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신, 한소희가 선사하는 패션 판타지
르네상스 시대와 21세기를 넘나들고, 우아함과 쿨함을 오가는 현시대의 아이콘. 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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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EW RENAISSANCE
그녀의 변신에는 한계가 없다. 르네상스 시대와 21세기를 넘나들고, 우아함과 쿨함을 오가는 현시대의 아이콘. 한소희가 선사하는 패션 판타지.


벨티드 재킷, 팬츠, 장갑, ‘마이 디올’ 펌프스, 우국원 작가가 참여한 ‘레이디 디올 아트 에디션’ 백은 모두 Dior.

홀터넥 드레스는 Dior.

컷오프 디테일 드레스, 우국원 작가의 ‘레이디 디올 아트 에디션’ 백, ‘겟 디올’ 하이톱 스니커즈는 모두 Dior.
하퍼스바자 책에서 본 구절이나 장면을 잘 기억하는 사람 같아요. 바쁘게 생활하면서 어떻게 다 기억하는지 좀 신기하거든요.
한소희 단문집을 좋아해요.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것들요. 책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어야 된다는 걸 의식하는 순간 압박감이 들어요. 물론 각 잡고 읽어야 하는 책들도 있죠. 그래서 자기 전에는 주로 시집을 꺼내요. 그리고 막무가내로 펴요. 딱 열었을 때 뭔가 인상 깊은 글이다 싶으면 휴대폰으로 찍어 놓거나 간결하고 강렬한 글들은 그냥 기억해 놓기도 하고. 요즘처럼 영화 촬영할 때는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너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짧은 글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하퍼스바자 저장하고 소화한 것들을 적재적소에 잘 꺼내서 보여주기도 하고요.
한소희 그러고 보니 사랑이든 우정이든 인간의 감정에 대해 다루는 글을 자주 읽네요. 사람들 사이의 고민은 보통 내 감정은 이런데 상대방의 감정은 그렇지 않을 때 비롯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감정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생긴 공감 능력이랄까. 저한테는 그 순간이 잘 보이나 봐요.
하퍼스바자 올해 초 기억에 남는 영화는 <서스페리아>인가요?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흔적을 발견했어요.
한소희 귀신 나오는 공포영화 말고 고어물을 좋아해요. <유전>이나 <미드소마> 같은 오컬트도 좋아하고요. <서스페리아>는 원작을 보려다가 틸다 스윈튼 배우가 나온다길래 리메이크된 작품을 먼저 봤어요. 현대무용에도 관심이 많아서 여자 주인공이 오디션 보면서 춤추는 장면이 특히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노래도 안 나오고 아무 소리도 없는 상황에서 몸짓으로만 보여주는 기세가 있어요. 그 모습을 바라보는 틸다 스윈튼의 눈빛도 인상적이에요. 색감도 정말 아름다웠어요.

드레스는 Dior.
하퍼스바자 예쁜 걸 질리도록 보잖아요. 소희 씨가 보는 아름다움은 어떤 형태인가요?
한소희 해마다 바뀌지 않나요? 저는 요즘 아름다움에 시각적 형태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마음이 예뻐야지”라는 말이 있듯이 마음가짐이라고 해야 하나 체력에 좀 더 집중돼 있는 느낌. 그러니까 “나 오늘 너무 힘들어. 아무것도 못하겠어”가 아니라 “아무것도 못하겠어. 그러니까 비타민이라도 먹고 잘래”가 되었어요. 현장에서 에너지가 없으면 주변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에요. 저의 힘듦을 주변에 전이시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요즘 저를 가꾸는 미의 기준이기도 해요.
하퍼스바자 책에서 본 구절이나 장면을 잘 기억하는 사람 같아요. 바쁘게 생활하면서 어떻게 다 기억하는지 좀 신기하거든요.
한소희 단문집을 좋아해요.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것들요. 책을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어야 된다는 걸 의식하는 순간 압박감이 들어요. 물론 각 잡고 읽어야 하는 책들도 있죠. 그래서 자기 전에는 주로 시집을 꺼내요. 그리고 막무가내로 펴요. 딱 열었을 때 뭔가 인상 깊은 글이다 싶으면 휴대폰으로 찍어 놓거나 간결하고 강렬한 글들은 그냥 기억해 놓기도 하고. 요즘처럼 영화 촬영할 때는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너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짧은 글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하퍼스바자 저장하고 소화한 것들을 적재적소에 잘 꺼내서 보여주기도 하고요.
한소희 그러고 보니 사랑이든 우정이든 인간의 감정에 대해 다루는 글을 자주 읽네요. 사람들 사이의 고민은 보통 내 감정은 이런데 상대방의 감정은 그렇지 않을 때 비롯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감정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생긴 공감 능력이랄까. 저한테는 그 순간이 잘 보이나 봐요.
하퍼스바자 올해 초 기억에 남는 영화는 <서스페리아>인가요?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흔적을 발견했어요.

