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가 펼친 경이로운 주얼리의 세계
시간의 결정화(結晶化)로 불리는 보석에 인간의 미적 감각이 보태어졌을 때 최고라 일컫는 걸작이 탄생한다.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에서 만나게 될 경이로운 주얼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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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은 약 46억 년 전부터 지구 자체의 활동으로 생성된 것으로 그 속에 담긴 시간의 밀도는 인간의 개념으로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보석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어쩌면 그 장대한 시간에 대한 갈망일지도 모른다. 1백70여 년 동안 까르띠에는 기나긴 시간을 거쳐 탄생한 보석과 경이로운 자연, 세계의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에 장인의 독보적인 공예 기술을 결합한 주얼리를 만들어왔다. 그건 보석의 시간에 대한 경외이자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이었다. 까르띠에는 지난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까르띠에의 예술» 전시에 이어 그들의 소장품을 국내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전시를 준비했다. 오는 5월, DDP에서 열리는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에서는 까르띠에 아카이브와 평소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개인 소장품을 포함한 약 3백여 점을 한데 모아 까르띠에 스타일이 갖는 강력한 문화와 창조적 가치를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시간을 축으로 구성했다. 전시는 어둡고 긴 공간 끝에서 3.5미터 길이의 시침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시계를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장면을 목도하며 우리는 우주 창조의 역사를 되짚는 동시에 만물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이곳을 통과하면 12개의 기둥에서 빛이 쏟아지는, 지름 14.5미터의 원형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동굴의 천장 틈새로 어둠을 뚫고 쏟아지는 듯한 빛은 천지창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 조명 아래엔 까르띠에의 컬렉션 중 하나인 탁상시계가 배치되어 있다. 시간의 공간이라 이름 붙인 이곳은 전시의 핵심인 시간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이후로 전시는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범세계적인 호기심’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담아 까르띠에의 경이로운 컬렉션을 선보인다. 전시의 디자인은 지난 2019년 도쿄국립신미술관에서 열린 까르띠에 전시를 디자인했던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설립한 건축회사 신소재연구소에서 맡았다. “신소재연구소는 돌과 나무의 자연미를 디자인과 형태로 승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연구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는 시간이 새겨져 있다. 전시를 구성하며 가장 집중했던 건 이 시간의 의미를 전시 전반에 설득력 있게 담는 것이었다.” 사카키다 토모유키의 말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 소재가 눈에 띈다. 여기에 까르띠에의 후원을 통해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자매기관인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이 연구 복원한 한국의 전통 직물 ‘라’와 한지가 전시장 곳곳에 사용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서양의 시간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에서 서로 같으면서도 다른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의 시작점인 ‘프롤로그: 시간의 공간, 미스터리 클락과 프리즘 클락’ 섹션에 놓인 까르띠에의 모델 A 미스터리 클락(1918). 이 탁상시계는 단순한 장식예술을 넘어 현재가 순식간에 과거가 되고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가는 시간의 신비한 진리를 표현한다. 시곗바늘이 마치 무브먼트에 연결되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프롤로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전시 첫 번째 챕터에서는 소재와 색채를 다루는 까르띠에만의 독보적인 노하우를 소개한다. 메탈을 다루는 섬세하고 세련된 기술, 스톤 가공 기술, 다양한 장식과 여러 가지 보석의 색채를 활용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 섹션이다. 이곳에 놓인 작품들은 까르띠에 장인정신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그 자체로 고귀하고 품격이 넘친다. 특히 이 챕터에서는 공간을 수직적으로 구분하기 위해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인 ‘라’를 캐노피처럼 연출했다. 라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쇼케이스가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어 은은하게 풍기는 나무 향과 함께 고요하고 차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로통드 드 까르띠에 워치
까르띠에
2017
1930년도에 만들어진 시가렛 케이스와 비슷한 형태로 화이트 골드와 라피스라줄리, 옵시디언, 마노와 오팔을 상감 세공했다. 케이스에는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장식되어 있으며, 미스터리한 형태의 시침과 분침이 돋보인다.
시가렛 케이스
까르띠에 파리
1930
숙련된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시가렛 케이스로 옐로 골드와 라피스라줄리, 터키석이 상감 세공되어 있다. 또한 장금 장치에는 두 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장식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힌두 네크리스
까르띠에 파리, 특별 주문 제작
1936(1963년에 리폼)
까르띠에의 대범한 색채 활용법이 돋보이는 네크리스로 플래티넘과 화이트 골드 위로 총 146.9캐럿 브리올레트 컷 사파이어 13개, 총 93.25캐럿 나뭇잎 모양 조각 세공 사파이어 2개와 함께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이 장식되어 있다.
네크리스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21
섬세하고 세련된 까르띠에의 세공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네크리스로 50.63캐럿 실론, 버마산 타원형조각 세공 사파이어 1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다이아몬드 등이 사용되었다.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5
가장 자연스러운 보석의 모습을 담아낸 너비 6.4cm의 브레이슬릿으로 189.345 캐럿 오팔 1개와 브릴리언트 컷· 라운드·페어 셰이드 로즈 컷 다이아몬드, 퍼플 사파이어, 블루 사파이어, 에메랄드가 비정형적으로 장식되어 있다.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2014
지름 7.3cm의 이 브레이슬릿은 마치 건축물처럼 견고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이트 골드와 블랙 래커를 사용해 모던한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브릴리언트·로즈 컷 다이아몬드로 화려함을 더했다.
네크리스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17
신비로운 색감을 지닌 웅장한 140.21캐럿 콜롬비아산 카보숑 컷 에메랄드 주위로 그래픽적인 다이아몬드 라인이 더해져 크기는 물론 컬러의 대조를 이루고 있다.
네크리스
까르띠에 런던, 특별 주문 제작
1932
143.23 캐럿의 신비로운 쿠션형 에메랄드가 눈길을 사로잡는 네크리스. 리드미컬한 다이아몬드 라인이 대범한 사이즈의 에메랄드와 어우러져 경이로운 까르띠에표 디자인을 완성한다.
스네이크 네크리스
까르띠에 파리
1919
총 길이 22cm의 오픈 백 네크리스로 꼬리가 꼬이는 지점에 클래스프가 장착되어 있다. 뱀의 몸은 제자리에 있을 때는 단단하지만, 착용하면 목의 곡선에 맞게 유연하게 변한다.
네크리스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09
마치 풀 속을 움직이는 뱀을 연상 시키는 네크리스로 플래티넘 위로 에메랄드와 화이트 다이아몬드, 옐로 다이아몬드가 장식되어 있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 넘치는 까르띠에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브레이슬릿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14
34.27 캐럿 잠비아산 카보숑 컷 에메랄드를 품고 있는 팬더 모티프의 브레이슬릿으로 3차원적인 팬더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과거 오닉스와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팬더 패턴은 ‘주얼리계의 핵폭탄’이라 신문에 기록될 정도로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1에서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다.
김민정은 예술과 패션 산업의 흥미로운 융합 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기록하는 프리랜스 에디터다.

