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런웨이에 피어난 까멜리아 한 송이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Fashion

샤넬 런웨이에 피어난 까멜리아 한 송이

“동백꽃을 든 여인(La dame aux Camelias)은 제 삶 그 자체였습니다.” -가브리엘 샤넬

BAZAAR BY BAZAAR 2023.04.04
 
가브리엘 샤넬은 어린 시절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백꽃을 든 여인〉을 토대로 만든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보고 큰 감동을 얻었다.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과 휴머니즘을 담아낸 이 작품에 등장하는 까멜리아에 단숨에 매료된 그녀. 특별한 향기도 가시도 없는 이 꽃을 되려 사려깊다고 여기며 간결하고도 순수한 매력에 빠져든 것이다. 화려한 장미와 대비되는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곡선과 고전적이면서도 일괄적인 형태를 지닌 꽃잎은 개성 뚜렷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까멜리아처럼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향을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자 했다는 가브리엘 샤넬. 그녀는 독립적이며 자의식이 강한 여성이었다. 샤넬이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할 당시 남성들은 세련된 멋을 상징하는 의미로 까멜리아 꽃을 재킷 라펠에 부착했다. 1913년 프랑스 에트르타 해변에서 화이트 튜닉 위의 허리 밴드에 까멜리아를 장식한 샤넬의 사진도 볼 수 있다. 그녀는 저지와 팬츠, 보다 간소화된 남성복을 여성복에 착안시킨 동시에 까멜리아 꽃을 버튼홀로부터 해방시켜준 셈. 대조적인 스타일을 선호했던 그녀는 리틀 블랙 드레스에도 까멜리아를 매치해 유니크하게 연출하는 것을 즐겼다. 까멜리아는 루비, 다이아몬드, 진주로 이루어진 주얼리로 환생했음은 물론 의상, 백, 슈즈에 장식되면서 꽃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샤넬의 아이콘이 되었다. 
 
 1,3 샤넬 2023 F/W 컬렉션. 2 카멜리아 모티프의 헤어핀을 한 모델의 뒷모습까지 눈길을 끌었다. 4 일괄적인 형태를 지닌 까멜리아는 핸드백으로도 환생했다. 5 섬세한 비즈 장식부터 그래픽적 패턴을 입은 까멜리아 모티프. 6 피날레의 붉게 물든 커다란 까멜리아에는 불꽃처럼 불타는 열정이 담겼다. 7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하고 배우 고마츠 나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상이 이번 컬렉션에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8 샤넬의 아이콘이 된 까멜리아 장식이 룩 전체를 뒤덮었다. 9 가브리엘 샤넬이 즐겨 하던 화이트 까멜리아가 블랙 수트를 장식했다. 10 슈즈에도 피어난 까멜리아. 11,12 백스테이지의 풍경 역시 왠지 모를 화사함이 묻어난다.

1,3 샤넬 2023 F/W 컬렉션. 2 카멜리아 모티프의 헤어핀을 한 모델의 뒷모습까지 눈길을 끌었다. 4 일괄적인 형태를 지닌 까멜리아는 핸드백으로도 환생했다. 5 섬세한 비즈 장식부터 그래픽적 패턴을 입은 까멜리아 모티프. 6 피날레의 붉게 물든 커다란 까멜리아에는 불꽃처럼 불타는 열정이 담겼다. 7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하고 배우 고마츠 나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상이 이번 컬렉션에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8 샤넬의 아이콘이 된 까멜리아 장식이 룩 전체를 뒤덮었다. 9 가브리엘 샤넬이 즐겨 하던 화이트 까멜리아가 블랙 수트를 장식했다. 10 슈즈에도 피어난 까멜리아. 11,12 백스테이지의 풍경 역시 왠지 모를 화사함이 묻어난다.

 
이 까멜리아가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3월 파리에서 펼쳐진 2023 F/W 샤넬 컬렉션의 런웨이 한가운데엔 커다란 화이트 까멜리아 한 송이가 활짝 피어난 채 게스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까멜리아는 단순한 주제를 뛰어넘은 샤넬 하우스의 영원한 코드다”라는 버지니 비아르의 말처럼. 포토그래퍼 이네즈와 비누드가 촬영하고 배우 고마츠 나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흑백 영상은 쇼장 입구에서부터 무대의 까멜리아에 오버랩되고 있었다. 쇼가 시작되자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면모의 까멜리아는 포켓, 재킷, 버튼 그리고 로맨틱한 프린트 속에서 피어나며, 컬렉션 전체에 잔잔하고도 경쾌한 느낌을 더해주었다. 자칫 지나치게 여성스러울 수 있는 플라워 모티프를 보다 모던하게 만들어준건 중성적인 아이템과 정형화되지 않은 실루엣,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 덕이었다. 비스듬한 앞면의 버뮤다 쇼츠 수트, 비대칭 실루엣 코트와 슬릿이 들어간 드레스, 비즈와 시퀸을 사용한 니트웨어 등에서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버지니 비아르의 터치를 느낄 수 있었다. 블랙, 화이트, 여러 가지 톤의 핑크가 등장하는 컬러 팔레트 역시 절제된 화려함을 머금고 있었다. 피날레에서 붉게 물든 까멜리아는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처럼 열정적인 사랑을 외치는 듯했다. 가브리엘 샤넬이 생애 이루지 못한 비밀스러운 사랑(화이트 까멜리아의 꽃말)을 뒤로한 채 그녀의 패션적 삶과 성공을 예찬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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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황인애
    사진/ @Chanel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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