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가 대세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며 ‘향 테크’, ‘코르가즘’ 등 신조어를 쏟아내는 요즘, '니치 향수'를 넘어 조금더 특별한 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보다 내가 더 만족할 수 있는 향, 어디선가 맡아본적 없지만 낯설지 않은 향, 지속성이 뛰어나 '웰메이드'라고 확실할 수 있는 향수를 원한다면 이 브랜드에 주목해도 좋다. 한국에서 기획하고 프랑스에서 제작한
엉트르두는 한국 아티스트들과 '신의 코’ 프랑스 조향사 프레데릭 뷔르탱 FRÉDÉRIC BURTIN 과 토마스 퐁텐 Thomas FONTAINE 이 합작하여 만든 신상 향수 브랜이다. '확신의 향'으로 향수와 바디라인을 선보이는 엉트르두는 프랑스어로 ‘그들의 사이(ENTRE D'EUX)’란 뜻으로 다른 향수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콘트라스트 노트가 추가됐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향이 풍부하다고 느낀 이유가. 론칭을 맞아, 한국을 방문한 유명 조향사에게 엉트르두가 가진 특별함에 대해 물어봤다.
한국에서 기획하고 프랑스 조향사와 함께 만든 ENTRE D'EUX
조향사 이력 프레데릭 뷔르탱 FRÉDÉRIC BURTIN : 프래그런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랑스 출신 코스메틱 디자이너로 1989년 베르사유 향수 및 화장품 학교(Fragrance and Cosmetic school of Versailles)를 졸업했다. 프랑스 LVMH 그룹의 수석 연구원으로 겔랑(Guerlain), 디올(Dior), 지방시(Givenchy), 블리스(Bliss), 프레쉬(Fresh), 베네핏(Benefits)에서 일한 후, 2003년에 고급 니치 향수 브랜드인 인스티튜트 트레비앙(Institut Très Bien®)을 2006년에는 리옹에 본인의 향수와 화장품 크리에이티브랩을 설립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을 제공하면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토마스 퐁텐 Thomas FONTAINE : 조향사 베르사이유의 명문 향수 학교 ISIPCA를 졸업한 후 독일, 미국, 프랑스의 프록터&갬블(Proctor & Gamble), 테끄니끄 플로(Technico-Flor), 샤라보(Charabot), 마네(Mane)에서 근무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에 열광하며 여가 시간에는 바리톤 성악을 즐긴다. 오래된 조향사로 활동하는 그에게 파인다이닝과 역사는 영감의 원천이다. 그는 그라스(Grasse)에서 로즈 드 마이(Rose de Mai) 재배에 대한 협업을 진행했고, 국제 향수 단체 오스모테크 (Osmothèque, interntional fragrances Conservatory)의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NTRE D'EUX 쿰바 플로스, 비터 비테, 베르트 그레즈, 50ml 15만6천원
"각 향마다 축을 이루는 천연 향료와 몰리큘을 대조적인 노트로 사용하고, 나머지 각각의 노트들이 엄밀한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했습니다." 라는 엉트르두의 콘셉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THOMAS FONTAIN 자연 성분은 이미 세상에 수많은 이야기로 존재합니다. 엉트르두는 여기에 일관성이 특징인 인공 분자인 ‘몰리큘’을 첨가해 향들이 연결고리처럼 이어지도록 만들었어요. 자연 성분들이 몰리큘에 달라 붙어 다양한 향을 만들어 내면서 스토리가 되는 거죠. 특이하죠? 이게 바로 콘트라스트입니다.
FRÉDÉRIC BURTIN 즉,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와 인공적인 분자들의 조합이 ‘콘트라스트 노트’이고 이 향이 다른 노트들과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탑, 미들, 베이스를 모두 관통하는 강력한 메인 향이죠.
그럼 이번에 출시한 각 향수의 ‘콘트라스트 노트’는 무엇인가요?
T 쿰바 플로스는 ‘핑크페퍼’와 ‘마그놀란(몰리큘)’, 비터 비테는 ‘가이악우드’와 ‘이소이수퍼(몰리큘)’, 베르트 그레즈는 ‘시스트 랍다넘’과 ‘샤프랄레인(몰리큘)’입니다. 쉽게 섞이는 물질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많은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첬습니다.
