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아트 10주년! 10개의 장면, 10개의 키워드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바자아트 10주년! 10개의 장면, 10개의 키워드

<바자 아트>만이 할 수 있는, <바자 아트>라서 설명이 되는 10가지 장면

BAZAAR BY BAZAAR 2023.05.03
2014년 4월호

2014년 4월호

 

1 공로자

봄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 아티스트들의 예술적인 행보를 담은 6종 커버와 함께 한국 〈바자〉의 첫 에디션이 나왔다. 영국, 러시아, 중국, 홍콩 등 10여 개국에서 〈바자 아트〉가 발행되는 중이었고, 미국 〈바자〉는 매년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아트 바젤에서 이벤트를 열고 있었다. 한국은 세계적인 작가들을 배출하고 해외 작가의 전시를 활발히 여는 곳이었음에도 아트 매거진은 소수의 전유물이었다. 패션지에서 아트 에디션을 내는 건 더욱 생소한 일. 그렇지만 〈바자〉는 일찌감치 아트 유전자를 품고 있었다. 한 세기 이상 장 콕토, 맨 레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같은 아티스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겉과 속으로 모두 아름다운 아트워크를 이뤄냈다. 이런 불가항력의 역사는 〈바자 아트〉를 창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조력자이자 공로자인 당대 아티스트를 ‘〈바자〉가 사랑한 아티스트’라는 제목 아래 다뤘고 이는 창간호의 첫 기획 기사였다. 1930년대 후반 편집장을 맡았던 캐멀 스노는 어떻게 ‘잡지판’에 장 콕토를 끌어들였는지,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몇 시간은 떠들 수 있을 만큼 담겨있다.
 
 
 
2016년 10월호

2016년 10월호

 

2 여기와 거기

〈바자 아트〉의 한 방은 두말할 것 없이 인터뷰. 조지아 오키프, 마크 로스코 같은 대형 작가는 물론 그 해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불륨 있는 인터뷰를 다뤘다. 코헤이 나와, 네오 라우흐, 헤르난 바스, 이수경, 박찬경, 양혜규. 〈바자 아트〉의 지면을 장식한 작가들이자 지난 몇 년간 화제를 모은 전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때 이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있었나. 실시간으로 전시를 열고 있는 무라카미 다카시, 마우리치오 카텔란, 데이비드 호크니의 여기와 거기 사이를 들여다본다.
 
데이비드 호크니
타이밍이 이상했지만 나는 그에게 죽음에 대해 물었고, 그는 계절에 비유했다. “아직 겨울이 온 것 같지는 않아요. 가을쯤 되겠네요. 내가 언제 죽을지 나는 알 수 있습니다. 설령 죽는다고 해도 나의 예술은 계속해서 이어질 거라는 사실도요.” 카멜 라이트를 꺼내 불을 붙이며 그는 여섯 번째 담배를 태웠다. 연기를 머금고, 눈을 가늘게 뜬 채 햇살을 바라본다. “나는 언제나 현재를 사는 것을 좋아하지만, 타센의 책은 과거를 돌아보게 해주죠. 거기에는 모든 작품이 나옵니다. 자신있게 이 책이 훌륭한 책이 될 거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내가 2D 세계를 어떻게 3D 세계로 표현할지 고민하는 아티스트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늘 이 질문을 품고 살 겁니다. 죽는 날까지.”
 
 
2016년 10월호

2016년 10월호

 
마우리치오 카텔란
카텔란은 잊히는 예술과 오래 기억되는 예술을 가르는 지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시각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좋은 창작물은 그저 작가의 삶이 남긴 흔적이 아닐까 싶다. 만약 당신의 삶이 불타고 있다면 작품은 재가 될 것이고 그것들은 모두 당신이 떠난 후에도 남아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과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인대도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멀리서 본 관점이 유일한 척도이다.”
 
 
2016년 10월호

2016년 10월호

 
무라카미 다카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전에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할 때이다. 그것은 기적을 경험하는 것과도 같다. 모두가 힘을 모아 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을 결국 만들어낸다. 나는 그런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프로젝트를 계속해야만 한다.”
 
 
2017년 10월호

2017년 10월호

 

3 여배우의 초상  

2017년 10월호에 실린 ‘Moon Sungsic Actor As Muse’는 〈바자 아트〉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보여준다. 문성식 작가가 윤여정, 임수정, 김옥빈, 천우희, 정은채 다섯 명의 배우를 만나 회화적 대상으로 관찰하고 캔버스에 옮겼다. 어쩌면 자신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지 모를 자신의 초상화 앞에서 배우들은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윤여정
“나랑 별로 안 닮은 것 같네. 문성식 작가가 원래 똑같이 그리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자기 방식대로 그리는 화가라고. 좋네요.”   
 
김옥빈
“초상화는 다른 장르의 그림들과는 뭔가 다르게 느껴지지 않아요? 좀 더 영혼이 느껴진다고 할까, 한마디로 살아 있는 것 같잖아요.”   
 
임수정
“이 여자의 신념, 생각, 하고자 하는 것들이 확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정은채
“이렇게 앉아 있는 거 온종일 할 수 있을 정도로 편해요. 저와 작가님 사이에 놓인 테이블의 거리만큼 적당한 거리감과 관심과 친절함이 느껴져요.”  
 
천우희
“한 작가의 일대기를 망라해놓은 회고전 같은 거 볼 때요, 그 사람이 갖고 있었던 예술에 대한 고민이라든지 자기 걸 이뤄나가는 궤적 같은 걸 보면 도움이 돼요.”
 
