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의 밤, '99대장 나선욱'과 '남동엽'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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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의 밤, '99대장 나선욱'과 '남동엽'

우리가 가장 가까이 스쳤던 순간, 서로의 거리 0.01cm.

BAZAAR BY BAZAAR 2023.07.24
 
재킷은 Ader Error.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실버 반지는 Buletto.셔츠,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을지로3가에서 같이 사진 찍고 싶어하는 팬들이 정말 많았어요. 〈연예가중계〉 촬영이 이런 건가 싶었죠. ‘99대장 나선욱’과 ‘남동엽’. 언제 대세가 된 걸 실감해요?  
나선욱 7월부터 8개의 고정 프로그램이 생긴 것?  
남현승 선욱이 형이랑 얼마 전에 둘이 압구정로데오를 간 적 있는데, 진짜 줄이 백 미터만큼 섰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문돼’ 필터로 스티커 사진을 찍어 올리는 20~30대 여성들이 많잖아요. 나선욱 씨는 그걸 보면 무슨 생각이 들어요?  
나선욱 너무 감사하죠. 〈문돼의 온도〉를 하기 전까지 여성 팬분들이 없었거든요. 나쁜 남자, 이상한 남자를 보여주면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게 됐어요. 사실 ‘문돼’라는 캐릭터는 2년 전에 만들었는데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만 다뤘거든요. 어느 순간 반응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그때 인기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언제든 사라질 수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  
그러니까 〈문신돼지충 vlog〉는 캐릭터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거고 〈문돼의 온도〉는 러브스토리가 가미가 된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거죠. 지금 꽤 여러 개의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잖아요.  
나선욱 ‘별놈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99대장 나선욱’이 주인공인 〈문돼의 온도〉, 〈뚱시경의 또 먹을텐데〉, 뚱종원의 〈님아 그만 좀 먹어다오〉, ‘감성욱’이라는 캐릭터로 성수동이나 한남동에서 감성을 찾아다니는 〈휴먼시네마〉를 기획하고 있어요. 
 
레더 재킷은 Coach. 데님 팬츠는 Nuakle. 실버 목걸이는 1017 ALYX 9SM. 실버 반지는 Bulletto.
 
두 사람은 〈뚱시경의 또 먹을텐데〉에서 1백만 뷰가 넘는 영상을 선보여서 화제가 됐어요. 그때 ‘남동엽’ 캐릭터가 탄생됐죠.  
남현승 〈먹을텐데〉 신동엽편 영상을 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1~3탄의 대사를 다 외웠어요. 제가 그때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했는데, 그걸 맨날 들으면서 배달하고 그랬어요.  
나선욱 현승이가 성대모사를 진짜 잘하길래 바로 찍었어요. 그러고 대박이 났어요.  
쉬는 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이 사무실을 쓸 만큼 가까워진 계기가 뭐예요?  
나선욱 20대 때 개그 아카데미에서 처음 알게 됐어요. 처음엔 안 친했는데, 현승이는 알수록 사람이 러블리해요. 예의도 정말 발라서 형들이 다 좋아해요.  
남현승 선욱이 형은 같이 학원을 얼마 안 다니고 바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형이 자극을 많이 줬어요. 성공할 떡잎이 보였어요. 열심히 하고, 잘될 사람이 잘된 거죠.  
어떻게 열심히 했어요?  
나선욱 초등학생 때부터 꿈이 개그맨이었어요. 핫하고 재미있는 걸 반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MC 같은 역할이었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재미있는 연출이나 구도를 보면 빨리 캐치해서 따라 하고, 어떻게 내 방식대로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요. 시골에 살아서 정보가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개그맨들이 쓴 책은 다 읽었어요. 
 
나선욱(왼쪽)이 착용한 재킷, 시스루 니트는 H&M Studio. 반지, 팔찌는 Bulletto. 스커트 팬츠는 Songzio Homme.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남현승이 착용한 데님 재킷은 Celine. 프린팅 셔츠는 Stussy. 팬츠는 Nuakle. 구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두 사람 다 공채 개그맨의 꿈을 품고 상경한 거네요. 선욱 씨는 논산에서, 현승 씨는 청주에서.  
나선욱 극단 생활을 하면 겸업이 안 되니까 배고프대서 학원을 다녔어요. 개그맨도 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개그맨 출신이 많은 인덕대학교 방송연예과에 입학했죠. 연기 입시를 6개월 정도 배웠는데 생활 연기 위주로 연습한 게 도움이 많이 돼요. 고기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역할.  
남현승 저는 KBS 공채를 처음 본 해에 최종 면접까지 갔어요. 그 아쉬움 때문에 놓질 못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개그맨 공채가 폐지되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아까 나선욱 씨가 본인 개그의 강점이 ‘플러팅’ 기술이라고 말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나선욱 콘텐츠를 찍을 때 ‘이 여자를 꼬셔야겠다’ 마음을 먹으면 멘트가 저절로 나와요.  
남현승 형은 진짜 타고났어요.  
연애 경험이 많아요?  
나선욱 별로 없어요. 진짜 연애다운 연애는 다섯 번?  
남현승 썸은 많죠.  
‘99대장 나선욱’이 여자친구인 유진 씨와 불여우 소진 씨에게 하는 말과 행동들이 진짜 여자친구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건지 궁금해요. 이레즈미 문신을 하고 몸에 딱 붙는 오프화이트 티셔츠를 입는 설정은 실제 인물에서 착안한 건가요?  
나선욱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 같은 오글거리는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자연스럽게 제 삶에 흡수했던 것 같아요. 롤모델은 없고, 그런 사람들은 건대, 홍대의 핫 플레이스를 가면 꼭 몇 명이 있잖아요. 사람들을 관찰하고 연기한 거죠. 
 
