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버텨낸 당신에게, 수상자들이 건넨 다정한 문장들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기에...'오늘'을 버텨낸 수상자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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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GUCCI’는 화려한 수상 결과보다, 각자의 긴 겨울을 견뎌낸 시간들이 서로를 온기 있게 껴안는 거대한 위로의 장에 가까웠다. 무대 위 배우들이 토해낸 소감은 홀로 힘겨운 시간을 통과해온 이들이 이 시대의 모든 ‘김 부장’, 그리고 ‘사슴'과 '소라게’처럼 각자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다정하고도 치열한 연대기였다.
30년의 세월을 건너온 두 ‘찐친’의 비데·전단지
사진 / '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GUCCI' 화면 캡처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방송 부문 대상을 거머쥔 류승룡의 입에서 영화 부문 대상 유해진의 이름이 나왔을 때, 장내는 묘한 숙연함에 젖었다. “30년 전 뉴욕 극장에서 포스터를 붙이고, 조치원 비데 공장에서 한 달 동안 함께 아르바이트하며 고생했던 시절이 떠오른다”며 운을 뗀 그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둘이 나란히 대상을 받게 돼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고 고백했다. 힘든 시절을 묵묵히 함께 버텼던 두 친구가 각자의 정점에서 왕좌를 공유하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JTBC 새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스틸
류승룡은 그 시절을 반추하며 나직이 읊조렸다. 위태로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거창한 구원이 아니라, “‘고생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같은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고.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결국 당연함 속에 숨겨진 작은 온기이며, 그 다정함이야말로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그의 고백은 각자의 싸움터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모든 '김 부장'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위로였다.
故 안성기의 당부, 유해진이 지켜낸 ‘공백’의 가치
사진 / '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GUCCI' 화면 캡처
<왕과 사는 남자>로 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유해진은 그저 “먹고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조연상을 받았고, 45세까지만 연기했으면 좋겠다 싶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덤덤하게 여정을 회상했다. 내심 최우수 연기상을 기대했다가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는 그의 솔직한 위트는 이내 묵직한 진심으로 이어졌다. 그가 품속에서 꺼낸 것은 팬에게 받았다는 행운의 부적이었지만, 정작 그를 수십 년간 지탱해온 부적은 대선배 안성기의 한마디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
“배우는 작품이 없을 때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중요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공백의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결국 배우의 그릇을 결정한다는 안성기의 당부는 유해진의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이 됐다. 스스로를 향해 “아직 멀었구나”라고 채찍질하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그는, 마침내 1,700만 관객에게 ‘극장의 맛’을 돌려주며 가장 찬란한 오늘의 유해진을 완성했다.
박보영의 열등감, 그리고 ‘사슴과 소라게’에게 건넨 인사
사진 / '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GUCCI' 화면 캡처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로 방송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박보영의 고백은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울림을 주었다. 타인의 재능을 부러워하며 정작 자신의 노력은 보지 못했다는 고백, 경쟁이 싫어 매 순간 가치와 쓰임을 증명해야 하는 삶이 버거웠다는 토로는 화려한 배우 역시 우리와 같은 결핍을 안고 사는 존재임을 상기시켰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스틸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모난 마음'조차 성장의 페이스메이커로 삼았다. 화면에 단 한 번도 얼굴이 나오지 않았지만, 1인 2역의 완성도를 위해 곁에서 함께 땀 흘린 대역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는 대목은 박보영이 지닌 인간적 성숙함을 보여주었다. 이어 사자가 무서워 피한 사슴과 살기 위해 도망친 소라게가 잘못한 것이냐고 묻는 작품 속 메시지를 빌려, 그는 "세상의 많은 사슴들과 소라게들에게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르니 하루를 잘 살아보자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말로 스스로와 우리를 다독였다.
우리는 각자의 삶이라는 무대에서 때로는 이름 없는 대역으로, 때로는 위태로운 가장으로, 때로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청춘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이번 백상의 소감들이 증명했듯,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서로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다면 우리 역시 언젠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류승룡이 스스로에게 건넸던 그 말처럼.
」수고했다.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Credit
- 사진 / 제62회 백상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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