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부인전' 빌런 하율리, '옷소매'→'피라미드 게임' 캐릭터 변주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구덕이(임지연)를 향한 증오로 복수심에 불타는 빌런 '김소혜'를 연기하며 섬뜩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율리. 그러나 과거 그녀가 보여줬던 캐릭터들을 떠올리면, 지금의 모습과 연결 짓기 어려울 정도로 극적인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따뜻하고 속정 깊은 나인 '배경희', <오늘의 웹툰>의 까칠하지만 인간적인 인기 웹툰 작가 '뽐므', 그리고 <피라미드 게임>의 허세 가득한 '방우이'까지.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하율리는 시청자들에게 “이 배우가 정말 그 배우 맞아?”라는 반응을 자아내고 있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하율리는 빈궁의 침방 나인 '배경희'로 분해,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성덕임(이세영)의 든든한 동무로 등장한 배경희는 깔끔한 성격과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새침한 미인으로, 냉정한 조언 속에도 깊은 정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특히 아버지가 역관이라는 설정 덕분에 풍부한 정보력과 금전적 여유를 겸비한 배경희는 성덕임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극에 안정감을 더했다. 같은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김소혜'의 냉혹함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모습으로, 하율리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다.

SBS 드라마 <오늘의 웹툰>에서 하율리는 조회수 1위의 인기 웹툰 작가 '뽐므'로 변신해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직설적이고 까칠한 성격으로 ‘쉽지 않은 작가’라는 평가를 받지만, 내면에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캐릭터다. 정상의 자리에 오른 뒤 느끼는 불안과 방황을 섬세하게 그려낸 하율리는, 신입 PD 구준영(남윤수)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티빙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에서 하율리는 허세 많고 사교적인 성격의 '방우이'로 분했다. 상위 포식자인 백하린(장다아)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약자에게는 가차 없이 무자비한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다. 하율리는 방우이의 허세 어린 표정과 행동 속에서 잔혹함과 이중성을 날카롭게 표현하며, 캐릭터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얼핏 <피라미드 게임> 속 방우이는 <옥씨부인전>의 '김소혜'와 연결되는 듯한 예고편 같은 느낌을 준다. 연기 스펙트럼을 점진적으로 확장하며 하율리가 보여주는 변화무쌍한 캐릭터 변주는, 그녀를 앞으로 주목해야 할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