를 작곡했던 바로 그 객실에 머무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포트레이트 밀라노(Portrait Milano)는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선택지다. 근사한 레스토랑을 갖춘 이 럭셔리 호텔은 아마도 밀라노에서 가장 풍성한 조식을 선보일 것이다. 패션 지구인 콰드리라테로(Quadrilatero)에 위치하며, 도시의 새로운 광장으로 탈바꿈한 넓은 안뜰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다. 세 번째 선택지는 아늑하고 개성 넘치는 메종 보렐라(Maison Borella)다. 활기 넘치는 나빌리 운하 지구에 위치한 이 호텔은 전통적인 카사 디 링기에라(casa di ringhiera, 안뜰을 둘러싼 긴 발코니가 있는 노동자 주택)에 자리 잡고 있으며, 밀라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레스토랑은 변함없이 안티카 트라토리아 델라 페사(Antica Trattoria della Pesa)다. 전통과 우아함,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매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몬데길리(mondeghili) 미트볼, 오소부코를 곁들이거나 혹은 기본으로 즐기는 리소토, 체리토마토를 얹어 즐기는 그 유명한 코톨레타 알라 밀라네세(Cotoletta alla Milanese), 비스킷을 곁들여 먹는 환상적인 맛의 따뜻한 자바이오네(zabaione)까지, 제대로 된 고품격 밀라노 전통 요리가 생각날 때면 언제나 이곳을 찾는다. 이 모든 메뉴는 1930년대에 이곳에서 일하고 살았던 베트남 정치인의 이름을 딴 호치민(Ho Chi Minh) 홀에서 즐길 수 있다.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콘셉트의 콘트라스테(Contraste) 역시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셰프 마티아스 페르도모가 오픈한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으로 품격 있는 분위기 속에서 위트 있고 놀라운 미식 여정을 선사한다.
꼭 가봐야 할 카페가 있다면?
현지인처럼 아침 식사를 하거나 최고의 베이커리와 함께 차를 즐기고 싶다면 파스티체리아 쿠치(Pasticceria Cucchi)와 유서 깊은 명물인 마르체시(Marchesi)를 추천한다. 두 곳 모두에서 정갈하게 차려입은 웨이터들이 서빙하는 훌륭한 디저트와 풍미 가득한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밀라노 최고의 핫초코를 맛보고 싶다면, 콘페테리아 로마넨고(Confetteria Romanengo)를 추천한다. 혹은 파티서리아 시시의 가장 관능적인 크림 크루아상과 햄치즈 토스트를 즐겨볼 수도 있겠다. 토레파치오네 베르첼리(Torrefazione Vercelli)는 매장에서 직접 원두를 볶아 갈아 내어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코르소 베르첼리(Corso Vercelli) 거리의 매장 앞에 퍼지는 향긋한 커피 향이 당신을 사로잡을 것이다.
1 아기자기한 매력의 피오라이오 비안키(Fioraio Bianchi)에서의 주문은 단연 샴페인! 2 바 바소에 간다면 이곳에서 처음 탄생했다고 알려진 네그로니 스바지아토(Negroni Sbagliato, 캄파리와 베르무트 조합)를 적어도 한번은 주문해봐야 한다. 3 영향력 있는 컬렉터이자 갤러리스트인 지오 마르코니는 자신의 화이트 큐브 공간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4 팔라초 모란도(Palazzo Morando)에는 17세기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밀라노 시립 의상 및 패션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다. 18세기 저택 내부에는 도시의 역사를 다룬 미술관(Pinacoteca)도 마련되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바는? 그리고 주로 무엇을 주문하나?
바 바소(Bar Basso)는 언제나 좋은 선택이다.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가장 핫한 장소로 꼽히는 이곳은 네그로니 스바지아토 칵테일로 유명하며, 도시의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바이기도 하다. 브레라(Brera) 지역에 위치한 칭크(Cinc)는 칵테일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바다. 바텐더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면 나만을 위한 맞춤형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피오라이오 비안키(Fioraio Bianchi)는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 식사 전 샴페인 한 잔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다. 포르타 베네치아 지역의 일 피키오(Il Picchio)는 1969년에 문을 열었음에도 젊은 세대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다. 이곳은 손님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도배된 벽면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인은 맥주나 스프리츠를 손에 들고 거리에 여유롭게 서서 친구들과 대화 나누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춤추러 가기 좋은 곳은?
