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습 크림을 아무리 발라도 얼굴이 가려운 이유

기온이 떨어지니 피부가 간지러워 얼굴에 바르는 크림, 자외선차단제, 파운데이션을 모두 촉촉한 타입으로 바꿨다. 그런데도 여전히 얼굴이 간지럽다. (이 문장을 쓰는 지금도 얼굴을 세 번이나 긁었다.) 추가로 보습제를 더하고 약산성 클렌저로 바꿨건만 나아지지 않아 포털 사이트에 얼굴 가려움증을 검색했다. 그런데 얼굴이 간지러운 게 단순히 건조한 탓은 아니라고? 가려움증은 음식, 순환장애, 장내 환경 등 다양한 이유로 피부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거나 면역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그동안 몰랐던 얼굴 가려움증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정리했다.  
 
얼굴에 열이 정체되면
한의학에서는 얼굴이 붉어지고 가려운 이유는 상체에 열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 증상을 상체는 뜨겁고 하체는 차가운 ‘상열하한증’이라 부르는데, 열이 정체되면 혈관이 확장하며 피부가 붉어지고 염증이 발생해 가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날이 추워지면 땀을 통한 배출이 어려워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광지한의원 한의사 박미경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 역시 상체 열을 올린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적으로 위는 얼굴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술, 자극적인 음식, 고칼로리 음식 등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위에 열이 고이면 얼굴의 온도 또한 높아집니다. 이는 결국 얼굴의 염증, 즉 가려움을 일으키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피부 장벽이 약화되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혈액을 아래쪽으로 순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숨이 가빠지는 강도의 유산소운동이 베스트. 또는 맨발 걷기, 지압판 밟기 등 하체에 자극을 주거나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효과적이다.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깨지면서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 발생하는데 이는 피부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장누수증후군은 장내 세균 불균형으로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소장과 대장 사이의 결합이 약해져 독소나 균이 체내로 유입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역류한 균은 혈관을 타고 이동하면서 신체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고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죠.” 프리허그한의원 한의사 서산의 설명.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유익균의 힘을 키워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최선. 유산균 복용은 물론, 소화와 해독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혈당이 높아지면
밥은 끊어도 빵은 못 끊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가려움증이 발생하기 쉽다. 글루텐 알러지가 있는 경우 신체 면역체계가 흡수된 글루텐을 공격하는데 이로 인해 염증이 높아져 발진이나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소화계통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면역반응으로 인한 현상으로 밀가루를 많이 섭취했다고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알러지가 없더라도 밥, 빵, 단 음료 등을 섭취해 혈당이 높아지면 피부가 가려울 수 있다. 높은 혈당은 몸의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결국 피부 면역력도 무너트리기 때문. 또한 신경에 당이 달라붙어 원활한 순환을 방해하는 것도 피부를 가렵게 만드는 원인이다.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는 정제된 형태가 아닌 섬유소가 풍부한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하며 지나친 당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호르몬 불균형이 생기면
호르몬의 이상 역시 피부 가려움을 유발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경우 가려움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결과가 존재합니다. 아직 정확한 인과관계는 연구 중이지만 코르티솔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피부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푸른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이송주의 설명. 뿐만 아니라 에스트로겐은 피부 호르몬이라 불릴 만큼 피부 컨디션에 관여하는데, 배란이나 임신 등의 이유로 증가하면 피부가 민감해져 쉽게 자극을 느끼고 생리 시작이나 갱년기 등으로 감소하면 피부가 얇고 건조해져 가려움증을 발생시킨다. 또 자가면역질환이나 스트레스로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염증 반응으로 가려움이 발생한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피지량이 줄어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이 역시 가려움을 유발한다. 호르몬의 경우 스트레스를 낮추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기도 하지만 불균형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