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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을 사로잡은 K-자외선차단제, 다음 키워드는 하이브리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그리고 광노화 케어까지 아우르며 진화를 거듭 중인 하이브리드 k-선케어.

프로필 by 이슬 2026.05.02

HYBRID K-SUNCARE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은 K-자외선차단제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광노화 케어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다음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K-선케어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케어 제품은 여름용이나 야외 활동용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쓰는 필수 스킨케어 루틴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매일 쓰는 제품인 만큼 고르는 기준도 까다롭다. 강한 자외선 차단력은 기본이고 백탁이나 끈적임, 베이스와의 궁합 같은 세밀한 사용감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다.

한국 자외선차단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K-뷰티의 양적 성장을 이끈 핵심 제품군이 되었다. 국내 화장품 수출은 2025년 114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6년 1분기에도 31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중 자외선차단제는 기타 화장품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는 단순히 한류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져온 사용감과 기술력,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세계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는 덕분.

스킨1004 글로벌 마케팅 본부장 권동준은 한국 선케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경으로 “자외선차단제를 의약품이 아닌 기능성 화장품으로 관리하는 제도 아래 UV 필터와 다양한 성분 조합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자외선차단제 특유의 촉촉하고 가벼운 사용감을 지닌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탄탄한 제조 인프라와 숏폼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시장에 따른 나라별 맞춤 전략이 성장을 가속화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자외선차단제를 의약품으로 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UV 필터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고, 허용 성분과 함량 기준도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새로운 필터를 추가하려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출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국이나 유럽에서 널리 쓰이는 성분도 빠르게 반영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한국 브랜드들은 미국 의약품(OTC) 기준에 맞춘 별도의 제품을 생산한다. 즉 미국에서 허용된 UV 필터만 사용해 성분 조합을 다시 짜고, 자외선 차단 범위, 지속력 등의 표시 기준을 현지 규정에 맞춰 새로 설계한다. 라운드랩의 ‘버치 쥬스 모이스처라이징 선스크린’과 조선미녀 ‘데이 듀 선스크린’이 대표적인 예다. 두 제품 모두 FDA가 허용한 자외선 차단 성분을 사용한 별도 제품이다. 스킨1004도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인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 세럼 UV’를 미국 규정에 맞춰 재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선케어 제품을 개발 중인 헤라 역시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타깃 국가에서 허용되는 자외선 차단 성분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포뮬러 조합을 구축한다. 헤라 MC팀 김소연은 “제한된 성분 안에서도 K-선케어 특유의 가벼운 사용감을 살리면서 헤라만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처방 테스트를 병행했다”고 덧붙인다.

유럽 시장에 대한 대응 방식은 미국과는 다르다. 인증과 신뢰가 시장 진입의 핵심 기준이 되는 만큼 지속 가능한 팜유 사용을 검증하는 RSPO나 EWG 그린 등급 등을 취득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열고 있다. “유럽은 성분과 포뮬러의 완성도, 그리고 UVA/UVB 밸런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 단순히 SPF 수치만 높은 것보다 피부에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쓰기 좋으면서도 신뢰감 있는 포뮬러가 중요해요.” 마녀공장 글로벌 마케팅팀 팀장 오혜성의 설명이다.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과장된 표현보다 제품의 기술적 완성도와 사용 경험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이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가 판매를 이끄는 시장이다. 이에 달바와 코스알엑스는 국가별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 뷰티 제품 소비가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끈적이지 않는 보송한 마무리감, 땀과 유분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지속력 등을 내세운다.

자외선차단제 강국 일본을 공략하려면 보다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경험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화장품·의약품 분야의 전자상거래 소비 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만큼 오프라인 영향력이 큰 것. 이에 따라 드러그스토어, 백화점, 팝업 스토어 등에서 직접 써보고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접점을 마련하는 것을 핵심으로 둔다. 사용감과 기술력,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각 시장의 규제와 소비자 성향, 유통 구조에 맞춰 제품 전략을 정교하게 조정하는 유연함이 한국 선케어의 성장 동력이다.