한때 플라스틱(Plastic)은 마돈나, 그레이스 존스, 프레디 머큐리 같은 스타들이 찾아오던 아주 힙한 곳이었다. 다양한 성격과 연령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지던 이 클럽은 비알레 움브리아(Viale Umbria)의 눈에 띄지 않는 건물에 위치해 있었으나, 리파몬티(Ripamonti) 지역으로 이전해 몇 시즌 동안 운영한 후, 결국 지난해 9월에 문을 닫았다. 지금은 남아 있는 팀원 중 일부가 여러 장소에서 팝업 이벤트를 주최하고 있다. 특정 날짜에 어디서 행사가 열리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 바닥을 잘 아는 인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볼트(Volt)가 아마도 두 번째로 좋은 대안일 텐데, 이곳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도시 최고의 일렉트로닉과 테크노 음악을 선보인다. 바르나바 포르나세티(Barnaba Fornasetti)는 특히 살롱 기간에 자신의 집에서 훌륭한 파티를 열기로 유명하다. 게스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밀라노에서 가장 쿨한 밤을 경험해보길.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는?
낮 시간 동안 스쿠터를 빌려 타고 그림 같은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Chiostro di Santa Maria delle Grazie)를 방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좁은 통로를 지나 산 마우리치오 알 모나스테로(San Maurizio al Monastero)의 프레스코화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길 권한다. 파토 콘 아모레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건축가 피에로 포르탈루피가 설계한 플라네타리움에서 로맨틱한 별 관측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다. 여름밤이라면 라 브리사(La Brisa)에서 저녁을 먹어도 좋다. 이때 정원 쪽 테이블을 요청해보자. 식사 후에는 더 스피릿(The Spirit)에서 가볍게 한잔하고, 관광객이 뜸해진 밤 시간에 두오모 광장과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Galleria Vittorio Emanuele)를 산책해볼 것.
꼭 방문해야 할 갤러리가 있다면?
지오 마르코니 갤러리(Gió Marconi Gallery)는 밀라노에서 가장 흥미롭고 탄탄한 입지를 다진 아트 갤러리 중 하나다. 지오 마르코니는 아내 에스더와 함께 가족의 컬렉션과 유산을 관리하며, 저명한 현대 미술가들을 대변하고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동시에 밀라노의 주요 컬렉터들의 자문을 맡고 있다.
밀라노 출신의 좋아하는 예술가가 있나?
화가 루카 구아이타마키(Luca Guaitamacchi)보다 더 밀라노적인 아티스트는 없을 것이다. 밀라노와 공업 항구의 낯선 풍경을 담아내는 그의 작업은 그가 원하는 수준의 사실적인 정밀함에 도달하기까지 수개월의 수정 과정을 거친다. 수백 개의 붓과 병, 물감으로 가득한 나빌리 운하 근처의 그의 아틀리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
1 밀라노 대주교의 옛 신학교였던 이곳은 현재 73개의 럭셔리 객실, 스위트, 패밀리 스위트와 레스토랑, 비프바(Beefbar), 롱제비티 스파(Longevity Spa)를 갖춘 호텔 포트레이트 밀라노(Hotel Portrait Milano)로 재탄생했다. 더블룸 기준 1박 약 158만원(100유로)부터, lungarnocollection.com/portrait-milano-hotel. 2 과거 유럽 귀족들을 빛내주었던 앤티크 주얼리를 판매하는 펜니시. 3 밀라노 중심가에서 만나는 아름다움과 평온의 오아시스, 빌라 레알레(Villa Reale)의 정원.
일반적인 관광 코스를 벗어나 꼭 가봐야 할 미술관이 있다면?
이제는 제법 유명해졌지만, 빌라 네치 캄필리오(Villa Necchi Campiglio)는 여전히 이 도시의 보물 같은 곳이다. 원래 기계 톱을 제조하는 가문의 저택이었던 이곳은 건축가 피에로 포르탈루피(Piero Portaluppi)의 예술 작품이자 밀라노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1930년대에 설계되었으나 오늘날까지도 깊은 영감이 되는 세련미를 엿볼 수 있다. 카사 무세오 보스키 디 스테파노(Casa Museo Boschi di Stefano)는 도시 내에서 쉽게 방문할 수 있지만 놀라움을 주는 곳으로, 20세기의 방대한 작품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다른 지역에서 온 친구들을 비아 산트안드레아(Via Sant’Andrea)에 있는 팔라초 모란도(Palazzo Morando)로 데려가는 것을 좋아한다. 공식적으로는 밀라노 패션 박물관이지만, 내가 특히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밀라노의 도시 발전 과정을 조망할 수 있는 회화 컬렉션이다.