벨티드 드레스는 Dior.
하퍼스바자 근황이라면 아무래도 <프로젝트 Y>겠네요. ‘30대 여성의 버디물’이라는 점에서 새로워요.
한소희 일단 이 영화를 처음 선택했을 때 이 나이 때 이 모습이 아니면 찍을 수 없는 영화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5년 어렸어도, 5년이 지나도 안 되는 지금의 패기와 적당히 성숙한 느낌을 섞어 찍을 수 있는. 인생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작품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어요. 그리고 전종서 배우와는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지만 작품을 시작할 때만 해도 둘의 케미스트리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우린 정말 잘 어울리고 또래 여배우의 합을 최대치로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에 찼었거든요. 그걸 작품으로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커요.
하퍼스바자 80억 금괴를 쟁탈하는 이야기죠. 금괴가 아니더라도 어마어마한 걸 갖게 되었을 때 소희 씨는 어떻게 할까요?
한소희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진짜 수많은 ‘드림 컴 트루’를 했거든요. 영원히 못 가질 것 같았던 내 집을 사고 상상도 못해보던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는데 여기서 더 욕심을 부린다고요?(웃음) 저한테 집은 내 몸 누일 수 있는 정말 현실적인 공간이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왜 투자를 안 하냐고도 하는데… 만약에 순식간에 1백억이 생겨도 그 돈을 2백억으로 불리고 싶은 마음을 자제하는 것. 이게 제 답이에요.
하퍼스바자 지금까지 몸을 많이 쓰는 작품을 여럿 했어요. <프로젝트 Y>는 어떤가요?
한소희 <프로젝트 Y>는 <마이 네임>이나 <경성크리처>처럼 싸우기보다 어딘가 처박히고 달리고 넘어져요. 저한테 액션이라는 장르는 제 연기 인생의 뿌리를 흔들 만큼 큰 작용을 했어요. 액션도 어쨌든 ‘액션 연기’잖아요. 때리고 맞는 것만이 액션 연기가 아니라 깜짝 놀라기도 하고 겁을 주기도 하죠. <마이 네임> 찍을 때 액션 스쿨에 다니면서 몸 쓰는 방법과 동시에 감정을 담는 것도 배웠어요. 대본을 보면 나는 앞으로 화를 낼 것이고 놀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어느 순간 어색해질 때가 있거든요. 액션을 체득하면서 좀 더 자연스럽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하퍼스바자 연기에 있어 반사적으로 끌리는 것이 있을까요.
한소희 양가감정이라고 해야 하나. 사랑하면 안 되는데 사랑해야 되는, 싫어해야 되는데 싫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역할에 끌려요. <프로젝트 Y>도 근근이 먹고 살던 두 친구에게 금괴가 떨어지잖아요.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에 끌렸던 것 같아요.

