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만나는 몽골 문화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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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에서 만나는 몽골 문화

해외 이주자 공동체와 지역사회는 도심과 교외에 다양한 모양으로 자리 잡았다.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 우리 이웃의 삶 속으로 한 발자국 들어가본다.

BAZAAR BY BAZAAR 2022.09.09
 
건물 2~3층의 몽골 음식점.

건물 2~3층의 몽골 음식점.

동대문 몽골타워

동대문구 광희동은 이미 중앙아시아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값싸고 맛있는 중앙아시아 음식을 먹으러 많은 한국인들이 몰려 점원들은 이미 유창한 한국어로 접객을 하고 있을 정도다. 나 역시 음식을 먹으러 자주 찾곤 한다. 그렇게 익숙해진 광희동 거리에서 여전히 물음표가 생기는 건물이 하나 있다. 중구 을지로 44길 10층짜리 뉴금호타워. 겉모습은 주변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건물이지만 입구에 서 있는 안내 표지판을 보면 온통 몽골어다. 눈에 띄는 한글은 오직 ‘비자’라는 한 단어라 몽골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라고 가늠할 뿐이다. 아무도 막지 않지만 들어가볼 엄두를 못 냈던 곳을 취재라는 기회로 방문했다.
 
몽골 식료품점.

몽골 식료품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먼저 있던 사람과 나중에 온 사람들이 섞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말을 걸었다. 한국 사람에게도 몽고반점이 있지 않았던가. 거울에 비춰진 모습이 서로 닮았다. 건물 외벽에 크게 간판을 건 ‘잘루스’라는 식당을 찾았다. 크지 않은 가게인데 손님으로 가득하다. 주변 중앙아시아 식당의 메뉴가 백 개에 가까운 것과는 달리 메뉴가 많지 않다. 더듬더듬 물어보니 주식은 만두와 양고기, 소고기로 단출하다. 소고기덮밥을 시키니 우리의 기사식당 돈까스와 닮은 음식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투박하게 썬 소고기가 가득하고 밥공기로 찍어낸 밥 한 덩이, 그리고 그 위에 케첩. 심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진다. 만원으로 포식을 하고 앞에 있는 식료품 가게에 가니 식료품 역시 정갈하다. 칼국수 같은 건조한 면과 빵, 과자 정도를 판다. 한층 위에는 한층 세련된 ‘울란바타르’라는 식당이 있는데 오픈 주방에서 빠르게 음식을 담아내는 패스트푸드점 형식이다. 복도형 오피스텔 건물에 다닥다닥 미용실과 네일숍, 운송업체, 일자리 소개소와 비자 발급 회사가 들어서 있다. 서울 시내에서 사라져가는 중인 사진관은 이곳에서만큼은 터줏대감이다. 비자 발급에 필요한 증명사진을 찍는 몽골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가장 많은 건 휴대폰가게다. 80%는 몽골 사람이, 20%는 한국 사람이 운영한다. 
 
몽골 식료품점.

몽골 식료품점.

왜, 어떻게 이곳은 몽골타워가 되었을까? 2004년부터 건물에서 휴대폰가게를 했다는 한국인 사장님께 몽골타워의 시작점을 들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중앙아시아 식당 ‘사마르칸트’가 생긴 후 상권이 커지고 중앙아시아 거리가 형성되었다. 그때부터 몽골 사람들이 광희동을 사랑방 삼아 찾았고 2001년도에 뉴금호타운이 완공되었다. 분양이 더디던 오피스텔에 몽골 사람들이 점차 사업을 시작하면서 몽골 사람들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몽골 타운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휴대폰가게가 특히 많은 이유는? 한국에서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물품 중 하나가 휴대폰이며 몽골은 척박한 환경 때문에 휴대폰이 전자기기보다 소모품에 가까워서라고. 많은 몽골 사람들이 우리나라 휴대폰을 자국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서울 각지에 퍼져 일하는 이주노동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 교환학생, 가정을 꾸린 몽골 사람들까지 이 작은 빌딩에 모여든다. 내가 건물에 들어서며 긴장한 것처럼 몽골 사람들은 건물을 나서며 긴장을 몸에 입는다. 도심 속 평범하고 편리한 공간에서 더욱 커다랗게 이방인의 삶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건물 2~3층의 몽골 음식점.

건물 2~3층의 몽골 음식점.

건물 밖에 놓인 안내 표지판도 거의 몽골어로 되어 있다.

건물 밖에 놓인 안내 표지판도 거의 몽골어로 되어 있다.

몽골어로 된 게시물들.

몽골어로 된 게시물들.

건물 2~3층의 몽골 음식점.

건물 2~3층의 몽골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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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의령
    사진/ 김연제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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