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착붙' 안재홍, '믿보' 연기력 검증작 3

숨겨진 보석 발굴의 대가인 신원호 PD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많은 원석을 캐냈는데, 그 중 1인이 바로 안재홍 배우다. 그는 제대로 된 TV 드라마 출연이 2015~2016년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처음이었다. 물론 앞서 다수의 독립·단편 영화로 이미 연기력을 검증받은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중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것은 <응답하라 1988>의 김정봉 역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극 중 정봉(안재홍)은 정환(류준열)의 형으로 성균(김성균)과미란(라미란)의 장남으로 6수생이라는 설정이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극 중 '장만옥'이라는 별명을 지닌 장미옥(이민지)과 러브라인까지 형성, 결국 결혼까지 골인하며 스토리의 재미요소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레트로한 패션과 독특한 취미 등으로 인상적인 캐릭터. 안재홍은 당시 '정봉' 역을 더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10kg 증량하기도 했다.
 
인기작 <응답하라 1988>로 굳어진 캐릭터 이미지를 완전하게 탈피하게 만든 작품이 바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다. 극 중 스타 드라마 PD인 손범수 역으로 모습을 드러낸 안재홍은, 신인 작가 임진주(천우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면서 작품의 흥행을 일궈냈다. 손범수(안재홍)-임진주 커플은 로맨스 장르에서 배우의 연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줬다. 통기타를 치며 장범준의 곡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느껴진 거야'를 부르는 장면은 백미다.
 
'안재홍의 은퇴작'이라는 소문이 났을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캐릭터를 연기한 작품이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이다. 원작 웹툰 '주오남' 싱크로율 무섭도록 화면에 구현한 배우 안재홍은, 울긋불긋한 피부, 휑한 두피, 어눌한 행동과 말투까지 소름과 극찬을 이끌어냈다. '레미짱'과 생일 파티를 하거나, 인터넷 BJ의 방송을 보면서 '하트팡'을 쏘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배우 안재홍을 완전히 잊게 하고 '주오남'만 고스란히 남겼다. 이제 안재홍의 미션은, 차기작에서 '주오남'을 벗어나는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