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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활명수>로 다시 쓰는 류승룡과 진선규의 코미디

류승룡과 진선규라면 또 한 번 웃을 수밖에. 영화 <아마존 활명수>에서 다시 만난 이들의 코미디는 여전히 유효하다.

프로필 by 고영진 2024.10.25
류승룡이 착용한 코트, 팬츠, 슈즈는 모두 Dries Van Noten. 진선규가 착용한 코트, 셔츠, 팬츠, 슈즈는 모두 Dolce & Gabbana.


하퍼스 바자 제작보고회부터 화보 촬영까지. 두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아마존 활명수>로 꽉 찬 하루다. 오늘 아침 어떤 각오로 집을 나섰나?
류승룡 비장했다. 아침 일찍 제작보고회가 있었고, 끝나자마자 인터뷰가 줄을 이었다. 몸은 피곤해도 분명한 행복을 느낀다. 요즘처럼 작품이 귀한 시기에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니까. 귀하고 귀하다….(노래를 흥얼거린다.)
진선규 특히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너무 귀하다. 오늘뿐 아니라 홍보 일정 내내 절대 지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아마존 활명수>가 잘돼서 이 날씨 좋은 가을에 극장에 생생한 활기가 돈다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류승룡 나는 홍보 활동이 일종의 토핑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가게 두 곳이 있다고 치자. 파는 아이스크림 종류도, 가격도 비슷한데 어느 한쪽에만 손님이 유독 몰린다. 왜 그런지 보면 그 집은 같은 아이스크림 위에 체리 토핑 하나를 더한다는 거다. 촬영과 편집이 모두 끝난 단계에서 우리 배우들이 할 수 있는 건 이 체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냥 팔아도 되지만 체리가 있을 때 아이스크림의 진가를 더 많은 사람에게 권할 수 있다.
진선규 이런 건 도대체 어디서 배워 오시는 건지 모르겠다.
류승룡 분당 정자역 쪽에 다니는 학원이 있다. 내 이름 대면 30% 할인도 해준다.

니트 톱은 Bottega Veneta.



하퍼스 바자 이미 <극한직업>에서 한 차례 증명된 바가 있는 만큼, 두 사람의 케미를 기대하는 관객이 많을 것 같다. 진선규 배우는 류승룡 배우의 캐스팅이 영화 출연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라고도 밝혔다.
류승룡 나 역시 대본을 읽으며 ‘빵식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선규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배우 진선규가 갖고 있는 코믹 DNA를 모조리 캐낸 게 분명하다. 촬영하는 내내 선규가 나를 바라볼 때 ‘캐 미(me)!’ 하는 목소리가 들렸거든.
진선규 (잠시 정적) 아… 이제 이해했다.(웃음) 아무래도 난 형을 따라가기엔 한참 멀었다. 우선 시나리오가 아주 재미있었고 내가 사랑하는 코미디 장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형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선택에 큰 영향을 줬다. <극한직업>을 사랑해준 관객들이 품고 있는 기대를 나 역시도 품고 뛰어들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는 형이 연기할 때 떨어지는 고물을 잘 주워 먹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 고물 주워 먹는 것도 기술이다.(웃음)
류승룡 원래 떨어진 고물들이 제일 맛있다. 라면도 제일 마지막에 남는 부스러기 면들이 유독 감칠맛 나지 않나. 선규는 그걸 알고 있고, 아주 맛있게 먹을 줄 안다.
하퍼스 바자 소식을 들은 <극한직업>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일단 단체 채팅방은 잠잠할 새가 없었을 것이고.
진선규 그 채팅방은 영화 개봉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매일같이 뜨겁다.
류승룡 (휴대폰을 건네며) 이게 불과 며칠 전의 대화다. 우리 둘 빼고 셋이 만났다고 약 올리는 거다. 같이 뭐 하자는 이야기, 서로를 격려하는 애정 어린 말들이 끊임없이 오간다. <아마존 활명수> 소식을 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사이 나는 이동휘 배우와 작품을 했었고, 이하늬 배우도 공명 배우와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있다. 이제 우리는 한 작품을 함께한 사이를 넘어 무언가 끈끈한 유대가 생긴 것 같은데, 이렇게 다른 작품으로 만날 때 참 재미있다.
진선규 이 팀워크가 정말 대단한 게, <극한직업>이 끝나고 내가 공연을 할 때마다 한 번도 빠짐없이 멤버들이 함께 와줬다.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응원하는 마음이 늘 식지 않을 수 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 중 이런 식으로 작품에서 만나는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래 왔듯 <극한직업 2>를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마무리된다.
류승룡 우리에겐 언제나 화두인 이야기다. 이번 <바자> 인터뷰가 불씨가 되어 <극한직업 2> 제작에 박차를 가하자는 범국민적 여론이 형성되길 바란다.

