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싫' 너머의 평행우주? '갯마을'→'파리의 연인' 떠오르네!

손해 보기 싫다는 일념으로 가짜 결혼식까지 올린 손해영(신민아)이 신명나게 말아주는 로맨틱 코미디! tvN 월화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는 그 자체로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며 5회 만에 4%를 넘기며 상승세에 올라탔다. 뿐만 아니라 왠지 보는 내내 작품 너머의 '평행우주'를 연상케 하는 포인트들이 의외의 재미를 더한다.

지난 2021년 방영돼 큰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속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과 예능 PD '지성현'(이상이)은 3년 만에 <손해 보기 싫어서> 속 꿀비교육 과장 '손해영'(신민아)과 사장 '복규현'(이상이)으로 재회했다. 전작에서 묘한 감정이 일부 싹트기도 했던 두 사람은, 이제 그러한 감정과는 완전히 무관한 조직의 일원으로 거듭났다. 다행히 두 사람의 관계는 꽤 우호적. 또한 손해영의 동생 남자연(한지현)과 복규현의 관계가 '혐관'에서 '로맨스'로 발현될 여지가 다분한 만큼, 두 사람이 혹시 해피엔딩을 맞을 경우 손해영은 복규현의 '처형'이 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총 3개의 시즌으로 선보인 김순옥 작가의 파격적인 핏빛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에는 인상적인 신인 배우들이 즐비했다. 헤라펠리스 최상층인 100층에 거주하는 주단태(엄기준)-심수련(이지아) 부부의 아이들 주석훈(김영대)-주석경(한지현)남매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들은 3년 후 <손해 보기 싫어서>로 다시 조우했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는 손해영(신민아)으로 각각 가짜 남편 김지욱(김영대)과 위탁가정으로 가족이 된 동생 남자연(한지현)으로 분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두 사람 모두 가정사가 전작이나 이번작이나 다 파란만장하다.

2023년 JTBC에서 방영되며 큰 사랑을 받았던 <힘쎈 여자 강남순>의 김정식 PD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 바로 <손해 보기 싫어서>이다. 전작의 인연으로 맺어진 배우들은 속속 <손해 보기 싫어서>에 모습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길중간' 역의 김해숙은 김지욱(김영대)의 할머니로 과거의 회상 신에 등장했고, '황금주' 역 김정은은 전작의 황금주 그대로 출연했다. 또한 '류시오' 역의 변우석은 김지욱이 그만둔 편의점의 새로운 야간 아르바이트생으로 합류해 손해영(신민아)과 찰나의 연기 합을 맞춰 강렬한 임팩트를 안겼다.

배우 김정은은 전작 <힘쎈 여자 강남순> 촬영이 끝난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황금주'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온 모습 그 자체로도 인상적이었지만, 여기에서 또 하나의 작품이 포개진다는 점이 핵심 포인트다. 지나치게 잘생긴 김지욱의 외모에 "왜 말 못해? 나 잘생겼다. 나 미남이다. 왜 말을 못하냐!!"라고 <파리의 연인>(2004) 명대사를 활용하며 나무라는(?) 손해영의 앞에 "저 꼴을 하고 어떻게 그래요!"라고 깜짝 등장한 김정은의 뒤로 깔리는 음악 역시 <파리의 연인> OST인 조성모의 '너의 곁으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방영돼 최고 시청률 57.6%를 기록했던 경이로운 작품의 패러디는 모두의 향수를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