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빅히트뮤직

사진 〈 RM 〉 믹스테이프 아트워크
한 곡을 고르기 힘들었다. ‘목소리’는 RM이 RM이기 전 발표한 첫 믹스테이프 〈RM〉의 1번 트랙이다. “남들이 원하는 걸 꼭 원할 필요 있는가 / 난 한평생 한이 담긴 한숨 쉬며 살기보다 / 한을 떼어내고 그냥 숨을 쉬며 사는 길을 택했어 / 다 손가락질했네 얄팍한 나의 주위에선 / 내 꿈은 나의 목소릴 모두에게 주는 것 / 내가 어떤 모습일지라도. 내 음악과 가사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던 21살 청년의 목소리는 현재 어디까지 닿았나. 함께 수록된 ‘Do you’, ‘각성’, ‘Monster’, ‘버려’, ‘표류’도 추천. 지금의 RM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사진 〈 WINGS 〉 앨범 아트워크
BTS는 언제나 인트로와 아웃트로, 스킷으로 꽉 찬 앨범을 선보였다. 한 명의 멤버가 인트로나 아웃트로를 담당하긴 했지만, 앨범에 본격적인 솔로곡이 수록된 것은 ‘피 땀 눈물’이 타이틀이었던 정규 2집 〈WINGS〉부터다. ‘Reflection’은 〈WINGS〉 앨범에 수록된 RM의 솔로곡이다.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실제 그가 비트 초안만 들고 뚝섬에서 가서 완성한 곡. 처음에 들려오는 사람들과 지하철의 소음 또한 RM이 당시 뚝섬에서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소리다. “세상은 절망의 또 다른 이름 / 나의 키는 지구의 또 다른 지름 / 나는 나의 모든 기쁨이자 시름 / 매일 반복돼 날 향한 좋고 싫음” RM은 밤에 뚝섬이나 한강을 산책할 때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때론 내가 너무 밉고 싫지만 그럼에도 나를 사랑하고 싶은, 늦은 밤 잠들지 못하고 밖을 서성이는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다.

사진 ‘ Change’ 아트워크
‘Change’는 RM이 미국 래퍼 왈레와 함께 발표한 음원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곡보다 덜 알려져 팬들 사이에선 숨은 명곡으로 언급되곤 한다. 〈indigo〉 발매를 앞두고 이 곡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Change pt.2’가 6번 트랙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거친 목소리로 ‘세상은 변할 거야(World is gonna change)’라고 노래 부르던 RM은 어떤 두 번째 파트를 선보일까. ‘Change pt.2’는 평소 RM과 음악적 교류가 잦은 이이언이 프로듀서로 참여해 더욱 기대된다.

4. forever rain, 2018
빗소리와 함께 멜로디가 시작된다. ‘forever rain’은 RM이 ‘playlist’라고 부르는 그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mono.〉의 마지막 트랙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밴드. 그 높은 곳에 서서 RM은 톱스타 이면의 자신을 〈mono.〉를 통해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그중에서 한 곡을 꼽으라면, 역시 ‘forever rain’이다. RM은 이 곡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다시 한번 내 마음에 이렇게 와닿는 노래를 쓸 수 있을까?”, “내가 만약에 죽는다면, 내 장례식에서 이 노래를 틀어줬으면 좋겠다.”, “이 노래보다 나 같은 노래는 없다.” 때론 불길처럼, 파도처럼 급변하는 주변의 상황에도 늘 초연한 RM은 고르게 다듬은 자신만의 언어로 외로움과 불안, 그리고 영원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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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의 취미가 ‘자전거 타기’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Bicycle’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가 본격적으로 만든 자전거 예찬가다. ‘2021 페스타(BTS의 데뷔를 기념해 매년 열리는 BTS와 아미의 축제)’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로 공개됐다. “자전거를 타는 것이 늘 설레지만 페달에 두 발을 얹으면 언제나 조금 슬픈 기분이 된다”는 그는 자전거를 타오며 생각했던 “잡히지 않는 흐릿한 풍경들”과 “슬프지만 신나는, 조금 차갑지만 따뜻한 느낌들”을 노래로 옮겼다. ‘Bicycle’을 듣다 보면 RM의 설명이 단박에 이해된다. 이토록 공감되는 음악을 만드는 그의 능력이 늘 놀랍다. 음원 아트워크는 RM이 평소 흠모하던 문성식 작가의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