엉트르두의 브랜드 디렉터인 자넷(이연경 대표)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두 조향사가 향수를 만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연락을 받은 그 순간이 궁금합니다.
F 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을 받았어요. 구현하고 싶은 향들을 멋진 ‘비주얼 무비’로 만들어서 메일을 보냈죠. 음악도 멋졌고요. 감명을 받아 온라인 미팅을 했고 1시간이 넘는 첫 미팅 끝에 함께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제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바로 콘트라스트 노트죠.
T 보통 향수를 만들 때 최소 2~3년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죠. 서로 이해가 잘되고 소통이 잘되면 1년 만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향으로 통했기 때문에 가능했죠.
서울과 파리라는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하고 완성한 향수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T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처음 작업을 시작했어요. 영상으로 소통하고 비주얼과 영상 등을 보내서 향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했죠. 프레데릭의 경우에는 그래픽으로 향을 이해하죠. 최근에는 자넷이 종종 연구실과 작업실을 방문하면서 향을 직접 맡아보고 네이밍도 함께 고민도 했어요.
F ‘자넷이 우리 몸에 들어와 팔다리를 조정했다’. 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수많은 대화를 통해서요.
함께 작업하면서 브랜드 디렉터, 자넷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무엇이었나요?
F 자아와 대조에요. 기술적으로 ‘콘트라스트 노트’가 브랜드의 특징이기도 해서 ‘콘트라스트’를 강조했고, 브랜드를 지속하게끔 만드는 테마가 ‘자아’이기에 ‘나’로 표현될 수 있는 다양한 향의 무드에 집중했죠. 향수를 뿌리는 건 자아를 드러내는 거잖아요. 화려한 나의 모습은 ‘쿰바 플로스’, 현재의 나를 표현하고 싶을 때 ‘비터 비테’, 내 안의 나는 ‘베르트 그레즈’로 표현했어요.
이 향수를 뿌렸을 때 소비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생각이나 감정이 있을까요?
F 제일 중요한 건, 엉트르두를 뿌렸을 때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거예요. 뭔가 ‘일어나야 한다’는 거에요. 예를 들자면, 어떤 표정일 수도 있고, 나도 몰랐던 감정 상태일 수도 있어요.
엉트르두를 좀 더 잘 느낄 수 있는 특급 조향사만의 특급 방법이 있다면요?
T 입맞춤을 받고 싶은 곳에 향수를 뿌려보세요.
F 맥박이 뛰는 곳이죠. 클래식하죠? 같은 향 라인으로 론칭한 바디워시와 로션도 함께 사용해보길 추천합니다.
ENTRE D'EUX 카로 카룬데의 오리엔탈, 핑크페퍼의 스파이시, 화이트 머스크의 파우더리한 향을 담은 쿰바 플로스. 50ml 15만6천원
ENTRE D'EUX 가이악 우드의 강렬한 우디향과 바닐라의 달콤한 향으로 완성한 비터 비테, 강렬한 오우드와 레더 향의 베르트 그레즈, 모두 50ml 15만6천원.
모임이 많은 연말,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한 하나의 향수를 추천해준다면?
F ‘쿰바 플로스’를 추천해요. 스파이시 플로럴 계열이지만 파우더리하면서도 이국적인 향이 특징이에요. 아프리카 전통춤인 '쿰바'에서 사용 되는 '카로 카룬데'라는 꽃을 담아서 이국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죠. 긍정적이고 열려있고, 굉장히 향기로워요. 사람들이랑 함께 있을 때 이런 향이 난다면 좋은 향을 공유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아요.
T 〈소피의 선택〉이란 영화에서 소피가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처해있는 것처럼, 저 또한 어떤 향수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웃음)
F 내년 봄과 여름 시즌에 서울 또는 한국과 관련한 제품을 '엉트르두'식으로 만들어 출시할 예정이에요. 기대해주세요.
향수는 겹겹이 중첩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는 집합체입니다.
- ENTRE D’E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