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받고 싶은 현대인이 읽어야 할 책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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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받고 싶은 현대인이 읽어야 할 책

황보름 작가가 그려낸 휴남동 서점은 각각의 이유로 상처받은 현대인이 결점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공간이다.

BAZAAR BY BAZAAR 2022.09.13
 
브런치 플랫폼에 연재한 글을 책으로 펴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브런치 주최 공모전에 출품하려면 미리 여러 개의 글을 묶어 ‘브런치북’ 형태로 만들어놔야 하는데요. 2019년에 브런치에서 소설을 연재한 뒤 〈휴남동 서점〉이라는 제목으로 브런치북을 만들어놨어요. 이미 만들어놓은 것이 있으니 공모전이 열렸을 때 그저 클릭 몇 번으로 응모할 수 있었죠.(웃음) 기존에 브런치에서 진행한 공모전에서 소설이 수상작이 된 적이 없었는데 놀랍게도 제 소설이 수상작 20편에 포함되었고 그 해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출간됐어요. 이후 전자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따뜻한 리뷰를 많이 남겨주셔서 올해 1월 종이책으로 출간하게 됐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책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무려 5개월여 만에 13쇄를 찍었고 11만 부가 판매됐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많은 독자분들이 읽어주실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여전히 매일 놀라워하면서 지내고 있어요.(웃음) 아무래도 소설 속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 나와 내 주변인들의 고민이라 쉽게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또 그 고민이 조금씩 해결되어가는 과정에서 인물들끼리의 대화, 그리고 각 인물들의 태도가 따뜻해서인 것 같기도 하고요.
취업에 실패한 청년, 부부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부부, 사춘기 소년과 엄마, 사회생활에 상처받은 직장인. 모두 흔히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물이에요.
우리 사회에서 그 나이대의 사람이라면 어떤 고민이 있고 어떤 상처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그러다 보니 무기력한 고등학생, 계약직 직원, 취준생 등을 떠올리게 됐고요.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요?
‘쉬지 못하는 사회’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었어요. 가열하게 달리고 달려야만 낙오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우리 모두 끝없이 달리기만 하잖아요. 그래서 멈춰 서게 됐을 때, 우리를 품어줄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적극적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휴남동 서점만의 분위기가 인물들에게 서서히 스며들어 그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수월해지길 바랐어요.
현대인이라면 모두 마음 한편에 품고 있는 공간이기도 해요.
꼭 물리적인 공간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특정 관계나 시간, 혹은 특정 마음의 상태도 휴남동 서점일 수 있으니까요. 저에겐, 스스로를 보듬어주는 시간이 휴남동 서점인 것 같아요.
소설을 쓰면서 유독 몰입한 인물이 있나요?
바리스타 민준. 중고등학교 시절엔 열심히 공부하고, 명문대에 진학해서도 스펙을 차곡차곡 쌓았죠. 그런데 취업이 되질 않아요. 그간 해왔던 모든 일들이 취업을 위한 일이었는데 얼마나 좌절했겠어요. 민준의 전사를 쓰면서 울컥하기도 했고 또 그가 잘되길 마음속으로 응원했어요. 민준이 영주와 대화하며 본인의 삶을 ‘화음’으로 본다고 할 때 정말 기뻤어요.
소설의 시작과 끝은 모두 영주의 ‘하루’를 다루고 있는데요. 결국 이 책이 주려는 메시지인 것 같아요.
영주는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노력해요. 오늘 할 일을 메모해놓고 그 일을 하나씩 마무리하면서 건실하게 시간을 보내요. 그리고 하루를 끝마칠 땐 침대에 누워 책을 보다가 이 정도면 괜찮은 하루였다고 생각하며 잠에 들고요.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하루치의 최선, 하루치의 최선, 또 하루치의 최선. 이렇게 하루하루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거예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누군가가 있다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기억에 남는 독자의 반응은요?
지금 떠오른 건, 책을 다 읽고 펑펑 울었다고 하는 글이 있었어요. 본인도 자신이 왜 이렇게 우는지 모르겠다고. 그 리뷰를 읽고 저도 눈물을 흘렸어요.
좋은 문장을 쓰는 에세이스트가 작가님의 오랜 꿈이라고 하셨는데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돼요.
저는 제 삶과 맞닿아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하는데요. 제 책을 읽은 독자분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좋은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가끔 힘이 들 때 그 경험을 떠올리면 힘이 나기도 하잖아요. 저는 그런 책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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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백세리
    사진/ 클레이하우스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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