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 샤넬 공방 컬렉션을 수놓은 Le19M 공방들의 장인정신과 예술성.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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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 샤넬 공방 컬렉션을 수놓은 Le19M 공방들의 장인정신과 예술성.

2021/22 샤넬 공방 컬렉션을 수놓은 Le19M 공방들의 장인정신과 예술적 감성.

BAZAAR BY BAZAAR 2022.07.16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의 빠른 속도로 우리 삶을 파고들고 있는 디지털. 디지털 방식으로 생활하고 소비하는 데 익숙해진 요즘이지만 하이패션이 추구하는 결정적 미학은 여전히 장인정신에 포진되어 있다. 지난 6월 초 성수동 레이어 스튜디오에서 열린 샤넬 2021/22 공방 컬렉션 프레젠테이션. 트위드와 자수에서부터 투톤 슈즈, 커스텀 주얼리, 플리티드 패브릭, 모자와 카멜리아에 이르기까지 컬렉션의 모든 미적 표현은 샤넬의 뛰어난 장인들이 보유한 손맛에 기반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번 컬렉션은 Le19M 상주 공방의 뛰어난 솜씨와 기술력으로 완성된 것. 버지니 비아르는 이번 컬렉션을 “매우 메트로폴리탄적이면서도 섬세하다”라고 묘사했다. 일례로 트위드 재킷에 컬러 비드로 수놓은 스웨트셔츠 슬리브를 적용했는데, 이는 자수와 트위드 공방인 르사주가 보유한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작품이다. 버지니는 “자수는 건물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예를 들어 몽텍스의 자수는 매우 입체적이며 실버 시퀸을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금세공 공방 구센이 만든 골드 메달리온, 사자 장식 및 다른 비잔틴 주얼리와 함께 메종 미셸에서 제작한 트위드 및 펠트 모자, 신발 공방 마사로의 노하우로 디자인한 투톤 슈즈, 르마리에와 로뇽 공방의 깃털 및 꽃 장식, 플리츠 등 역사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기술력이 집약되었다.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션 공방은 샤넬과 다른 유명 명품 브랜드의 창의성을 지원하는 40여 곳이 존재한다. 이 중 11곳은 샤넬이 2021년 문을 연 Le19M에 터를 잡았다. 숫자 19는 건물이 위치한 파리 19구와 가브리엘 샤넬의 상징적인 숫자 중 하나를 의미한다. 2021년 12월, 2021/22 샤넬 공방 쇼가 열렸던 장소 역시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가 설계한 이 독특한 복합공간 Le19M이었다.
 

LESAGE

위대한 쿠튀리에와 오랫동안 협업하며 전설적인 독창성을 자랑해온 르사주는 화려한 자수 패턴을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1996년부터는 방모사와 다른 소재들을 결합시켜 샤넬의 상징인 트위드를 재해석하고 있다. 1983년부터 샤넬의 파트너로 활동하다 2002년 샤넬 공방에 합류하였으며, 현재는 버지니 비아르의 지휘 아래 창의적 대화를 이어나가며 아름다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장인들이 젊은 세대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수 학교도 운영 중이다. 이번 공방 컬렉션에서는 루디 리치오티가 설계한 Le19M의 구조와 건축 양식이 일부 자수의 영감이 되었다. 이번 쇼의 오프닝 룩이었던 블랙 모직 펠트 소재의 롱 코트에는 포켓에 Le19M을 감싼 콘크리트 기둥을 연상시키는 자수를 넣었다. 이 자수는 르사주 공방에서 38시간에 걸쳐 뤼네빌(Luneville) 크로셰 기법과 바느질로 만든 것. 동일한 모티프를 다양한 핑크와 레드 톤의 롱 트위드 드레스에 매치한 뤼네빌 크로셰 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작품은 전체적으로 수를 놓은 짧은 조끼다. 먼저 뤼네빌 크로셰 기법으로 금사를 조합하여 리본을 만든 다음, 브론즈, 러스트, 버건디 컬러의 시퀸으로 장식해 특정 시간에 Le19M의 파사드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연상케 한다. 이는 르사주가 자수를 넣은 네 개의 주얼 장식 미니 백에서도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쇼에서는 네 가지 룩에 매치되었는데, 아이코닉한 11.12 백, 2.55 백, 보이 샤넬 백, 샤넬 19백으로 구성된 특별한 블랙 퀼팅 램스킨 박스 세트로 만나볼 수 있다.
 

