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진주 주얼리를 한 정해인
정해인의 말간 얼굴에 더해진 타사키의 우아한 강인함, 그리고 대담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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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스 바자 <D.P.> 시리즈, 특별출연한 <서울의 봄>까지 한동안 군인의 모습이 낯익었는데, 타사키의 여러 컬렉션을 착용한 모습이 새로워요.
정해인 남자도 진주가 어울릴 수 있구나, 새삼 깨달았어요. 이렇게 다양한 진주를 착용할 기회는 드문데 색다른 경험이었죠.
하퍼스 바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 멜로 작품을 지나 배우 정해인의 의외의 모습이 각인된 계기로 <D.P.>를 빼놓을 수 없죠. 안준호라는 역할을 통과하며 가장 크게 영향받은 점은 무엇인가요?
정해인 목소리를 낼 때는 내야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는 보여줘야 한다는 것. 준호 역을 연기하며,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가만히 있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어떤 깨달음도 얻었고요. 반대로 때론 다 알지만 말을 안 하는 것에도 용기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도 해요.
하퍼스 바자 지난여름 공개된 <D.P.> 시즌 2는 시즌 1 마지막 회의 무게감을 이어가며, 군대 내 부조리한 시스템 문제에 더욱 집중하죠. 인천 부둣가, 기차 등 선임으로 성장한 안준호의 액션 반경도 넓어졌는데, 특별히 준비한 점은 무엇이었나요?
정해인 시즌 1에 비해 절제된 감정을 표현해야 했어요. 극이 진행될수록 준호의 표정이 점점 사라지죠. 액션도 결국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인물이 이 액션을 왜 하는지를 우선에 두고, 액션 자체가 좀 멋이 없더라도 진심을 전달하려고 했죠.

하퍼스 바자 시리즈물을 촬영하는 건 어떤 경험이었어요? 두 시즌 주연으로 부담도 컸을 텐데.
정해인 시즌 1과 2 사이, 촬영에 일 년 정도 텀이 있었어요. 이전 시즌을 계속 돌려 보며 감정을 이어가려고 했고, 현장에서는 의기투합해 만난 스태프, 배우들과 다시 보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저는 어떤 작품이든 보는 사람들의 평가가 맞다고 봐요. 만든 사람들의 손을 떠나면 좋은 결과를 바라거나 연연하지 않으려 해요.
하퍼스 바자 최선을 다한 결과물에 욕심이 생기기 마련일 텐데, 마음을 잘 비우는 편인가 봐요.
정해인 현장에서 좋았던 순간을 채우고 행복감을 최대한 만끽하려고 해요. 더는 아쉬운 점이 남지 않도록. 진짜 행복은 현장에 있어요.
하퍼스 바자 촬영장에서 가장 쾌감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정해인 모든 프로세스가 잘 돌아갈 때.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주고받는 에너지가 생생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말 그대로 눈빛만으로 이 사람의 의도가 이해되고. 우리는 작품을 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이니까 그 작품을 위해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을 때 그 순간이 너무 좋아요.
하퍼스 바자 차기작 <엄마친구아들>에서 처음으로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하게 됐어요.
정해인 처음 맡는 장르여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사실 이 작품을 고른 데엔 피를 그만 보고 싶은 이유가 컸어요. <설강화>부터 <베테랑 2>까지, 한동안 사람이 죽거나 피를 쏟는 장면을 자꾸 보니 저도 모르게 영향을 받더라고요. 파트너인 (정)소민 씨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수차례 경험한 편이어서 출연 작품 위주로 찾아보며 준비하고 있어요. 어떤 연기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익히고 있죠. 최근 개봉한 영화 <30일>도 극장에서 봤고요.