 
 
 

4 패션적 아트 그리고 위트

“유명 패션 기업의 수장들이 대형 미술 컬렉터가 되면서 예술에 대한 그들의 흥미와 열정이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에서 파생된 수많은 아트 신과 컬래버레이션이 생겨났어요. 살아생전 만나볼까 말까 한 아티스트들과 브랜드가 협력해 만든 패션, 뷰티 제품이 매 시즌 옷장과 화장대, 욕실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바자 아트〉를 창간한 전미경 전 〈바자〉 편집장의 말이다. 새로 생긴 미술관이나 예술적인 공간을 조명하는 데 패션을 더하기도 하고 패션 트렌드와 아이코닉한 예술가를 합치하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졌다. 패션과 아트의 유기적이고 합당한 만남이었다.
 
 
 
 

5 여성을 위하여

거장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얼마 전 서울을 찾아 이렇게 강조했다. “미술관에 오는 이들의 절반 이상은 여성입니다. 나머지는 여자 손에 끌려온 남자들이고요.” 2018년 10월호에는 프리다 칼로, 오노 요코, 제니 홀저, 이불의 기사가 이어진다. 인종도 세대도 다르지만 주체적인 삶을 살고 아방가르드를 이끌었으며 현대미술에 크게 자리 잡은, 엇비슷한 행보를 보인 작가들. 매거진 한 권으로 여성 아티스트의 전진하는 맥락을 읽어낼 수 있었다. 〈바자 아트〉는 여성 작가를 다루는 것 외에도 예술에 힘입어 자신의 자리에서 나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녀들에겐 언제나 새로운 관점, 가벼운 호기심에서 집요한 탐구로의 도화선이 될 만한 자극이 필요하다. 패션 디자이너, 배우, 갤러리스트 등 탁월한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창조력의 자양분이 되어준 작품이 있는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2020년 10월호

2020년 10월호

 

6 로컬 신으로의 집중

창간 7년째 큰 변화를 꾀한다. 단행본 구성의 핸디한 〈바자 아트〉로 새로 태어났다. 매호 바뀌는 이슈의 중심부와 주변부를 샅샅이 훑었다. 첫 주제는 ‘로컬’. 서울만이 아닌 전국 아트 신을 직접 보고 만지는 기획이었다. 팬데믹이기도 했지만 〈바자 아트〉의 시작인 우리나라 아트 신을 다시 돌아보며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했다. 전국의 아트 스팟을 따라 여행하는 특집 기사는 예술과 여행하는 가이드북으로 손색없다.
 
 
 
2021년 5월호

2021년 5월호

 

7 신인이여 오라

아트 신의 기대주를 지면으로 응원하고 그들의 도약을 끊임없이 지지하는 것도 〈바자 아트〉의 주된 일. 일찍이 페이스 스왑, VR 등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작업해 이목을 끌던 김희천은 올해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작가로 선정되었고, 매일 한 장 그림을 그리던 노상호는 대형 회화작품으로 현대미술의 중심부에 들어섰다. 유예림, 최지원, 이유성, 추미림, 우한나 등 최근 몇 년간 특집 기사로 다뤄온 작가들의 활약 역시 이미 시작되었다.
 
 
 
2020년 5월호

2020년 5월호

 

8 아트를 펼쳐라

책 중앙을 가르면 펄럭펄럭 종이가 펼쳐졌다 접으면 책 속으로 쏙 모습을 감췄다. 아코디언을 닮아 아코디언 페이지라 불렀다. 첫 시작으로 여덟 명의 젊은 페인터 그림을 넉넉하게 실었다. 이름조차 없어 작품집이나 아트 프린터처럼 보였다. 한 그림을 온전히 감상하다 펼치면 병풍처럼 아름다웠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속해서 실어 작은 전시관 같은 느낌을 낸 적도 있다. 어디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은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하고 개성 있는 수단이 되었으며 책을 소장하는 기쁨이 되기도 했다.
 
 
 
2022년 10월호

2022년 10월호

 

9 아트 메신저

지난 10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열린 수많은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에는 〈바자 아트〉가 있었다. 현지를 리포트하고 작가나 갤러리 관계자들과 만나 최신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때는 한국관 부스에서 〈바자 아트〉 한국판을 배포했다. 창간을 준비하며 미국판 〈바자 아트〉의 아트 바젤 참여를 선망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2022년은 한국 미술계에 대사건이 일어난 해로 기억된다. 서울에서 키아프와 프리즈가 동시에 열리고 수많은 위성 페어와 이벤트가 열렸다. 세계의 시선은 서울로 쏠렸고 며칠 동안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바자 아트〉는 그 크고 작은 사건을 생동감 있는 후일담으로 남겼다. 아트페어라는 예술적 경험은 단편적이고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10 컬러풀 아트

단행본 형태로 디자인을 바꾸면서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예술가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색을 사용한 것. 어떤 기준으로 색을 골랐는지 10주년을 기념하여 색 선정의 비밀을 공개하고 싶지만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도 아니고 책을 만드는 이들의 직감과 의견이 낳은 결과물이다. 신기하게도 색을 선정하고 나면 주조 컬러와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배달되곤 했다.(13호의 색은 핑크였는데 켈리 비맨, 로즈 와일리 등의 작품들이 죄다 핑크빛이었다.) 현재 〈바자 아트〉를 상징하는 것은 이 컬러 팔레트다. 때로는 진하고 영롱하게, 때로는 빛이 나는 〈바자 아트〉의 색을 앞으로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박의령은 프리랜스 에디터다. 작품과 색으로 싸인 〈바자 아트〉를 몇 권 만들었다. 지난 10년의 길을 돌아보는 작업이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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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박의령
    사진/ 김연제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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