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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년차, 하이키의 새해 다짐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그 다음의 하이키.

프로필 by 고영진 2025.01.26

THE NEW PHASE


하이키는 알고 있다. 지금껏 받아온 사랑이 얼마나 꾸준하고도 정확했는지. 이제부터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도.

리이나가 입은 베스트 장식 셔츠는 Eenk.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옐이 입은 재킷은 Jil Sander. 블라우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휘서가 입은 폴로셔츠는 We11done. 팬츠는 Rxquette by Adekuver. 서이가 입은 셔츠, 드레스는 Nehera. 리본 장식 벨트는 N°21.

서이는
자신과 팬들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지금이 좋다. “멤버마다 팬들의 연령대가 다른데 저는 특히 어린 팬들이 많아요.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있죠. 데뷔 초에 고등학생이었던 팬이 얼마 전 성인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정말 빨라요!” 어느덧 데뷔 4년 차. 서이는 자신이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아니었다. 호수의 백조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게 발버둥 치고 있었다. 힘들 때면 엄마의 조언을 떠올린다. 모든 일은 어차피 지나간단다. 파도가 오면 오는 대로 맞이해보는 것도 제법 괜찮을 거야. 그렇게 모양이 깎이고 다듬어지면 꽤 근사할 거야. 음악은 이제 서이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복잡한 세상에서 자신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존재. 덕분에 생각을 비우고 또 생각을 채우게 된다. “저는 재지한 알앤비 장르를 좋아하거든요. 신기한 건 멤버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거예요. 각자의 스타일이 달라서 하이키라는 팀 안에서 오히려 시너지가 난다는 걸 느껴요” 얼마 전 마친 콘서트에서 하이키는 전 곡을 밴드 라이브로 소화했다. 그날의 기억은 이제 서이와 하이키의 자부심이 되었다.

비즈 장식 톱은 Vass.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는 Marni.

옐은
아직 지난 콘서트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이다. 1월 5일 하이키가 정확히 데뷔 3주년을 맞은 날,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을 첫 팬 콘서트 무대에서 씨엘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으로 보여준 퍼포먼스를 신이 나 설명한다. 당장이라도 춤을 춰 보일 것처럼 앉은 자리에서 자꾸만 엉덩이를 들썩거리면서. 이렇게나 해사하게 웃어 보이는 옐에게도 해보고 싶은 것보다 고쳐야 할 것만 보여 웅크려 있던 때가 있었다. 그 시기를 거뜬히 지나올 수 있었던 건 숱하게 듣고 부르던 나의 팀, 하이키의 노래 덕분이다. “자기를 돌보고 사랑하는 방법을 말하는 하이키의 노래를 가까이하면서 한신영이라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마이키한테도 항상 말해요. 너희가 최고고, 잘하고 있다고. 너희는 꼭 잘될 거라고요. 뻔한 말인데 이렇게 돌려 말하지 않는 위로와 응원을 들을 일이 잘 없잖아요. 저희 노래를 듣는 모든 분들이 스스로의 진짜 팬이 되어서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톱, 퍼 슈즈는 Ferragamo. 체크 스커트는 Vass. 팬츠는 We11done. 팔찌는 아티스트 개인 소장품.

휘서가 착용한 피케셔츠는 We11done. 팬츠는 Rxquette by Adekuver. 메리제인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이가 착용한 셔츠, 드레스는 Nehera. 리본 장식 벨트는 N°21. 옐이 입은 재킷, 스커트는 모두 Jil Sander. 블라우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리이나가 입은 베스트 장식 셔츠, 스커트, 팬츠는 모두 Eenk.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옐이 착용한 톱, 슈즈는 Ferragamo. 체크 스커트는 Vass. 팬츠는 We11done. 휘서가 착용한 블라우스는 Faye. 베스트는 Jean Paul Gaultier by Vass. 스커트는 Songe Creux. 타이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이가 입은 톱은 Issey Miyake by Selvage Project.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는 Marni. 스커트는 Nodress by Selvage Project. 양말,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리이나가 착용한 톱은 Vass. 스커트는 Selvage Project. 뱅글은 Cos.

휘서는
언제까지나 춤추고 노래할 것이다. 초등학생 때는 소녀시대를 좋아했고, 중학생 때는 블랙핑크처럼 되고 싶었다. “부모님께 들었는데 제가 다섯 살 때 그랬대요. 엄마, 나는 아이돌이 될 거야!” 바쁠 때는 잠도 몇 시간 못 자고, 씻을 틈도 없이 스케줄을 소화했다. 한번은 말하다가 그대로 잠든 적도 있다. 그런데도 매일 매일이 즐거워서, 휘서는 생각했다. 나는 진짜 좋아하는 걸 미쳐서 하는 사람이구나! 20대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휘서는 이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 나는 독특한 사람. 그렇게 되고 싶고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엄마한테도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엄마, 나는 무슨 복이 있어서 이렇게 재미있게 살고 있는 거지?” 어쩌면 내 자신감의 원천은 사랑. 좋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살면서 나는 나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고 그 마음을 당연시하고 싶진 않다. 언제나 돌려주고 싶다. 가장 먼저 팬들에게!

블라우스는 Faye. 베스트는 Jean Paul Gaultier by Vass. 스커트는 Songe Creux. 슈즈는 Jil Sander. 타이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리이나는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쉽게 들뜨거나 가라앉지 않는 것. 리이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무대 위의 제 모습에 너무 취해 있으면 현실 감각을 잊게 되잖아요. 반대로 너무 다운되어 있으면 제가 마땅히 해야 할 몫을 못하게 되고요. 그래서 운동도 하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고, 지킬 수 있는 선에서 루틴을 유지하면서 살고 싶어요. 이렇게 살 때의 유일한 걱정은 어느 정도 ‘깨발랄’할 필요가 있는 아이돌로서의 자아와 점점 멀어진다는 거지만요.(웃음)” 리이나가 제 또래답지 않게 성숙하고 의젓해 보인다면 그건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일을 이왕이면 오래, 건강하게 하고 싶어서다. 이제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생각도,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그렇게 생겨났듯.

슬리브리스 톱은 Vass.

Credit

  • 에디터/ 손안나(서이, 휘서), 고영진(옐, 리이나)
  • 사진/ 니콜라이 안
  • 헤어/ 지니
  • 메이크업/ 서원
  • 스타일리스트/ 김성덕
  • 어시스턴트/ 노현승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