「
CHAPTER 1
프롤로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전시 첫 번째 챕터에서는 소재와 색채를 다루는 까르띠에만의 독보적인 노하우를 소개한다. 메탈을 다루는 섬세하고 세련된 기술, 스톤 가공 기술, 다양한 장식과 여러 가지 보석의 색채를 활용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 섹션이다. 이곳에 놓인 작품들은 까르띠에 장인정신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그 자체로 고귀하고 품격이 넘친다. 특히 이 챕터에서는 공간을 수직적으로 구분하기 위해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인 ‘라’를 캐노피처럼 연출했다. 라로 둘러싸인 공간 안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쇼케이스가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어 은은하게 풍기는 나무 향과 함께 고요하고 차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까르띠에
2017
1930년도에 만들어진 시가렛 케이스와 비슷한 형태로 화이트 골드와 라피스라줄리, 옵시디언, 마노와 오팔을 상감 세공했다. 케이스에는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장식되어 있으며, 미스터리한 형태의 시침과 분침이 돋보인다.

까르띠에 파리
1930
숙련된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시가렛 케이스로 옐로 골드와 라피스라줄리, 터키석이 상감 세공되어 있다. 또한 장금 장치에는 두 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장식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까르띠에 파리, 특별 주문 제작
1936(1963년에 리폼)
까르띠에의 대범한 색채 활용법이 돋보이는 네크리스로 플래티넘과 화이트 골드 위로 총 146.9캐럿 브리올레트 컷 사파이어 13개, 총 93.25캐럿 나뭇잎 모양 조각 세공 사파이어 2개와 함께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이 장식되어 있다.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21
섬세하고 세련된 까르띠에의 세공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네크리스로 50.63캐럿 실론, 버마산 타원형조각 세공 사파이어 1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다이아몬드 등이 사용되었다.
「
전시의 두 번째 챕터에서는 순수한 선과 형태의 창조적 본질을 찾아 떠나는 까르띠에의 여정을 만날 수 있다. 경이로운 까르띠에의 주얼리들은 자연 세계에서 드러나는 선과 형태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에센셜 라인’과 ‘스피어’, 주얼리의 구조적 요소에 주목하여 주얼리가 어떻게 그 자체로 건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뉴 아키텍처’, 움직임이 착시를 통해 시각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어떻게 작품에 표현되는지를 알아보는 ‘옵틱스’로 나뉜다. 이어 ‘혼돈 속의 조화’에서는 젬스톤이나 디자이너로부터 출발한 우연한 사건이 주얼리 디자인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일상에 깃든 아름다움’에서는 산업 분야나 패션계의 쿠튀르 등 주얼리 세계와 다소 무관한 것으로 여겨온 영역에서 메종이 어떻게 아름다움을 발견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CHAPTER 2