드레스, 브라 톱, 브리프, ‘옵티컬-디’ 사이하이 샌들은 모두 Dior.
하퍼스바자 한소희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들이 많아요. 이제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할 때 스스로 던지고 싶은 화두가 있나요?
한소희 저는 그냥 되게 솔직한 사람인 것 같아요. 암만 생각해봐도.
하퍼스바자 솔직함이 어려운 상황을 만들 때도 있어요.
한소희 솔직함에서 비롯된 문제들에 대해 책임감은 분명히 필요한 것 같아요. 제 말에 귀 기울여주는 팬들, 친구들 그리고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책임감 있는 솔직함을 배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하퍼스바자 자신의 것을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건 멋진 일이에요.
한소희 버리는 것보다 계속 더 나은 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거. 속이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퍼스바자 그동안 변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면 뭘까요?
한소희 거만해지지 않는 거, 으스대지 않는 거요. 내가 언제부터 주인공을 했다고.(웃음) 사람들이 저를 알기 시작한 게 불과 5년도 안 된 일이잖아요. 줄곧 있었던 생각이에요. 그게 흐트러지는 순간 망가질 것 같아요.
하퍼스바자 그 반대라면?
한소희 여유를 좀 가지고 싶어요. 오랫동안 스케줄에 맞춰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혼자 집에서 쉴 때 뭘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인생의 365일을 일로서만 보내지 않고 내 시간들을 조금씩 추가해서 여러 가지 추억을 쌓고 싶어요.
하퍼스바자 6월부터 아시아를 비롯한 미주, 유럽을 도는 월드투어 팬미팅을 열어요. 팬과의 유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어떤 시간들로 채우고 싶나요?
한소희 여러 배우분이나 선배님들의 팬미팅 영상을 엄청 찾아보고 있어요.(웃음) 팬분들은 저한테 고맙기만 한 존재라 일부러 저를 보러 오시는 만큼 그 배로 돌려드리고 싶어요.

드레스는 Dior.
하퍼스바자 소희 씨의 시선이라면 여러 도시에 갈 때마다 무언가 꼭 하나씩은 간직할 것 같은데.
한소희 피겨나 장난감을 사 와요. 칸에 갔을 때는 태엽을 돌리면 전진하는 깡통인형이랑 라따뚜이 쥐 인형을 사 왔어요. 도시의 특색이 담겨 있거나 전통이 깃든 물건을 모으는 게 좋아요. 집에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해두고 가끔 그 도시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곤 해요.
하퍼스바자 “소희를 사랑하는 모임 = 소희가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써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사랑이 정말 중요한 사람이구나. 소희 씨에게 사랑은 한 단어이지만 그 안에 많은 감정이 담겼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소희 어떤 사람은 돈 때문에 살고 어떤 사람은 책임감 때문에 사는 것처럼 삶의 원동력은 다 다르지만 원초적으로 돌아가보면 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팬들은 저를 맹목적으로 사랑해주세요. 그분들과 밥 한번 먹은 적도 없고 제대로 만나 시간을 보낸 적도 없는데.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제 모습만으로도 응원을 해주시고 제가 보는 책을 함께 읽어주시고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걸 보면서 정말 귀하게 느껴졌어요. 저는 지금까지 이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팬분들을 만나고 나서 알게 된 거죠. 그래서 그냥 ‘소희를 사랑하는 모임’이라고만 치부를 할 수는 없고 내가 지켜야 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아요.
하퍼스바자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아나요?
한소희 제일 어렵죠. 타인에게 사랑은 퍼주는 건 어떻게 보면 되게 심플한 일인데 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그래도 이제 어렴풋이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완벽하게 마치고 거기서 행복을 찾으려고 해요. 연기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도파민을 얻으면서 제가 살아 있음을 느껴요. 때로는 시간이나 체력을 들여야 하고 힘들어질 때도 있지만 쏟은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아낌없이 나를 칭찬해줘요. 오늘도 화보 촬영을 마치고 사진을 보는데 잘 나와서 기분이 좋은 거예요. 화보 속의 제 자신을 “예쁘다, 잘했다” 칭찬해주는 게 나를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요.

드레스는 Dior.


슬리브리스 드레스, 장갑, ‘옵티컬-디’ 부츠는 모두 Dior.

슬리브리스 드레스, 장갑은 Dior.

드레스는 Dior.

드레스, 브라 톱은 Dior.
※ 화보에 촬영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Credit
- 인터뷰/ 박의령(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김희준
- 헤어/ 한수화
- 메이크업/ 강예원
- 스타일리스트/ 조보민
- 네일/ 이지희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ONDOH)
- 어시스턴트/ 이동영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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