하퍼스 바자 ‘엄친아’라는 단어, 잘 어울려요.
정해인 단어 그대로 보면 부러움의 대상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사이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누군가의 유년기 시절에 한 명쯤 있을 법한 인물이 되기 위해서.
하퍼스 바자 어렸을 때 어떤 아이였어요? 데뷔 초부터 정해인의 매력은 어쩐지 아련한 미소, 체념하는 정서라고 생각해와서인지, 조숙한 어린이였을까 추측해봤죠.
정해인 좀 신중한 성향의 아이였죠. 맞벌이로 일하신 부모님을 대신해 유치원 때부터 친할머니, 할아버지가 길러주신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말도 잘 못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두려워하는 아이였죠. 배우가 될 거라 상상도 못할 정도로. 수능을 치고 연기를 전공하겠다 했을 때 처음 제 목소리를 냈어요.
하퍼스 바자 스무 살 무렵,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어요?
정해인 이전에는 정해진 틀이나 계획에 저를 집어넣고 살다가, 처음으로 제가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나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 내성적인 아이가 내 목소리나 행동을 하나하나 표현하는 재미에 이끌렸던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오랜 팬들이 정해인의 시작을 보려면 독립영화 <서울의 달>을 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졸업 후 작은 역할이나 독립영화에 출연하던 시기 맡은 작품이고, 동대문 의류도매시장에서 ‘사입 삼촌’ 일을 하는 지평 역을 맡았죠.
정해인 저예산 영화여서 일정이 매우 타이트했는데, 신마다 빠르게 치고 빠지던 기억이 나요. 동대문에 그 시간대에 여는 술집이 따로 있는 것도 처음 알게 되고. 생활감 있는 현장을 경험하면서 재미있었고요. 독립영화, 상업드라마와 영화 가리지 않고 오디션을 정말 많이 보고 떨어지던 시기였어요.
하퍼스 바자 하반기 개봉을 앞둔 <베테랑 2>에서 황정민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정해인 연기 이외에 현장의 공기라는 게 있거든요. 주연 배우로서 그 공기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시는 걸 보고 많이 배웠고, 참 감사했어요. 선배님은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말씀하시는데, 애매하거나 뭉뚱그려 전달하는 법이 없으시죠. 어딘가 잘못되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위험하다 말해주시기도 하는데 말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손해가 될 때도 있기 때문에 정확해야 할 순간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캐릭터에 몰입하도록 도와주시기도 했는데 아마 <베테랑 2>가 공개되면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웃음)

하퍼스 바자 해인 씨는 과묵한 편이죠? 액션 연기를 하다 다쳐도 표내지 않는다던데.
정해인 아프다는 얘기도 잘 안 하고 내적으로 상처를 받아도 말 안 해요. 침착해 보여도 가끔씩 저도 무너질 때가 있긴 한데 극소수의 편한 사람들에게만 얘기하거나 그조차도 잘 안 하죠. 얘기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고 결국 제가 해결해나가야 할 부분이니까. 혼자 팬 카페에 들러 한참 편지를 읽기도 해요.(웃음) 큰 위안을 받아요.
하퍼스 바자 맡은 역할에 따라 MBTI가 자주 바뀐다고요. 방금 답은 ‘T’ 같은 답인데요.
정해인 요즘은 ISTP예요. 일상에서 전 현실주의자고, 명확한 감정을 선호해요. 한때 사람들이 왜 이렇게 MBTI에 열광하는지 생각해봤는데, 그 사람의 현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이라 결론 내렸어요. 몸살로 컨디션이 안 좋아도 바뀔 수 있고, 오지에서 몇 주 생활하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내 주변 환경이 어떤지, 어떤 심리 상태였는지 파악하는 데에 참고하기엔 좋은 방식이죠.

하퍼스 바자 요즘 인간 정해인을 가장 흥미롭게 만드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정해인 저는 사람이 제일 재미있어요. 가만히 사람들 관찰하는 것도 좋아하고. 사실 정이 많은 편인 것 같아요. 그 점을 좋아하진 않는데 저도 모르게 작품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을 챙겨요.
하퍼스 바자 데뷔 12년 차를 맞았어요. 나를 표현하는 점 때문에 배우라는 직업에 이끌렸다고 말했는데, 자신에 대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나요?
정해인 끝이 없구나.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나 상황을 관찰하는 데에도 끝이 없죠. 어려워서 그렇지, 잘만 해내면 이만큼 재미있는 게 없어요. 연차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요. 아직 11년밖에 안 됐구나, 그렇게 느껴요. 직장인도 자기를 소개할 때 모두가 “12년 차 직장인인데” 하고 먼저 말하진 않잖아요. 배우는 작품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생각하고, 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하퍼스 바자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요?
정해인 그런 가정을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그냥 배우 계속 했을 것 같아요. 그 답을 하면 지금 제 일에 행복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 같거든요. 이 질문은 제겐 과거형으로 가정하는 게 아니라, “만약 배우를 그만둔다면 무엇을 할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지치면 언제든 그만할 수 있다고 생각하려 하기에 현재에 충실하고 싶어요. 작품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의 직업을 잠시나마 경험하는 걸로 충분하죠. 사실 그 직업으로, 그 인물로 산다는 말도 저는 안 믿는 쪽이에요. 진짜 삶을 사는 건 아니니까.
하퍼스 바자 연기를 그만큼 잘하고 싶고, 좋아한다는 말처럼 들려요.
정해인 직업과 내 삶을 구분하려 하지만 사실 이 일이 제 인생에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죠. 지금 제일 큰 바람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거예요. 오래, 연기할 수 있도록.

※ 화보에 촬영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Credit
- 인터뷰/ 안서경
- 사진/ 최문혁
- 헤어/ 이현우
- 메이크업/ 정수연
- 스타일리스트/ 윤슬기
- 세트 스타일리스트/ 유혜원
- 어시스턴트/ 정민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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