까르띠에
2015
가장 자연스러운 보석의 모습을 담아낸 너비 6.4cm의 브레이슬릿으로 189.345 캐럿 오팔 1개와 브릴리언트 컷· 라운드·페어 셰이드 로즈 컷 다이아몬드, 퍼플 사파이어, 블루 사파이어, 에메랄드가 비정형적으로 장식되어 있다.

까르띠에
2014
지름 7.3cm의 이 브레이슬릿은 마치 건축물처럼 견고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이트 골드와 블랙 래커를 사용해 모던한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브릴리언트·로즈 컷 다이아몬드로 화려함을 더했다.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17
신비로운 색감을 지닌 웅장한 140.21캐럿 콜롬비아산 카보숑 컷 에메랄드 주위로 그래픽적인 다이아몬드 라인이 더해져 크기는 물론 컬러의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까르띠에 런던, 특별 주문 제작
1932
143.23 캐럿의 신비로운 쿠션형 에메랄드가 눈길을 사로잡는 네크리스. 리드미컬한 다이아몬드 라인이 대범한 사이즈의 에메랄드와 어우러져 경이로운 까르띠에표 디자인을 완성한다.
「
전시의 마지막 챕터에서는 까르띠에 디자인의 원동력인 '범세계적인 호기심’을 주제로 세계의 문화와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독보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까르띠에의 기록 속에는 동아시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지명이 등장한다. 이 지역들의 건축, 신화, 패턴과 색상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까르띠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챕터에서는 한국에서 영향을 받은 특별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까르띠에의 호기심은 자연으로도 이어진다. 식물은 많은 주얼러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모티프이지만, 까르띠에는 오키드로 대표되는 식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창조하였다. 또한 다채로운 보석으로 구현된 맹렬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팬더, 목을 유연하게 감싸는 뱀, 그래픽으로 표현된 야생의 호랑이 등 까르띠에 스토리의 동물 주인공을 담은 다양한 주얼리들이 전시되어 있다. CHAPTER 3

까르띠에 파리
1919
총 길이 22cm의 오픈 백 네크리스로 꼬리가 꼬이는 지점에 클래스프가 장착되어 있다. 뱀의 몸은 제자리에 있을 때는 단단하지만, 착용하면 목의 곡선에 맞게 유연하게 변한다.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09
마치 풀 속을 움직이는 뱀을 연상 시키는 네크리스로 플래티넘 위로 에메랄드와 화이트 다이아몬드, 옐로 다이아몬드가 장식되어 있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 넘치는 까르띠에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괴테는 “과거를 잊은 자는 결국 과거 속에 살게 된다”고 했다. 1백70여 년간 세상의 진귀함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까르띠에. 그들에게 과거는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니다. 까르띠에는 1970년대부터 자신들의 초기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1860년대 초부터 200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3천5백여 점의 작품을 모았고, 이를 까르띠에 컬렉션이라 명명했다. 이 컬렉션은 단순히 까르띠에의 역사가 아니라 장식예술과 사회 전반의 진화를 기록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까르띠에의 과거가 의미를 갖는 건, 이를 통해 미래를 창조하기 때문일 터. 지금 이 순간도 과거를 수집하는 까르띠에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찬란한 까르띠에 컬렉션은 1989년 파리 프티 팔레 미술관에서 열린 최초의 전시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의 유명한 기관 및 박물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Cartier Collection

까르띠에, 개인 소장품
2014
34.27 캐럿 잠비아산 카보숑 컷 에메랄드를 품고 있는 팬더 모티프의 브레이슬릿으로 3차원적인 팬더의 형태가 인상적이다. 과거 오닉스와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팬더 패턴은 ‘주얼리계의 핵폭탄’이라 신문에 기록될 정도로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1에서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다.
김민정은 예술과 패션 산업의 흥미로운 융합 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기록하는 프리랜스 에디터다.
Credit
- 글/ 김민정
- 사진/ 까르띠에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Celeb's BIG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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