한국 자외선차단제가 편안한 사용감과 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얻어왔다면 이제 다음 도약을 위해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 K-선케어의 도약

한국 자외선차단제가 편안한 사용감과 국가별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얻어왔다면 이제 다음 도약을 위해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하이브리드’다. 글로벌 스킨케어 트렌드는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경험하고, 단계를 줄이는 미니멀리즘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K-선케어 역시 피부 장벽 케어, 톤 보정, 노화 대응 등 한층 세분화된 스킨케어 기능을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변화를 꾀하는 것은 성분이다. 스킨케어에 주요하게 쓰이던 펩타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콜라겐, PDRN 등을 적용해 보습과 진정, 탄력 케어까지 겨냥하고 있다. 닥터지의 ‘스킨부스트PDRN 선세럼’은 일상 속에서 피부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는 스킨부스트 개념을 접목했다. PDRN 배리어 필름 기술로 투명한 보호막을 형성해 자와선을 차단하는 동시에 피부 장벽을 보호해 자외선 데미지로 떨어진 피부 컨디션을 관리한다. 연작의 ‘스킨 퍼펙팅 프렙 선세럼’ 역시 병풀 PDRN과 판테놀을 조합해 자외선에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노화에 대응하는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에는 광노화와 관련된 피부 속 손상 신호까지 관리하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오휘의 선크림에 이런 기술력을 반영했다. ‘데이쉴드 다크스팟 콜라겐 톤업 선’은 인체 콜라겐과 동일한 구조의 3D 코어 콜라겐, 항산화 성분인 슈퍼 비타민 콤플렉스, 미백 기능성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와 트라넥삼산 등을 담아 광노화로 인한 기미와 잡티 면적 감소를 입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화학 기업 바스프(BASF)와 협업해 피부 안에서 일어나는 손상을 줄이는 UV-R 프로를 개발했다. UV-R 프로는 자외선 차단 성분과 항산화 시스템을 결합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헤라 UV 프로텍터 톤업 라인에 적용됐다. K-선케어의 다음 경쟁력은 피부를 보호하는 데서 나아가 컨디션과 톤, 광노화까지 관리하는 방향에 있다. 스킨케어의 연장선이자 더 정교한 피부 관리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K-선케어의 다음

시장이 빠르게 커질수록 구조적인 과제도 분명해진다. 일부 제조 전문 기업에 생산이 집중되면서 비슷한 제형과 성분 구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국 선케어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유사한 콘셉트의 제품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그만큼 기술과 스토리, 브랜드 정체성의 차별화는 더욱 중요해진다. 앞서 말했듯 K-자외선차단제가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에는 자극이 적고 촉촉한 사용감을 들 수 있지만 업계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콜마 UV테크이노베이션연구소는 기존 자외선(UV-A·UV-B)뿐 아니라 블루라이트, 근적외선(IR-A), 고에너지 가시광선까지 대부분의 유해 광선에 대응하는 포뮬러를 개발하며 하이브리드 기능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탁과 피부 자극의 한계를 줄이기 위해 광학 기술을 결합한 굴절형 자외선 차단 기술도 개발 중이다. 기존 자외선차단제가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방식이었다면, 굴절형은 피부 위에 투명한 필름을 형성해 자외선을 여러 각도로 흩어지게 하는 원리다. 피부 자극은 줄이면서 자외선 차단 효율은 높이는 접근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백탁이나 피부 자극의 한계를 덜어낸 선케어 솔루션을 기대해볼 수 있다.

코스메카코리아와 서울과학기술대가 함께 연구한 새로운 자외선 차단 제형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 선케어 제품이 물과 오일을 섞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최근에는 오일 사용을 줄이면서도 제형 안정성과 차단 기능을 함께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피부에 바른 뒤 수분이 날아가며 균일한 막을 형성하도록 설계해 같은 성분을 써도 피부를 더 고르게 감싸도록 만든 것이다. 이 기술은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끈적임과 눈 시림, 답답함을 줄이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어 한국 자외선차단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K-선케어는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기술과 제형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redit

  • 사진/ 오아랑
  • 모델/ 왕샤오
  • 헤어/ 신도영
  • 메이크업/ 이아영
  • 도움말/ 권동준(스킨1004), 이나경(달바), 신민아(AHC), 김소연(헤라), 이지유(미샤), 오혜성(마녀공장)
  • 어시스턴트/ 천유경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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