나선욱이 착용한 니트 카디건, 이너 티셔츠는 Trunk Project. 팬츠,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남현승이 착용한 티셔츠는 Wesken. 팬츠는 Nuakle. 벨트는 Golden Goose. 슈즈는 Zara. 
 
〈문돼의 온도〉를 찍을 때 상대역인 유진 씨와 소정 씨는 대본 없이 촬영한다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나선욱 저는 완전히 리얼하게 애드리브하는 게 좋아요. 오마카세를 먹으러 간 상황만 맞춰 즉흥 연기를 하는 거죠. 유진이는 남녀 간 싸울 때 디테일이 살아 있어요. 소정이는 진짜 돈을 밝히고 잘나가는 남자를 좋아하는 상황에 잘 몰입해요. 후배들이어서 연기력을 따로 테스트하진 않았고 이미지만 봤는데, 점점 연기가 늘더라고요.  
하울링 같기도 하고 포효하는 소리의 모티프는 뭐예요?  
나선욱 저 광진구 살거든요. 어린이대공원이 가까워서 자주 가요. 벵골호랑이가 우는 소리예요. 아울.  
두 사람 다 생활 연기를 통해 이 시대의 현실을 고증하는 콘텐츠를 선보여요.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까요?  
나선욱 딱 하나죠. 공감대. 현실에서 본 적 있는 사람들이 진짜 그렇게 행동하는 걸 다들 알기 때문에 공감하는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제 영상을 보고 풍자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저 개그적으로 캐릭터를 극대화시키는 거예요. 단순히 재미있잖아요. 술자리에서 허세 있는 친구가 “나 아는 형 있는 데 갈래?” 하고 가보면 막상 별로 알지도 못해요. 거기에 좀 더 과장해 “아는 형님의, 아는 누님의” 이런 대사가 나오는 거죠.  
남현승 ‘킹 받는다’는 포인트를 느끼는 개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배꼽냄새’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싫은데 자꾸 맡게 되는. 싫다고 하면서도 좋아하고,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그래서 영상을 올리면 구독자가 빠져나가는데 그만큼 또 유입되기도 해요. 
 
니트 베스트는 Zara.  모자는 Wesken.  재킷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사람들이 갖는 편견 중에 의외의 사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선욱 전 조금 먹는 돼지예요. 사람들이 “와 나선욱 120kg면 얼마나 먹을까?” 하는데 별로 못 먹어서 실망해요.  
햄버거 최대 몇 개 먹어요?  
나선욱 두 개. 특히 빵에 약해요. 밥은 마음먹으면 3공기 정도? 라면도 두 개 이상 끓여 먹어본 적이 없어요. 하루 종일 안 먹다가 갑자기 폭식을 해요. 5년 동안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식사를 미루게 되고 생활 패턴이 안 좋아서 살이 쪘어요.  
성대모사를 할 때는 특히 어떤 점을 신경 쓰나요?  
나선욱 그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학생 때부터 사실 성시경 형님을 정말 좋아했어요. 음악이 너무 좋았어요. 어른이 되고 처음 친구들과 제주도를 갔는데, 밤바다를 보면서 남자 넷이서 ‘희재’를 열창했어요. 그 순간을 못 잊어요. 차에서도 항상 듣고 따라 불러요. 
 
재킷은 Songzio Homme.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남현승 씨는 신동엽 씨와 실제로 만나기도 했죠.  
남현승 〈SNL〉 무대에 서서 마지막 엔딩 노래가 나올 때 울컥했어요. 잘 보고 있다고 말씀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요. 성대모사는 워낙 주기가 짧으니까 이제 새로운 캐릭터를 준비 중이에요.  
공채 출신 개그맨이 아니지만 크리에이터인 두 사람이 웃기다는 건 이제 1백만 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알고 있죠.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과거의 나선욱과 남현승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나선욱 타이틀 없이 예능을 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껴요. 저도, 현승이도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을 정말 갖고 싶었어요. 근데 요즘에는 그런 생각이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유튜버라고 소개하죠. 얼마 전에 〈라디오스타〉에 나갔을 때는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개그맨들에게 꿈의 무대잖아요. 채널 이름을 지을 때 ‘될놈될’도 후보였거든요. 선욱아 너는 원래 될 놈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남현승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나선욱과 남현승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남현승 뻔할 수 있지만 가격표 없이 무얼 먹고 사는 것. 형은 가능하잖아.  
나선욱 우리 어머니 이제 돼지고기를 못 드셔. 소고기만 돼. 더 바랄 것 없이, 꿈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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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안서경
    사진/ 김형상
    헤어/ 장하준
    메이크업/ 박수연
    스타일리스트/ 이명선
    어시스턴트/ 허지수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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