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프라이빗 심야 책방, 〈블루프린트북〉




공주 금학동 철마산에서 발원해 금강으로 흐르는 6.43km의 제민천이 공주 도심을 가로지른다. 100년 전 발행된 매일신보에는 ‘공주의 맑은 냇물이 밤낮없이 북류하여 그 정결함이 산간의 냇물과 같았다’는 기록이 있다. 많은 사랑을 받던 깨끗한 하천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오염이 진행되고 주민의 관심에서 벗어났으나 10여 년 전 복원 사업을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산책로와 생태습지, 자전거길 등 쉼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 하천으로 거듭났고, 그 한가운데에 마을 호텔과 여행자 카페, 서점과 농가 밀 빵집 등이 하나씩 들어섰다. 공주의 유휴 공간을 재생하는 로컬 업체들의 노력 덕분이다.




‘블루프린트북’은 마을호텔의 로비 역할을 하는 프론트 카페 건물 3층에 자리한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돔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독특하면서도 도시적인 느낌이다. 반면 따뜻하고 낮은 조도가 깔린 3층 책방은 아늑한 다락방을 닮았다. 다양하게 큐레이션한 책을 둘러보다가 폭신한 의자에 드러누워 고유의 시간을 가져보자. 널찍한 창 너머로 제민천의 시골 풍경이 전면으로 들어오고, 프론트 카페의 식음료와 간단한 스낵도 책방에서 즐길 수 있다. 특히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운영하는 심야책방은 오로지 예약자만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시공간이다. 함께 붙어 있는 마을 호텔, 수선집 북스테이에 머물면 오로지 숙박객만 심야책방을 만끽할 수 있다.
📍충남 공주시 제민천1길 55 3층
10:30am~7pm, 심야책방 1만 2천 원, 수선집 북스테이 10만 원~15만 원
@blueprint_book
제주시 용담동
짜이가 있는 사유 공간, 〈바라나시 책골목〉




출입국 시간이 애매하여 공항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거나 ‘뚜벅이’ 여행자로 제주에 닿을 때면 늘 용두암 옆동네에 있는 ‘바라나시 책골목’에서 짱박히곤 한다. 제주올레길 17코스, 작은 횟집가게들이 늘어선 바닷가 마을 안쪽에 들어서면 샛노란 벽의 낮고 작은 책방으로 미끄러진다. 낯선 골목에서 발견한 이국의 책방 같은 느낌이다.



아담한 집 안으로 들어가면 일반 서점에서 꺼내어 놓지 않는 비범한 북커버들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라마나 마하리쉬, 후지와라 신야, 헤르만 헤세 등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고전부터 〈티벳사자의 서〉 〈봉인된 시간〉처럼 작은 독립서점에서 찾기 어려운 책과 절판 도서, 사유의 질문을 던지는 동시대 신간까지, ‘이 책도 있어?’ 하는 책들이 쌓여 있다. 낮은 등받이가 있는 태국 방석들이 창가, 책 사이, 방구석에 놓여 있고,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고유한 독서에 몰입한다. 지극히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인도, 티베트 서적과 실존 문학, 독립출판 등 주인장의 남다른 큐레이션으로 꾸민 책으로 내면 여행을 떠나보자. 더불어 이곳을 찾는 이유는 겁나 맛있는 짜이가 있기 때문! 6년간 1만 잔의 짜이를 끓여왔다는 책지기의 푸짐한 짜이 한 잔을 꼭 경험해보도록! 인도 핸드드립 커피와 라씨 역시 실패한 적 없다.
📍제주 제주시 동한두기길 35-2
11am~7pm, 주말 휴무
@varanasi_jeju
인천 강화도
책 쌓인 비밀스러운 오두막, 〈이루라책방 북스테이〉





석모대교 근교에 자리한 작가의 서점이자 북스테이다. 너른 정원을갖춘 메인 서점 건물부터 범상치 않다. 3층 높이의 벽면 사방에 책이 가득 채워져 있고, 책을 매달아 만든 조명등도 위트 있다. 스테이를 하지 않아도 시간제 단독 예약을 통해 독립적으로 서점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개성 있는 북스테이에 머물러 보아야 한다. 독립적 목제 건물인 ‘글래스 트리하우스’는 통창을 통해 주변 풍광을 안으로 들이고, 안팎의 경계는 사라진다.





말간 날에는 천창 너머로 달빛이 떨어지고 장작 화로가 있는 독립적 테라스 정원도 딸려 있다. 글램핑 텐트로 꾸민 3층 ‘루프탑 글램핑’에 서면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고 온갖 산새와 바람 소리가 기분 좋게 일렁인다. 루프톱에 갖춘 히노끼 반신욕조에서 환상적 낙조 풍경을 바라보며 책을 즐겨보자. 비밀의 방이 숨어 있는, ‘비밀다락 오두막’과 영화 〈반지의 제왕〉의 샤이어 마을을 모티프로 만든 ‘자작나무숲 호빗하우스’ 등 책방지기가 오랜 시간 공들인 공간에서 특별한 책 여행을 만끽해보자. 실내 해먹, 우주 프로젝터, 애착 인형, 쿠션, 흔들의자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인천 강화군 내가면 황청포구로333번길 27-1 이루라책방
11am~6pm, 북스테이 18만 원부터
@leeroora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