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간식에 속지 마세요
‘제로 칼로리’ ‘저당’ 간식이 다이어트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요즘 ‘제로 칼로리’ ‘헬시 스낵’ ‘저당’이라는 이름 아래 다이어트 간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마치 살이 빠질 것처럼 포장되지만, 실상은 다이어트에 독이 될 수 있다는데. 진실 혹은 거짓.

두 달간의 집요한 취재 끝에 완성한 3월호 기사 ‘다이어트와 헤어질 결심’을 계기로 현재 나의 다이어트 모드는 건전한 그린 라이트다. 빨간 불에 급발진을 일삼던 이전 방법들보다 감량 속도는 아주 느으리지만(!) 두통이나 탈모, 변비 따위는 없다. 하지만 건강한 다이어트로 노선을 정했음에도 위기는 찾아온다. 이가 시리도록 달콤한 초콜릿과 씹는 순간 스트레스가 증발하는 군것질의 유혹. 그럴 때마다 녹색 어머니의 깃발처럼 브레이크가 되어준 건 시중에 나온 다이어트 간식들이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들이 차고 넘치나 보다. 다이어트 간식을 추천하는 콘텐츠는 어느 채널에서나 인기고, 손발을 다 써도 모자랄 만큼 종류도 무수히 다양하다.(옆 페이지의 스낵들도 전부 다이어트용 간식이다.)
하지만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해 파고들수록 이러한 간식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심지어는 “가공된 단백질 바보다 자연 식품인 곱창이 낫다”고 할 정도. 분명 간식도 잘 먹으면 살이 빠진다고 했는데. 그나마 제로 콜라로 답답한 속을 어르고, 프로틴 스낵으로 심심한 입을 달래왔는데. 다이어트 간식들, 믿으면 안 되는 걸까? 그렇다면 무얼 먹어야 하지?
다이어트 간식의 진실
존재 자체가 부정한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다이어트 간식이 유행한 데에는 ‘어다행다(어차피 다이어트 할 거면 행복하게 다이어트 하자)’라는 긍정의 가치관이 영향을 미친 거니까. <지속 가능 다이어트> 저자이자 엄지한의원 한의사 서재화는 이렇게 전한다. “예전에는 다이어트를 일시적인 미션처럼 여겼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가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간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맛있으면서 건강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요.”
문제는 특정 원료나 키워드만을 강조한 마케팅에 있다. ‘고단백’이라고 홍보하지만 설탕이 다량 들었거나, ‘슈거프리’이지만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다면 오히려 체중 관리를 방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제로 칼로리’ 제품이다.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결국 식습관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다이어트로 인한 심리적 허기나 단맛에 대한 갈망을 일시적으로 해소할 순 있으나 자주 섭취해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다면 결국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이트한의원 한의학 박사 방민우의 설명. ‘제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뇌가 단맛을 갈구하게 만들거나 장내 유해균을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통밀, 귀리, 현미 등 곡물로 만든 식품 역시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탱자마미 대표 홍민영은 “통밀이나 현미가 건강한 식재료라고 해서 과자나 음료도 동일하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가루로 빻고 가공하는 순간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탄수화물로 바뀌게 되죠. 흰쌀밥 한 공기와 다를 게 없어요”라고 경고한다. 또한 맛을 위해 유지방과 당을 과도하게 첨가하는 경우도 많다. 곤약 간식도 예외는 아니다. 곤약은 당질이 낮고 포만감을 주는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이지만 곤약 간식엔 올리고당, 인공 감미료, 향료 등이 포함된 경우가 흔하다. 밀가루와 반죽해 튀긴 두부 스낵, 설탕과 유지방 비율이 높은 카카오 비스킷 등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통곡물’ ‘단백질’ ‘곤약’ ‘두부’ 같은 단어만으로 제품을 선택하기보다 뒷면에 적힌 ‘원재료명’과 ‘영양성분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몇 가지 팁을 주자면, 모르는 용어가 많을수록 합성 화합물이 많다는 의미. 홍민영은 “영양성분표에서 지방(트랜스지방 제외)과 단백질을 더한 값이 탄수화물(식이섬유 제외)보다 높으면 살이 덜 찔 가능성이 큽니다. 인슐린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탄수화물과 당류 수치를 따지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설명한다. 서재화는 “원재료명에서 설탕, 시럽, 정제 탄수화물이 앞쪽에 적혀 있다면 피하는 게 좋아요. 고지방·고당류 조합의 제품들, 예를 들어 초코 크림이나 땅콩 버터가 많이 들어간 바도 다이어트에 방해가 됩니다. 대체당 중에서는 말티톨을 피하고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알룰로스 같은 천연 감미료를 고르는 것이 비교적 안전해요”라고 덧붙인다.
건강한 간식의 조건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건강한 간식이란 무엇일까? “자연에 가까운 음식입니다. 닭가슴살 소시지보다는 닭가슴살, 두부칩이 아닌 생두부, 가공 주스보다는 껍질째 먹는 과일이요. 저는 멸치나 방울토마토, 블루베리를 즐겨요.” 홍민영의 말. 방민우도 이에 동의하며 가공을 최소화하고, 탄수화물과 당류 함량이 낮아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 간식을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무가당 그릭요거트, 마카다미아·피칸·브라질 너트 등 저탄수화물 견과류, 삶은 달걀, 채소 스틱 등이 있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일부 인공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대사 건강뿐 아니라 면역,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요. 결국 가장 좋은 선택은 자연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간식 자체를 줄이거나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식사 시간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한다면 4~5시간 동안은 허기지지 않는 것이 정상적인 대사 리듬. 서재화는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이고, 허기를 간식으로 메우거나,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먹는 행동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5시간 간격으로 식사하고, 그 외 시간은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잦은 음식 섭취는 인슐린 호르몬을 고장내고 장내 노폐물이 쌓여 대사증후군이나 노화로 이어진다.
다만, 허벅지를 꼬집으며 억지로 참기보다 앞서 언급한 건강한 간식으로 식욕 호르몬을 안정화시킨 다음 서서히 줄여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결국 장기간 실천 가능한 식습관이야말로 최고의 다이어트 전략이니까!
Credit
- 사진/ 정원영
- 도움말/ 서재화(엄지한의원), 방민우(다이트한의원 본점), 홍민영(탱자마미)
- 어시스턴트/ 박진경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Summer fashion trend
셀럽들이 말아주는 쏘-핫 여름 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