후드 집업, 쇼츠, 슈즈는 모두 Thom Brown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우선 <아마존 활명수> 이야기부터.(웃음) 요약하자면,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의 영광을 누렸던 ‘진봉’이 한순간에 회사 구조조정 1순위 신세가 되어 아마존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스토리다. 활자로 존재하는, 다소 현실감 없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땐 어떤 생각을 했나?
류승룡 결국 가족으로 귀결된다는 점이 가장 와닿았다. 회사에서 구박을 받지만 가장으로서 아이들과 아내를 남부럽지 않게 해주고 싶은 진봉의 모습이 나와 많이 닮아 있다고 느꼈다. 아마존 3인방도 가족과 자기 부족을 지키기 위해 먼 한국 땅까지 오는 것이다. 시나리오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엔진이 있을 텐데, ‘가족’ ‘보통의 삶’ 같은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성을 띤 엔진이다. 그래서 뻔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내가 이 작품을 택한 건 결국 그 뻔한 것 때문이었다. 때로는 보편적인 것이 가장 힘이 센 법이니까.
진선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되려 ‘웃기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작품을 홍보해야 하는 자리에선 어쩔 수 없이 코미디라는 장르를 강조하게 되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다. 아마존 원주민들을 데리고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나간다는 설정은 낯설고 황당할 수 있겠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삶에서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양궁이라는 스포츠가 주는 쾌감도 관전 포인트다.
하퍼스 바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역사를 쓴 활의 민족으로서 양궁이라는 소재를 가벼이 넘길 순 없었겠다.
류승룡 김창주 감독은 감독이기 전에 베테랑 편집기사다.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경력을 십분 활용해 양궁의 서스펜스를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 단순히 활 쏘는 장면이 아니라, 경기의 룰을 세심히 이해한 상태에서 화살을 쫓아가는 카메라의 시선이 정말 탁월하다 느꼈다. 올림픽 중계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폭발적인 짜릿함이 있을 거다.

진선규가 착용한 트렌치코트, 후드 집업, 쇼츠, 슈즈는 모두 Thom Brown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소장품. 류승룡이 착용한 니트 톱, 슈즈는 Bottega Veneta. 팬츠는 Dries Van Noten.

