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뉴사우스웨일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미지의 뉴사우스웨일스

완벽하게 새로운 시드니의 안과 밖.

BAZAAR BY BAZAAR 2023.04.25
과거 유럽인들은 인도양 남쪽 끝에 북반구 육지의 면적과 맞먹는 ‘상상 속의 대륙(Terra Australis Incognita)’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 라틴어에 장소를 뜻하는 접미사 -ia가 붙어 호주(Australia)의 어원이 되었다. 물론 현대인에게 호주는 결코 낯선 대륙이 아니다.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언제부턴가 단 한 번도 남반구 땅을 밟아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겪어본 적 없는 노스탤지어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호주가 여전히 미지의 매력을 품고 있는 여행지라는 걸, 뉴사우스웨일스 해안가를 따라 여행하며 새삼 실감했다.
 
몰리묵에서 찾은 평화
뉴사우스웨일스 남쪽 해안가 지역 몰리묵의 시간은 서울보다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 작은 마을의 풍경은 그만큼 명상적이고 평화롭다. 해양보호구역인 이 지역에는 대형 호텔이나 캠핑장이 없다. 배니스터스 파빌리온(Bannisters Pavilion)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 야자수에 둘러싸인 2층짜리 부티크 호텔은 35개의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호텔 투숙객은 옥상 수영장에 걸린 등나무 의자에서 호주식 칵테일을 마시며 고요한 해안가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지역은 미식으로도 유명하다. 호텔 바로 옆에 위치한 릭 스타인 앳 배니스터스(Rick Stein at Bannisters)는 영국의 유명 셰프였던 고 릭 스타인이 연 레스토랑이다. 그는 자신의 커리어 중에서 약 10년 동안 이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해안가를 내려다보며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였다. 조개 수프와 망고를 곁들인 황새치 카레가 일품이다. bannisters.com.au
 
큐피트 와이너리의 낭만
몰리묵 근처의 큐피트 이스테이트(Cupitt’s Estate)는 밀튼 포도밭, 와이너리, 맥주 양조장, 치즈 제조공장, 레스토랑, 지어진 지 1백 년 넘은 오두막을 친환경적으로 개조한 최신식 방갈로를 모두 갖춘 휴가지이다. 가족 경영으로 운영되는 이곳 와이너리의 수석 와인 메이커 월리 큐피트는 메이저 브랜드와 경쟁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가 새로 태어난 조카의 이름을 붙여 만들었다는 로제 와인은 향긋한 풍미와 가벼운 뒷맛이 특징이다. “솔직히 말해서 똑같은 것만 계속 마시고 싶지는 않잖아요.” 와이너리에서 다양한 와인을 시음하고 푸른 잔디밭에 누워 생 치즈와 와인 한 병을 비워도 좋다. 혹은 레스토랑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정원에서 갓 따온 신선한 샐러드와 함께 맥주를 홀짝여도 좋다. 뭐가 됐든 거기엔 이 지역의 맛이 담겨 있다. cupittsestate.com.au
 
오이스터 팜 투어
시드니 도심에서 차로 45분가량 달리면 나오는 호크스베리강은 부시워킹과 수상스키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한 굴을 맛볼 수 있는 명소이다. 팬데믹 동안 호주의 해산물 산업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더 이상 굴이 팔리지 않았고 수출까지 중단되었다. 15년간 가족 사업으로 시드니 시장에 굴을 납품해온 브로큰 베이 오이스터 팜의 셰리던 보몬트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드니 오이스터 팜 투어는 보트를 타고 직접 굴 양식장으로 나가 굴 양식의 역사와 재배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 드넓은 굴 양식장을 돌고 마침내 도착하는 곳은 말 그대로 수중 레스토랑이다. 강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테이블에서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굴을 맛볼 수 있다. 농장주가 직접 담근 특제 비니거 소스와 삶은 대하는 덤. 물속에 대하 껍질을 빠뜨려도 걱정할 필요 없다. 그것을 낚아채려 기다리고 있는 어린 도미 떼가 당신의 허리께를 유영하고 있으니까. sydneyoystertours.com
 
플라이 위드 시드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든 더 샤드 빌딩이든 도쿄타워든 마찬가지다. 관광객들은 왜 의례처럼 도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 꼭대기에 부득불 오르는 걸까? 한눈에 들어오는 경관만큼 그 도시를 잘 설명하는 한 장면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헬기 투어는 초고층 빌딩보다도 훨씬 위에서, 그러니까 상공에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시드니 헬리투어는 시드니 도심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프라이빗 헬기장이다. 간단한 안전 교육 후에 헬기에 탑승하면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깎아놓은 듯한 절벽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코발트빛 바다를 원 없이 눈에 담을 수 있다. sydneyhelitour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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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손안나
    사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Destination NSW)
    ⓒBannisters Pavilion Mollymook Australia
    ⓒSydney HeliTours
    ⓒSydney Oyster Farm Tours
    어시스턴트/ 허지수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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