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프로듀서 슈가
방탄소년단 슈가가 자신의 또 다른 아티스트 자아인 ‘Agust D’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던 두 개의 믹스테이프 〈Agust D〉, 〈D-2〉에 이어 마침내 4월 21일 첫 공식 솔로 앨범 〈D-DAY〉를 발매한다. ‘Agust D 트릴로지(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앨범으로 슈가는 〈D-DAY〉 전곡의 작사, 작곡은 물론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아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슈가의 프로듀싱 역량은 초기 방탄소년단 앨범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2014년 발매된 ‘Tomorrow’, ‘Let Me Know’, 2015년의 ‘고엽’과 ‘흥탄소년단’ 모두 슈가가 프로듀싱한 방탄소년단만의 색이 잘 드러나는 곡. 이후 아이유, 수란, 에픽하이 등 여러 뮤지션과 협업하고 광고 음악과 게임 음악 등을 만들며 슈가의 음악 세계는 확장됐다.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드러내기에 거침없었던 Agust D와 슈퍼스타 슈가가 비로소 하나가 되어 맞이하는 디데이. 슈가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
2. 아이돌 슈가
슈가는 최근 솔로 앨범을 발매했던 지민에 이어 방탄소년단에서 영상통화 팬 사인회를 진행하는 두 번째 멤버가 되었다. 이번 솔로 앨범 발매와 함께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음을 예고했는데, 그중 하나가 영상통화 팬 사인회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팬 사인회가 어려워지자 가수들이 영상통화 방식의 비대면 팬 사인회를 진행하게 된 것이 하나의 팬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슙기력’, ‘민할배’ 등의 별명이 있을 정도로 느긋한 슈가이지만 일만큼은 인생 2회차 같은 프로 아이돌인 그. 슈가는 자신이 진행하는 〈슈취타〉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지민과 함께 영상통화 상황극을 하고 ‘귀미챌(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수많은 드립과 챌린지가 난무하는 영상통화 팬 사인회에서의 슈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3. 전방위 아티스트 슈가
앨범 발매와 함께 슈가의 월드 투어도 시작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멤버의 성격과 취향이 반영된 앨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진의 〈취중진담〉, 제이홉의 리스닝 파티, RM의 디아 비컨 라이브 퍼포먼스, 지민의 KBS 예능 〈홍김동전〉 등) 슈가가 데뷔 10년 만에 멤버 중 처음으로 솔로 월드 투어를 가지는 것이다. 슈가의 솔로 월드 투어 'SUGA | Agust D-DAY TOUR'는 4월 26~27일 뉴욕주 벨몬트 파크를 시작으로 뉴어크, 로즈몬트, 로스앤젤레스, 오클랜드 등 미국부터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싱가포르, 서울로 이어질 예정이다. 슈가는 지난해 방탄소년단 자체 콘텐츠 ‘찐 방탄회식’에서 최근 영어, 일본어, 기타, 건반, 화성학, 춤 등 다양한 레슨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그 이유를 팀 활동을 지금처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공연과 음악을 하기 위해 ‘그냥 다 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 담긴 월드 투어에서 우리는 래퍼 슈가, 그 이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랩을 2시간 동안 한다? 재미없을 것 같아.” 물론 슈가가 2시간 동안 랩만 해도 재미있었을 것이지만.
4. 그리고 인간 민윤기
디데이에 이르는 여정도 영상에 담겼다. 슈가의 다큐멘터리 〈SUGA: Road to D-DAY〉가 위버스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선공개된 무드 티저 속 슈가는 편안한 옷을 입고 비행기, 차, 그리고 두 발을 통해 서울과 도쿄, 샌프란시스코 등을 자유롭게 오간다. 아마 자연스러운 31살 민윤기의 모습일 것이다. “나는 지금도 신나요, 되게”라는 목소리에서 이 여정이 그에게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었을지 짐작케 한다.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세계적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는 월간지에 연재 중인 에세이를 통해 슈가와 도쿄에서 만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당시 만남도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민윤기의 여행이 슈가의 음악으로 치환되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