하퍼스 바자 서로에 대해서라면 이미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번 촬영을 함께하며 새롭게 발견한 모습도 있었나?
진선규 형이 연기한 ‘진봉’은 어딘가 애잔한 소시민의 색이 진하게 묻어 있다. 특히 아내에게 구박받을 때! 정말 사랑스럽다. 배우 류승룡이 연기한 인물은 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는데, <아마존 활명수>에서도 역시나 그랬다.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붙어 있는 연기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툭툭 튀어나올 때가 많았다. 그 와중에 코미디의 생명인 타이밍을 정확히 캐치한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이제는 형의 리듬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서 척하면 척, 타이밍 좋게 대사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그때의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덕분에 내내 즐기며 연기할 수 있었다.
류승룡 선규가 그야말로 사람 좋은 배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별수 없이 또 한 번 감탄하게 되더라. 성실한 건 두말할 것도 없고. 함께 출연한 아마존 배우 3인방이 선규를 얼마나 믿고 의지했는지 모른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피부로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배우 진선규의 진가는 그런 데 있었지’ 하고 다시 한 번 눈으로 확인했던 시간이었다.
하퍼스 바자 진선규 배우는 영화에서 무려 3개 국어를 구사했다고.
진선규 내가 연기한 ‘빵식’은 가상의 나라인 남미 ‘볼레도르’의 통역가인데 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설정이다. 아마존 3인방과 함께 진봉의 재기에 힘을 실어준다. 결과적으로 볼레도르에서 통용되는 포르투갈어, 남미 원주민의 언어인 과라니어, 한국어까지 3개 국어를 해야 했던 것이다. 내가 3개 국어를 했다는 사실보다 놀라웠던 건 국내에 과라니어를 구사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었다. 열정적인 일대일 코칭 덕에 애드리브까지 해냈다.
류승룡 3개 국어 다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빵식이표 뽀글머리다. 머리 세팅하는 데 시간이 엄청 걸렸다.
진선규 컬이 풀릴 때쯤 다시 볶기를 반복해 완성한 탄력이다. 요즘 부쩍 그 헤어스타일이 그립다. 빵식이 분장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빵식이는 나와 성향적으로 너무 다른 인물이라 헤어는 물론이고 옷 입는 스타일도 전혀 다른데 앞으로는 다시는 못해볼 콘셉트라 생각해서인지 마음 한편에 아련하게 남아 있다.
류승룡 나는 <최종병기 활>이 아무리 좋았어도 다시 변발 분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 수고로운 과정을 기꺼이 겪어가며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건 캐릭터에 대한 순수한 애정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 대단한 거지.
하퍼스 바자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 이바, 왈부와 어떤 합을 보여줄지도 기대된다. 브라질 배우와 함께 연기해본 경험은 두 사람 모두에게 처음이었을 텐데.
진선규 이번 파리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 선수가 1점을 쏜 것이 화제였다. 코칭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장비와 시설마저 부족한 환경에서 반복에 반복을 가해 올림픽 출전까지 이뤄낸 선수를 보며 느낀 감동이 있을 것이다. <아마존 활명수>에도 그런 울림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연을 가까이하며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마존 3인방 배우들 덕에 이 영화의 이야기에 훨씬 무게가 실렸고 건강한 웃음을 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정말 긍정적이고 명랑한 친구들이라 함께하는 내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스몰 토크의 귀재들.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
류승룡 스몰 토크 말고 라지 토크. 말이 잘 통하지 않는데도 그렇게 수다스러울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브라질 배우들이라고 다를 건 없더라. 힘들면 짜증 내고, 맛있는 거 먹을 때 언제 그랬냐는 듯 나아지고, 촬영 빨리 끝나면 좋아하고.(웃음) 아마존 3인방이 이 영화의 복병일 거라 생각한다. 제목이 ‘아마존’ 활명수인 데는 이유가 있다.

코트, 팬츠, 슈즈는 모두 Dries Van Noten.

변화를 꾀해야 하는 건 아닐까, 지금의 내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클래식한 것을 내놓아야 할까. 수도 없이 저울질한다.여전히 답은 찾지 못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앞으로도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별수 없다고 생각한다. 고통을 동반한 고민을 이어가며 묵묵히 연기하는 수밖에. - 류승룡

코트, 셔츠, 팬츠, 슈즈는 모두 Dolce & Gabbana.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배우로서 탐할 수 있는 일들, 이를테면 주인공도 하고 상도 받는 일이 언젠가는 이루어져 있겠지. 욕심내지 않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잘 유지하는 것도 배우로서의 역량이다. 성숙한 인격, 안주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성실함이 뒷받침되어야 하니까. - 진선규

