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하이퍼 나이프' 설경구·박은빈→'승부' 이병헌·유아인, '사제 케미'의 진화!

서로 닮았거나, 신분을 속였거나, 실력을 넘어서거나… 최고의 ‘사제지간’ 케미는?

프로필 by 박현민 2025.04.07

'스승과 제자'라는 구도는 콘텐츠 속에서 늘 중요한 서사의 축이었다. 과거엔 존경과 성장 서사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갈등과 심리전, 로맨스까지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 닮은 자와의 충돌이든, 정체를 숨긴 채 맺어진 관계든, 혹은 언젠가는 넘어야 할 존재로 남는 대상이든, 지금의 사제지간은 단순한 위계를 넘어 서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강력한 장치로 기능한다. 올해 공개됐거나 방영 중인 작품들 <하이퍼 나이프>, <언더커버 하이스쿨>, <승부>는 이러한 관계의 변주와 확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핏빛 <하이퍼 나이프> 설경구×박은빈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스틸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스틸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스틸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스틸

디즈니+ 시리즈 <하이퍼나이프>의 최덕희(설경구)와 정세옥(박은빈)은 우리가 익히 아는 ‘사제지간’의 범주를 벗어난다. 스릴러 장르가 부여한 핏빛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치명적이고도 이례적인 관계를 쌓아간다. 두 사람 모두 17세에 의대 수석 입학이라는 배경을 지닌 천재이며, 그 안에 도사린 살인의 본능까지 닮아 있다. 서로를 인정하면서도 미워하고, 거친 언사와 충돌을 반복하지만 완전히 등지지 못한다. 닮았기에 더욱 복잡하게 얽히는 관계.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애증의 감정선은, 이 작품이 내세우는 가장 강렬한 서사적 동력이다. 오는 4월 9일, 최종회(7~8부) 공개를 앞두고 있다.



핑크빛 <언더커버 하이스쿨> 진기주×서강준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스틸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스틸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스틸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스틸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스틸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스틸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사제지간에 로맨스를 입힌 변주다. 사라진 고종황제의 금괴를 찾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한 국정원 요원 정해성(서강준)은 기간제 교사 오수아(진기주)의 반에 배정된다. 교사와 학생이라는 외형 아래 쌓여가는 감정선은 ‘알고 보니’ 구도 안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임무를 완수한 뒤, 악을 응징하고 사랑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이 작품에서, 사제지간은 성장이나 갈등보다 관계 그 자체의 설렘과 믿음에 집중한다. 긴장보다는 해프닝과 오해가 중심이 된 이 케미는, 사제 서사의 밝고 로맨틱한 확장 버전이다.



흑백의 <승부> 이병헌×유아인


영화 <승부> 스틸

영화 <승부> 스틸

영화 <승부> 포스터

영화 <승부> 포스터

영화 <승부> 스틸

영화 <승부> 스틸

영화 <승부>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실존 인물 조훈현과 이창호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를 넘어선 제자와,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를 마주해야 하는 스승의 내면을 정면으로 담아낸다. <승부> 속 사제지간은 더 이상 상하 관계가 아니다. 같은 선 위에 선 두 명의 승부사, 그리고 그 안에서 요동치는 감정의 밀도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무기다. 연기의 밀도로 맞붙는 이병헌유아인의 사제 호흡은, 그 자체로 긴장감 있는 한 판 승부다.

Credit

  • 사진 / 디즈니+·MBC·바이포엠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