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아시안이 착용한 재킷은 Iro. 슈즈는 Diesel. 팬츠, 주얼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곤이 착용한 슈즈는 Ferragamo. 재킷,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태환이 착용한 톱은 We11done. 팬츠, 슈즈는 Acne Studios. 혜성이 착용한 톱, 슈즈는 Acne Studios. 데님 팬츠는 We11done. 영광이 착용한 재킷, 팬츠는 Acne Studios. 슈즈는 Belruti.
일본에서 프리 데뷔를 한 이후로 해외 활동을 오랫동안 한 걸로 알고 있어요. 이미 데뷔한 아이돌 그룹으로서 경연 프로그램 〈피크타임〉에 참여하기로 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태환 저희에게 온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마지막이라고 여기고 멤버들을 설득했죠. 혜성 저랑 아시안이 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지 걱정했거든요. 다른 멤버들이 용기를 북돋워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 1등이라는 결과가 나올 거라는 예측도 했나요? 곤 방송에 나온 모습을 보면 정말 놀란 표정이잖아요. 예측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혜성 결과보다는 ‘사람들한테 기억이 될 만한 무대를 만들자’가 목표였어요. 경연 과정에서 실력과 팀워크를 다지자는 마음이 컸죠. 코로나로 무대를 펼칠 기회가 그동안 많이 없기도 했으니까요.
경연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멤버들 간의 ‘합’이잖아요. 완벽한 합을 맞추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나요?
태환 데뷔 전에 5명이 모여서 연습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일본에 먼저 발을 들이게 됐고, 2백 회 이상의 공연을 하게 되면서 서로의 매력을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죠. 혜성 일본에서 활동할 때 거의 모든 과정에 저희가 관여했어요. 콘셉트를 잡는 것부터 관객을 모으기 위해 전단지 돌리는 것까지도요. 전단지 멘트에도 욕심이 있어서 열심히 일본어 공부를 한 뒤 직접 멘트를 썼어요. 곤 주어진 열악한 환경에 불만을 갖기보다 상황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만 나누곤 했죠.
혜성 전단지를 돌리며 “처음 오신 분들은 입장료가 없습니다”라는 멘트를 많이 했어요. 그게 기억에 남아요. 간절함이 묻어있었으니까요.
(왼쪽부터) 곤이 착용한 니트 톱, 팬츠는 Ferragamo.혜성이 착용한 레더 점프수트는 Acne Studios.
곤 일본 분들은 한번 약속을 하면 꼭 지키고, 그래서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한번은 전단지 돌리면서 어떤 분과 ‘꼭 와달라’고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을 했는데 공연 끝나고 팬미팅에서 그 관객분을 정말 만난 거예요. “다음에 또 올게”라고도 하셨는데 정말 힘이 많이 됐어요.
팬클럽 VVS 1기를 모집 중이라고요. ‘VVS’는 다이아몬드 투명도를 일컫는 전문 용어인데 어떻게 이렇게 생소한 단어를 팬클럽 이름으로 쓰게 됐어요?
곤 평소 힙합을 들으면서 가사를 쓸 때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자주 접하던 단어가 VVS였거든요. 팬클럽 이름으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우면서 깨끗한 느낌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평소 많이 접하던 단어가 딱 떠오른 거죠.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다른 그룹의 곡을 커버한 무대가 많았고, 가장 많이 바이럴됐죠. 커버 무대에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요?
혜성 선배님들의 정답지가 이미 있지만, 저희가 그걸 100% 똑같이 따라 할 수는 없잖아요. 대신 저희 멤버들이 가진 각자의 장점과 캐릭터를 개발하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멤버 수가 달라지면서 바뀌는 동선은 곤 형이 아이디어를 많이 내줬고요.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서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영광 곤 형이 섹시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Love Killer’ 무대 때 새삼 깨닫게 됐어요. 혜성 저는 영광이요. 팀에서 막내인 데에 비해 애교가 많지 않고 오히려 형 같다고 느낄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팬분들한테 하트도 하고 윙크도 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귀여운 모습도 있구나 느꼈어요. 아시안 저도 영광이요. 낯을 가리는 줄 알았는데 다른 팀이랑 제일 먼저 친해져 있더라고요. 영광 팀에서도 막내고, 실제 집안에서도 막내거든요. 저보다 어린 동생 분들을 보니까 새롭기도 했고, 좀 더 편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태환 저는 ‘배드(Bad)’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곤, 혜성, 영광 셋이 했던 댄스 미션인데, 가까이서만 보던 멤버들을 무대 밖에서 보니까 더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리더로서 너무 자랑스럽고 어깨가 으쓱한 순간이었어요. 곤 저는 태환이 형이 원래 노래를 잘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장난 아니다’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Skyscrapper’ 같은 경우요. 특히 형의 클라이맥스 파트는 브리지 부분이 끝나면서 마지막 후렴구로 넘어가는 부분인데, 거기서 보통 고음이 나오잖아요. 그 즈음 되면 그렇게 시원하게 지르기가 정말 쉽지 않거든요. 〈피크타임〉 하면서 형한테도 계속 얘기했어요. 명창은 명창이라고요.
