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재즈와 별이 흐르던 도쿄의 밤

미우미우 긴자 스토어 리오프닝 이벤트에 <바자>가 함께했다.

프로필 by 김경후 2026.06.26

ALL THAT JAZZ


부드러운 선율과 함께한 ‘미우미우 재즈 클럽’. 그곳에는 패션과 예술, 그리고 동시대 여성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했던 도쿄의 밤 속으로.


재즈 피아니스트 히로미의 연주가 댄스 홀 신세이키를 가득 메웠다.

재즈 피아니스트 히로미의 연주가 댄스 홀 신세이키를 가득 메웠다.

재즈란 무엇일까? 나에겐 우아한 여성의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발전한 재즈는 연주자의 감정과 감각, 연주되는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매번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같은 곡이라도 누가, 어디서,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미우미우 재즈 클럽’ 역시 재즈의 면모와 맞닿아 있었다. 총 세 공간에서 진행된 미우미우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리오프닝 이벤트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와 창작의 자유,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이었다. 긴자는 오래된 백화점과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가 공존하는 도쿄의 상징적인 거리다. 고전적인 품격과 현대적 아름다움이 함께 자리한 이곳에 페일 블루로 완성된 미우미우의 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 개 층으로 구성된 스토어는 쇼핑 공간이라기보다 취향을 나누는 살롱에 가깝게 느껴졌다. 긴자 스토어에서의 칵테일 리셉션이 끝나고 이벤트는 도쿄에 위치한 댄스 홀 신세이키로 이어졌다. 레트로한 무도회장 속에 들어서자 마치 1950년대로 넘어온 듯했다. 낮은 조도, 아티스트와 관객이 서로의 호흡을 느낄 만큼 가까운 무대와 객석, 2층 높이의 홀을 채우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당대 도쿄의 밤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미우미우 재즈 클럽’ 이벤트에 참석한 가수 장원영.

‘미우미우 재즈 클럽’ 이벤트에 참석한 가수 장원영.

페일 블루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미우미우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페일 블루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미우미우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미우미우 재즈 클럽’은 일본 재즈와 깃사텐(喫茶店, 일본의 전통 다방 혹은 복고풍 카페)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 깃사텐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라, 음악을 듣고 시간을 보내며 취향을 나누는 문화적 공간이다. 특히 재즈 깃사텐에서 음악은 배경음이 아니라 집중해서 들어야 할 대상에 가까웠다. 미우미우가 청취와 음악적 실험은 물론 교류를 할 수 있는 재즈 클럽에 게스트를 초대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패션을 보고 소비하는 대상에서 음악과 창작, 하우스의 정체성이 교차하는 문화적 경험으로 확장한 것이다. 미우미우가 추구해온 여성상 역시 이 재즈 클럽을 통해 다시금 명확하게 보인다. 완벽하게 정돈된 아름다움보다 조금 더 복합적이고, 우아하지만 수동적이지 않으며, 자유롭지만 가볍지 않은 여성. 미우미우가 바라보는 여성상은 재즈의 선율 속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공연은 도쿄 기반의 셀렉터이자 멀티 악기 연주자인 릴리(Lily)의 바이닐 셋으로 시작됐다. 재즈와 소울, 딥 하우스가 유연하게 섞인 그녀의 음악은 댄스 홀을 가득 채우며 도착한 게스트들을 맞이했다. 이어 등장한 트럼펫 연주자이자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인 데라쿠보 레이야(Reiya Terakubo)는 하우스, 힙합, R&B, 펑크가 뒤섞인 사운드는 오래된 댄스 홀에 묘한 느낌을 선사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히로미(Hiromi)의 피아노 연주였다.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일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히로미는 재즈가 얼마나 강렬한 에너지를 지닌 음악인지 건반을 통해 증명했다. 그녀의 연주는 정교했고, 섬세했으며, 동시에 폭발적이었다. 빠르게 쏟아지는 음과 갑작스러운 정적, 다시 밀려오는 리듬은 관객을 한순간도 방심하게 두지 않았다.

특유의 감성과 깊이 있는 청취 문화를 바탕으로 일본 재즈가 독자적인 예술로 발전해온 것처럼, 미우미우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여성들이 만들어온 창작의 힘을 다시금 조명했다. 도쿄의 밤 아래 흐르던 재즈 선율은 우아한 여성의 아름다운 목소리처럼 전해졌다. 나는 그 목소리에 오래도록 귀 기울였다.

Credit

  • 사진/ ⓒ Miu Miu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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