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한 방울에 이토록 많은 스토리가 담겼다고?
N°5 로(L'EAU) 드롭이 품은 향기로운 이야기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샤넬 ‘N°5’ 앞에는 ‘전설적인’이라는 말이 짝꿍처럼 따라온다. 단순히 샤넬에서 선보인 최초의 향수이자 1921년 출시돼 지금까지 진열대 중심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N°5’는 하나의 향수에 한 종류의 꽃만 사용하던 보편적인 제조법을 깨고 합성 성분인 알데하이드를 활용해 만든 완전히 새로운 향기였고, 당시 트렌드와 정반대되는 실험용 사각 병 형태의 보틀 등 향수 역사를 바꾼 장본인이었다. 또한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본래의 형태와 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그 위상을 높인다. ‘N°5’처럼 엄마에게서 딸로 세대를 이어가며 추억을 공유하는 향수가 있을까?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만큼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각기 다른 추억으로 스며들어 있다. 나의 첫 번째 기억은 성인이 되고 처음 맞은 생일 당시 남자친구에게 받은 ‘N°5’다. 지금 돌이켜봐도 설레는 감정이 피어오른다. 이처럼 샤넬은 ‘N°5’에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흥미로운 기억이 녹아 있다는 점에 착안해 ‘N°5 로 드롭’을 선보인다. 1백 년 동안 고수해온 ‘N°5 = 사각’이라는 형태에 변화를 시도하며 원형의 유리 보틀로 추억이 담긴 향수 방울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만나본 ‘N°5 로 드롭’은 샤넬의 핸드크림 ‘라 크렘 망’을 닮은 한 속에 쏙 들어오는 모양, 빛이 투과되는 투명한 글라스, 향수 한 방울을 의미하는 드롭(Drop)이라는 이름까지 소유욕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가득했다. ‘N°5 로 드롭’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2016년,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Olivier Polge)가 ‘N°5’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N°5 로(L’EAU)’를 품고 있다. 상큼한 시트러스와 깨끗한 알데하이드 위로 피어오르는 재스민, 장미, 일랑일랑의 다채로운 꽃향기가 산뜻하게 마무리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베티버와 시더, 머스크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선을 끄는 원형 디자인, 사계절 내내 사용하기 적합한 향, 한정 판매라는 전투력 높이는 허들까지. ‘N°5 로 드롭’의 높은 인기가 예견된다.



지난 6월 4일, 샤넬의 새로운 향수를 심도 있게 경험하기 위해 <바자>는 홍콩으로 향했다. 내내 비가 내리는 덥고 습한 날씨임에도 불쾌지수가 높지 않았던 건 미리 전달받아 뿌린 ‘N°5 로 드롭’의 산뜻한 향기가 주변을 맴돌았기 때문이었을 거다. ‘N°5 로 드롭’의 론칭 행사는 젊은 작가들의 공방, 핫한 카페와 맛집이 아파트처럼 입주해 있는 옛 경찰학교 기숙사 PMQ에서 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2층의 문을 열자 블랙과 화이트 컬러 배치가 샤넬의 세계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N°5 로 드롭’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디귿자 형태의 공간은 다섯 파트로 나눠져 있었다.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공간에서 타원이 여러 겹 합쳐진 디스플레이 안에 위치한 ‘N°5 로 드롭’을 만날 수 있었다. 향수는 묘한 연기로 감싸여 있고 그 아래에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한 방울’이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향수 방울 같은 원형이 신비로운 느낌을 내도록 디자인되었으며 연기처럼 사라지는 찰나의 시간, 우리 머릿속에 각인되는 제품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흥미로운 디스플레이를 관찰하던 중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는 터널 안에 마치 비처럼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브랜드 담당자는 우리를 터널 안으로 안내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사이 용기 있는 한 명이 나섰다. 그가 거침없이 전진하자 물줄기는 양쪽으로 갈라지며 길을 텄다. 2016년,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는 이미 전설의 자리에 오른 ‘N°5’를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큰 용기를 냈다. ‘N°5 로(L’EAU)’ 속에는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대담한 정신이 깃들어 있음을 알리는 퍼포먼스였다. 터널을 통과하니 거울 안에 비친 내가 나를 반겼다. 잠시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물기 어린 거울에 메시지를 남겼다. 프랑스어로 ‘로(L’EAU)’는 물을 의미하며 향수가 품은 사랑은 물처럼 흘러 가족, 친구, 지인에게 전파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먼저 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다음은 열망의 공간이었다. 바닥에는 ‘당신의 열망을 드러내 보세요(Reveal Your Desire)’라는 문구가 빛나고 있었다. 그 위에 서자 한쪽 벽면을 채웠던 ‘N°5 로 드롭’을 표현한 여러 장의 이미지가 합쳐져 입체적인 향수 형태로 변했다. 내 안의 열망은 새로운 도전을 향한 에너지로 탈바꿈할 수 있으며 ‘N°5 로 드롭’에 수많은 열망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지막 공간엔 무수히 많은 향수 방울들이 자유롭게 유영 중이었다. 몸을 움직이고 걸을 때마다 쫓아오던 향수 방울이 하나로 모아져 거대한 형태로 변했다.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향을 만끽하는 것이야말로 ‘N°5 로 드롭’을 행복하게 즐기는 방법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새로운 향수를 통해 깊이 있게 경험한 다섯 가지 감정은 홍콩에서의 시간을 충만하게 했다. 향으로 여행을 기억한다는 어느 배우처럼, 나에게 홍콩은 ‘N°5 로 드롭’으로 기억될 것이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한 방울(A DROP OF MYSTERY)’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간.

‘N°5 로 드롭’을 감싼 연기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유롭게 부유하는 향수 방울과 함께 움직이며 ‘행복을 담은 한 방울(A DROP OF JOY)’, ‘N°5 로 드롭’을 만끽했다.

‘N°5 로(L’EAU)’를 창조하던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의 대담한 용기를 느낄 수 있다. 터널을 통과하면 ‘용기가 필요한 한 방울 (A DROP OF BRAVERY)’이라는 문구가 우리를 맞이한다.

열망이라는 글자 위에 서면 벽면의 이미지가 하나로 합쳐져 ‘열망을 채운 한 방울(A DROP OF DESIRE)’의 향수로 완성된다.

물기 어린 거울에 나를 향한 사랑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을 담은 한 방울(A DROP OF LOVE)’의 향수가 물처럼 흘러 전파된다는 의미.
Credit
- 사진/ © Chanel Beauty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Celeb's BIG News
#스트레이 키즈, #BTS, #엔믹스, #블랙핑크, #에스파, #세븐틴, #올데이 프로젝트, #지 프룩 파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