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이병헌→안효섭, 미국 토크쇼를 점령한 K-배우들

'어쩔수가없다'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쏘아올린 공

프로필 by 박현민 2026.01.17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K-콘텐츠의 성장에 대해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북미 프라임 타임 토크쇼의 풍경은 분명 달라졌다. 한국 배우들이 더 이상 ‘해외에서 화제가 된 스타’로 소비되지 않고, 프로그램의 메인 게스트로 무대 중앙에 선다.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이병헌,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안효섭아덴 조가 그 중심에 있다. 작품의 성과가 배우의 서사로 확장되고, 그 서사가 다시 글로벌 대중과 연결되는 순간들이다.



이병헌, 능청스러움이 만든 단단한 신뢰


NBC 토크쇼 <Late Night with Seth Meyers>

사진 / NBC Late Night with Seth Meyers 캡처 사진 / NBC Late Night with Seth Meyers 캡처 사진 / NBC Late Night with Seth Meyers 캡처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

영화 <어쩔수가없다> 스틸

제83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로 LA를 찾았던 이병헌은 시상식 직후 뉴욕으로 날아와 NBC <Late Night with Seth Meyers> 스튜디오에서 특유의 여유를 뽐냈다. 그는 호텔에 들를 시간조차 없어 방송국에서 양치질만 겨우 하고 무대에 올랐다는 비하인드를 전하면서도, “그래도 괜찮다. 나는 여전히 잘생겼으니까”라는 능청스러운 농담을 던져 진행자 세스 마이어스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작품에 대한 진지한 태도 역시 빛났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25년 만에 재회한 박찬욱 감독이 자신에게 ‘Mr. Nag(이 꼬치꼬치)’라는 별명을 붙여준 사연을 공개하며, 완벽한 캐릭터 전달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자신의 집요한 탐구 정신을 위트 있게 풀어냈다. 또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출연 계기로 ‘자녀’를 꼽으며, 악역인 ‘데몬 킹’을 연기한 아빠를 두고 “헌터 편을 들겠다”고 선언한 열 살 아들과의 귀여운 일화를 전해, 연기파 배우 뒤에 숨겨진 인간적이고 다정한 면모를 각인시켰다.



안효섭,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공감'의 미학


NBC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 <Today Show>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예고편 캡처

안효섭은 NBC의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과 아침 뉴스인 <Today Show>를 연이어 접수하며 ‘안효섭’이라는 이름이 가진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증명했다. 그는 <사내맞선>의 세계적 흥행 비결을 묻는 질문에 “중요한 건 감성이다. 이야기가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면 언어는 더 이상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혀 현지 MC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 ‘진우’를 향한 그의 깊이 있는 해석도 돋보였다. 안효섭은 진우를 단순한 악역으로 규정하기보다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작은 악마”이자, 잘못된 시점에 실수를 저지른 인간적인 존재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철학적 접근은, 단순한 보이스 액팅을 넘어 캐릭터에 묵직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아덴조, 정체성을 찾아가는 '황금빛' 여정


NBC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 <The Kelly Clarkson Show>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예고편 캡처

아덴 조는 <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과 <The Kelly Clarkson Show>에서 화려한 스타의 모습 뒤에 가려진 진솔한 고백으로 시청자들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녀는 영화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 성우 린다 라킨으로부터 “당신은 이 시대의 공주가 될 것”이라는 격려를 받고 눈물지었던 순간을 공유하며 작품에 대한 애틋한 진심을 드러냈다.

사진 / The Kelly Clarkson Show X(구 트위터)

사진 / The Kelly Clarkson Show X(구 트위터)

특히 <켈리 클락슨 쇼>에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20대를 지나, 30대에 이르러서야 한국 문화와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 성숙한 성찰을 털어놓았다. 극 중 모든 것을 잃고도 다시 일어서는 ‘루미’의 과정에 깊이 이입했다는 그녀의 고백은, 수많은 사회적 압박 속에 놓인 여성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용기를 전했다. 그녀의 행보는 이제 한국 배우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관련기사

Credit

  • 사진 / CJ ENM·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