최고의 식료품점을 꼽는다면?
정육점 파라벨리(Faravelli)는 언제나 좋은 선택이다. 신선한 생선을 사기 위해 바그너 광장(Piazza Wagner)에 있는 시장에도 자주 가곤 한다. 최고의 마롱 글라세(marrons glacés)는 갈리(Galli)에서 만날 수 있다. 우아한 박스에 초콜릿 밤, 제비꽃과 미모사 사탕을 함께 담아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어디서 휴식을 취하나?
어린 시절부터 비아 팔레스트로(Via Palestro)에 있는 빌라 레알레(Villa Reale)의 정원에 자주 가곤 했다. 공식적으로 성인은 어린이를 동반해야만 이 정원에 입장할 수 있다. 로맨틱한 정자와 오리, 송어, 거북으로 가득한 연못이 있는 이곳은 오늘날까지도 밀라노 중심부에 숨겨진 아름답고 평온한 오아시스다.
오직 밀라노에만 있는 것은?
밀라노는 장인정신과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는 진귀한 보물로 가득한 도시다. 여러 세대에 거쳐 각 가문들은 라이몬디 에 페티나롤리(Raimondi e Pettinaroli)에서 레터페이퍼를 인쇄해 왔으며, 파라비치니(Paravicini)에서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식기 세트를 제작할 수 있다. 조이엘레리아 펜니시(Gioielleria Pennisi)는 경이로운 앤티크 주얼리 컬렉션이 있는 곳. 그중 일부는 유럽 상류 귀족들이 한때 소유했던 것이다. 운이 좋다면 판매품이 아닌 가문의 소장품 중 가장 희귀한 주얼리들을 직접 보고 착용해볼 수도 있다. 특별한 레더 액세서리를 소장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프란치(Franzi)는 가문의 저택에 마련된 쇼룸에서 다양한 종류의 가죽과 색상으로 구성된 모델들을 만나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말하지 않은 비밀스러운 팁이 있다면?
일 폰테(Il Ponte)의 경매에서는 뜻밖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를 둘러본 후 온라인이나 전화로 마음에 드는 물건에 입찰하면 되는데, 시내에 두 곳의 지점이 있다. 오브제들은 가격대가 매우 다양하다. 나빌리오(Naviglio)의 앤티크 마켓 또한 진정한 레어 아이템을 찾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이지만 전문가들은 아주 일찍, 심지어 오픈을 준비할 때부터 찾아온다. 카발리 에 나스트리(Cavalli e Nastri)는 빈티지 패션과 액세서리를 찾는 이들에게 최고의 장소다. 매우 다양하고 세심하게 선별된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다.
밀라노에서 과대평가된 것은?
주말의 쇼핑. 밀라노는 매력적인 쇼핑의 도시이지만,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심에 가면 그 묘미가 반감될 수 있다. 주말에는 밀라노 근교 마조레 호수(Lago Maggiore)의 보로메오 제도나 파비아 수도원(Certosa di Pavia), 혹은 호화로운 빌라들이 늘어선 코모 호수와 같은 선택지로 시선을 돌리는 쪽이 낫다.
Credit
- 사진/ Courtesy of Maison Borella Milano, Ristorante La Brisa Milano, Courtesy of Grand Hotel et De Milan, Getty Images.
- 사진/ Courtesy of Hotel Portrait Milano, Franzi Showroom, Shutterstock, Getty Images.
- 사진/ Courtesy of the artist and Crèvecœur Paris, Courtesy of Café Shin, Kim Akrich, Vivnat 2, Jules Focone, Marine Billet.
- 사진/ Courtesy of Vincent Leroux, Gilles Targat/Photo12/Universal Images, Getty Images, Courtesy of Hôtel L’Élysée Montmartre, Le Dauphin.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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