하퍼스 바자 류승룡 배우의 경우 <극한직업>부터 <닭강정> <7번 방의 선물> <내 아내의 모든 것>까지. 그간 숱한 코미디 작품을 지나왔지만, 이번 영화는 유독 긴장하며 촬영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승룡 혹시라도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휘발되거나 그저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만 할까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는지 촬영하는 내내 아팠다. 돌아보면 양질의 스트레스였다. 코미디는 정말 묘하다. 실존주의는 ‘신이 없는데 있다고 치자’는 전제 하에 발달된 철학인데, 코미디가 딱 그런 것 같다. 예를 들면 <닭강정>은 ‘딸이 닭강정으로 변했다고 치자’, <아마존 활명수>는 ‘잘나가던 양궁선수가 추락해 아마존 원주민을 만나러 갔다고 치자’는 거지. 이 가정에서 발생하는 현실과의 간극이 좁으면 좁을수록 관객의 공감과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웃음은 마음을 여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 간극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매개이고. 내가 볼 땐 특효약이다. 그래서 코미디 영화를 볼 때만큼은 어떤 경계도 의심도 없이 그저 마음을 활짝 열고 봐줬으면 좋겠다.
하퍼스 바자 코미디가 체질인 배우들이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할 때도 느꼈지만, 일단 확실히 몸을 잘 쓴다.
류승룡 극단에 있을 때 발레, 현대무용, 아크로바틱을 기본으로 했다. 난타 공연도 5년 정도 했고. 그때의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준 것 같다. 근데 사실 나는 골반만 잘 쓴다.
진선규 무슨 소리. 눈썹에도 자아가 있는 분이! 이번 영화에서 활 쏘는 장면을 보면서 느낀 건데, 형이 전반적으로 힘도 좋아서 디테일한 움직임까지 각이 잡혀 있는 것 같다. 형은 실제로 운동도 많이 한다.
류승룡 우리 진선규 배우야말로 몸 잘 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 <델라 구아다>라는 브로드웨이 작품이 있다. 배우의 몸짓 하나, 작은 동선 하나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퍼포먼스 공연인데 오디션을 통해 뽑힌 국내 유일의 배우가 진선규다. 개인적으로는 선규가 한 <나빌레라>도 너무 좋았다.

류승룡이 착용한 코트, 셔츠, 팬츠는 Dolce & Gabbana. 진선규가 착용한 트랙 집업,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하퍼스 바자 진선규 배우는 영화 <카운트>를 개봉할 때 “지금 꿈의 90%를 이룬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랑해 마지않는 연기를 통해 종국에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지금은 그 꿈에 얼마나 가까이 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류승룡 일만 놓고 본다면 나는 다 이룬 바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한계 없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봤고, <킹덤>이라는 시리즈물도 해봤고, <무빙>을 통해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도 해봤다. 내가 출연한 천만 관객 영화가 어느새 네 편이나 쌓였고, 백상예술대상 대상도 받았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 누렸다는 사실이 가끔은 믿기지 않는다. 정말 운이 좋았다. 가끔씩 변화를 꾀해야 하는 건 아닐까, 혹은 지금의 내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클래식한 것을 내놓아야 할까. 이 사이에서 수도 없이 저울질한다. 여전히 답은 찾지 못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앞으로도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별수 없다고 생각한다. 고통을 동반한 고민을 이어가며 묵묵히 연기하는 수밖에.
진선규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내 꿈은 오디션 없이 캐스팅되는 것이었다. 덧붙이자면 좋은 가정을 만들고, 아이를 낳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도. 그 사실들만 놓고 봤을 땐 지금 다 이루었다. 그럼 다음 꿈은 꿀 차례인데, 이제는 지금 일궈낸 것들을 잘 유지하고 이 삶이 주는 행복을 성실히 느끼자는 생각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욕심내지 말자는 거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배우로서 탐할 수 있는 일들, 이를테면 주인공도 하고 상도 받는 일이 언젠가는 이루어져 있겠지.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잘 유지하는 것도 배우로서의 역량이다. 성숙한 인격, 안주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성실함이 뒷받침되어야 하니까. <아마존 활명수>가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한대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깊이 남을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 그런 작품이 쌓일 때 상도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류승룡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만큼 귀한 것도 없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도 그런 말이 나오지 않나. 만족에는 종착역이 없다고.

Credit

  • 사진/ 김신애
  • 헤어/ 백가영(류승룡),이수(진선규)
  • 메이크업/ 설영은(류승룡),조아(진선규)
  • 스타일리스트/ 송희경(류승룡),김민정(진선규)
  • 프롭 스타일리스트/ 전수인
  • 어시스턴트/ 정지윤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