2백 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으로 다져진 실력이 아닐까 싶네요.
혜성 무대에서 정말 많은 훈련을 했던 것 같아요. 태환이 형이 먼저 전부 다 라이브를 하자고 제안해줬어요. 그래서 늘 연습하면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라이브로 했죠. 곤 또 저희 멤버들이 욕심이 많아서 애드리브나 코러스나 더블링도 다 놓치지 않고 해요.
아까 촬영장에서도 서로 주인공이라고 농담하는 모습이 농담 같지만은 않았어요.(웃음)
아시안 저희들은 어디서나 저희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무대에 임해요. 촬영할 때도 같은 마음이고요.
(왼쪽부터) 영광이 착용한 셔츠는 Low Classic. 슬릿 재킷은 Songzio. 팬츠는 Iro. 볼캡은 Diesel. 스니커즈는 Hogan. 아시안이 착용한 재킷, 팬츠, 슈즈는 모두 Acne Studios. 셔츠, 주얼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경연 중에도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무대를 준비한 걸로 알려져 있죠. 그렇게 바쁘게 보낸 일상 중에서도 틈새에 오랫동안 해온 취미가 있는지 궁금해요.
곤 제가 취미 부자인데 야구, 스쿠버다이빙, 게임까지 고루 좋아해요. 태환 곤이 완전 집돌이예요. 곤 집에서 요리조리 요리도 많이 하고요. 제일 최근에는 알리오올리오 해 먹었던 것 같아요. 혜성 저는 ‘소확행’이란 말을 정말 좋아해요. 식물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키우고, 방 인테리어도 어떻게 꾸밀지 늘 고민해요. 길 가다가 예쁜 포스터 있으면 사서 붙여보고요. 그런 일상을 담아 블로그도 하고 있거든요. 예전에 알바할 때 썼던 닉네임인 ‘허니’를 붙여서 ‘허니로그’라고 해요. 아시안 제 취미는 독서예요. 이렇게 말하면 아무도 안 믿으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최근에 정말 책을 틈틈이 보려 하고 있어요. 자기계발서를 많이 보는데, 저 자신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곤 며칠 전에 같이 미용실을 갔는데 커트하고 염색하는 그 중간중간에도 책을 읽더라고요. 아시안 저에게 요즘 내비게이션 혹은 쿠션 같은 존재예요. 영광 저는 체육관에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겨 하고요, 종종 카페에 가서 태블릿PC에 그림을 그리는 취미가 있어요. 좋아하는 웹툰 작가님 그림체도 따라해보고, 그냥 막 이리저리 선을 그어도 보고, 한번은 그린 그림으로 이모티콘 작가 도전도 해봤어요.(웃음) 3번이나 실패했지만 소소한 힐링이 되고 있어요. 태환 지금은 새로운 회사를 만나면서 맡고 있던 일들을 많이 내려놓게 됐거든요. 전에는 맡은 일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도 물론 ‘환TV’는 놓지 않고 있고요. 멤버들을 촬영한 뒤 직접 편집해서 유튜브 업로드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내요. 개인적으로는 뮤지컬을 참 좋아해서 여유가 되면 보러 가요. 제일 많이 본 건 〈레베카〉예요. 맛집 찾아 다니는 것도 취미 중 하나예요. 떡볶이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떡볶이를 진짜 좋아하게 됐거든요.(웃음)
(왼쪽부터) 태환이 착용한 톱은 Belruti. 영광이 착용한 슬리브리스 톱은 Acne Studios.
파트타이머에서 〈피크타임〉의 우승자가 된 지금, 어떻게 보면 꿈만 같은 나날이겠죠? 멀리 봤을 때 각자 인생에서 가지고 있는 큰 꿈이 무엇인가요?
태환 오래 음악하는 거요. 저희들끼리도 이 부분에 대해 자주 얘기했는데, 그동안 팬분들이랑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았다 보니, 그런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갖는 게 목표예요. 혜성 〈피크타임〉 나가면서 서로 “너무 행복하다”라는 말 많이 했거든요. 무대 위에 있을 때 살아있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그런 느낌을 오래도록 가져가고 싶고, 삐삐 분들도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일본에서 프리 데뷔했을 때, 맨 처음 공연에 8분이 와주셨거든요.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는 너무 감사했어요. 곤 아직도 딱 한 분 앞에 두고 공연할 때와 1만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하는 거랑 마음가짐은 사실 똑같아요. 여전히 그래요. 하나도 변한 게 없어요. 멤버들 그리고 팬분들과 함께 오랫동안 타는 장작불 같은 사랑을 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