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를 피부에 바른다고? 대마 화장품 써도 돼요?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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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를 피부에 바른다고? 대마 화장품 써도 돼요?

마약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차세대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마

BAZAAR BY BAZAAR 2023.04.06
악마의 풀로 취급받던 대마가 ‘그린 러시’라 불리며 차세대 성분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밝혀지지 않았던 대마의 효능이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미국은 상업적 용도로 대마를 재배하고 성분을 사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대마 규제를 완화했다. 이를 필두로 국제적으로 대마 규제가 느슨해지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2020년 UN 산하 마약위원회는 60년 만에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마약으로 여겨졌던 대마의 처지가 달라진 것이다. 사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마와 함께했다. 특히 종교 의식이나 치료제로 대마는 빈번히 사용됐다.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와 중세 유럽의 민간요법에서도 대마가 약으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지금처럼 금기 식물 취급을 받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다. 1960년대 히피족들은 자유와 평화, 정신적 해방을 외치며 대마를 비롯한 마약을 남용했다. 그러자 UN은 ‘마약에 대한 단일 협약’을 선포했고 대마는 국제적으로 규제되기 시작했다. 환각성과 중독성을 이유로 키우고 연구하는 행위까지 제한되었기 때문에 지난 60년간 대마는 그 효능을 품고도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다. 최근 전 세계에서 의료용 대마의 합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규제가 완화되자 식품, 음료, 화장품 등 다양한 대마 제품이 출시되며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
 
 
한국의 대마 산업
얼마 전 TV를 보다 홈쇼핑 채널에서 대마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다. 쇼 호스트는 지금 판매되는 제품은 국내 최초로 국산 대마줄기추출물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마 화장품이라고 하면 주로 헴프시드를 원료로 사용하고 해외에서 만들어 역으로 수입한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제 국내에서도 대마 화장품 제조가 가능해진 걸까? 지난 2020년 7월, 경북 안동이 산업용 헴프 규제 자유 특구로 선정되며 국내에서 대마 재배와 상품 제조를 할 수 있게 됐다. 주목적은 대마에서 고순도 원료를 추출해 의약품으로 수출하는 것이지만 화장품 원료로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홈쇼핑에서 목격했던 국내산 대마 화장품도 바로 이곳에서 재배한 대마를 원료로 사용한다. 최근 식약처는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대마 규제 완화를 포함시켰다.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대마 성분이 함유된 다양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화장품 속 대마
대마 화장품은 생소하지만 헴프시드 화장품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 헴프시드 화장품이 바로 대마를 원료로 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마 화장품을 계속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환각이나 중독 같은 부작용에 대해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대마와 마약용 대마는 종자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대마의 씨, 줄기, 잎에서는 각각 다른 성분이 추출되는데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은 주로 잎과 꽃에서 채취하는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이다. 하지만 산업용으로 개발된 대마는 THC 함량이 적게 개량되었다. 이 대마에서 THC 대신 구조는 비슷하지만 환각을 일으키지 않는 카나비노이드(CBD)를 추출한다. CBD는 피부 염증을 감소시키고 회복력을 높이며 피부톤 개선에 탁월해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대마 화장품이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이 CBD 성분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세포라나 얼타 뷰티 같은 편집숍에서 CBD를 함유한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CBD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만들 수 없다. ‘화장품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THC는 물론 THC 유도체도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이 포함되기 때문. “CBD는 안정성이 높은 성분으로 의학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이 성분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대마에서 추출한 CBD에 THC가 포함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죠.” 유튜브 〈이해진의 황금피부〉에서 대마 성분과 피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바 있는 연세에이앤비피부과 전문의 이해진의 설명. 식약처에서 허용하지 않는 성분인 만큼 개인적인 사용이 목적이라도 해외에서 CBD 화장품을 구입해 들여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통관 기준(CBD 20mg/kg 이하, THC 10mg/kg 이하)을 충족해야 하지만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대부분 폐기 처분된다. 직구도 마찬가지다. 오픈마켓 등 온라인에서 CBD 화장품을 구매할 때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정식 통관된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CBD 기준 때문에 한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대마 화장품은 껍질을 벗긴 대마씨에서 추출한 오일을 사용한다. CBD를 함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마씨 오일은 보습에 좋은 올레산, 리놀레산, 비타민 E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피부를 유연하게 만들고 염증 완화에도 탁월하다. 대마줄기는 피부 탄력을 높이고 칙칙한 피부를 환하게 밝힌다. “국내에서는 화장품에 햄프라 불리는 대마씨에서 뽑은 성분이나 성숙한 줄기 추출물만 사용 가능합니다. 특히 대마줄기추출물은 안전하면서도 항노화, 항염증 등 CBD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 주목하고 있죠.” 국내 최초로 안동에서 키운 대마줄기추출물이 함유된 화장품을 만드는 아이스트 상품기획팀 김지예의 설명. 화장품 원료로서 대마는 염증 완화와 피부 진정, 강력한 항산화 효과, 피부장벽 개선, 멜라닌 생성을 억제해 미백 효과를 만드는 등 많은 효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실제 대마 화장품을 사용하고 트러블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는 후기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떠오른 성분이기 때문에 연구가 충분하지 않고 장기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현실. 또한 해외에서 쉽게 사용되고 있다 하더라도 혹시 모를 위험성을 이유로 식약처에서 깐깐한 기준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대마 성분을 함유한 제품  
 

1 I.St 

디디에 휘 헴프스템 크림
성숙한 대마줄기 추출물을 담아 보습, 탄력, 주름 등 다양한 노화의 징후를 케어한다. 영양감이 가득 느껴지는 묵직한 제형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감싼다. 10만원.
 

2 Lalarecipe 

햄프씨드 세럼
정제수 대신 헴프시드 추출물이 담겨 피부에 닿자마자 풍부한 보습감이 느껴진다. 헴프시드 오일과 병풀 추출물이 민감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킨다. 3만5천원.  
 

3 The Body Shop 

햄프 오버나이트 너리싱 레스큐 마스크
피부에 바르고 5~10분 뒤 닦아내는 워시 오프 타입 마스크. 헴프시드 오일이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부드럽고 매끈한 피부를 만든다. 3만4천원.  
 

4 Mocly 

오가닉 햄프씨드 오일 드롭
유기농 헴프시드를 저온 압축으로 추출해 영양분을 고스란히 담았다.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 염증을 억제한다. 오일 입자가 작아 모공을 막지 않는다. 4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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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경미
    사진/ 정원영
    도움말/ 이해진(연세에이앤비피부과), 임관우(서울디지털대학교 객원 교수),
    김지예(아이스트)
    참고서적/ <대마와 대마초 : 신의 선물인가 악마의 풀인가>
    어시스턴트/ 조문주,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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