MONTEX

1939년에 설립된 자수 공방 몽텍스. 이곳에서 탄생하는 작품들은 대대로 이어 내려온 전통과 현대적인 창작물을 결합하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정교하면서도 현대적 감성을 지닌 몽텍스의 모티프는 샤넬 컬렉션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데 이는 바느질, 뤼네빌 크로셰 후크, 1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코넬리(Cornely) 기계를 사용해 제작된다. 샤넬 2021/22 공방 컬렉션을 위해 버지니 비아르는 Le19M에서 영감을 받은 입체적인 실버 자수 제작을 몽텍스에 의뢰했다. 플로럴 기퓌르 레이스를 바탕으로 한 자수로, 3천6백 개 이상의 시퀸과 55시간 이상이 소요된 공정이었다. 샤넬 DNA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니트웨어 역시 이번 시즌 몽텍스 장인의 손길을 거쳤다. 퍼플 캐시미어 스웨터를 장식한 트롱프뢰유 벨트에는 체인 베이스 위에 코넬리 기계로 자수를 넣은 다음 시퀸 장식 실을 땋아 넣었다. 모티프는 원석, 스트라스 체인과 튜브를 바느질해 완성했고, 벨트의 밑부분은 뤼네빌 크로셰 기법을 사용해 1천6백 개의 사각 시퀸으로 완성했다. 시퀸은 평평하게 놓거나 손으로 접었으며, 작업에는 총 40시간이 걸렸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실버 카멜리아도 빼놓을 수 없다. 11.12 백에는 뤼네빌 크로셰 기법으로 3천5백60개 이상의 시퀸이 총 95시간에 걸쳐 수놓였다. 미니 백의 경우 40시간 동안 1백7개의 크리스털 바게트와 67개의 크리스털 큐브를 뤼네빌 크로셰 기법과 바느질로 수놓고, 망 부분엔 5천4백50개의 큐벳과 시퀸이 더해졌다. 가브리엘 샤넬이 좋아했던 카멜리아는 그물망 베이스에 2천5백20개의 스트라스를 바늘로 수놓아 완성되었다.
 

LOGNON

로뇽은 1853년에 설립된 플리츠 공방이다. 이곳엔 나이프(knife), 플랫, 선레이, 와토(Watteau), 피콕(peacock) 플리츠 등 크래프트지로 만든 3천 개 이상의 플리츠 틀이 있다. 그 중에는 1백 년이 넘은 것도 있으며, 이제 막 새로 제작한 것도 있다. 다양한 패브릭에 모양과 움직임을 부여하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장인들은 2인 1조로 작업하는데, 이는 두 명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당한 힘, 극도의 꼼꼼함, 경험으로 다져진 촉각, 직물의 특수성에 관한 전문 지식이 요구된다. 2013년 샤넬 공방에 합류한 로뇽은 이번 컬렉션에서 다양한 플리츠를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이템은 더블 C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은 짧은 아코디언 플리츠 스커트. 일부 실크 오간자 패널에는 로뇽에서 카드보드 플리츠 틀을 사용해 주름을 넣은 후 르마리에에서 1천6백 개의 작은 진주로 장식했다. 모티프가 자리 잡기 위해서 장인의 섬세한 손길과 1백60시간 이상이 걸린 하나의 작품과도 같다.
 

MAISON MICHEL

14세기부터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메종 미셸은 모자 제작 기법을 보존하고 전수하고 있다. 메종 미셸의 Le19M 공방에서는 크라운과 챙이 3천 개의 우드 틀 위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여기에 장인이 브레이드, 꽃, 깃털 및 기타 장식을 더한다. 메종 미셸은 1997년 샤넬 공방에 합류했다. 메종 미셸의 보터, 베일, 캡, 베레는 샤넬의 모든 컬렉션에서 주요한 스타일링 아이템이 된다. 이번 공방 컬렉션을 위해 메종 미셸은 샤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요청에 따라 두 가지 모자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이는 버지니 비아르가 구상한 섬세하면서도 메트로폴리탄적인 실루엣에 완성도를 높였다. 첫 번째 모자는 ‘패브릭 스트레칭’이라는 모자 제조 기법을 사용해 트위드로 덮은 블랙 펠트 보터. 크라운과 브림 총 2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라운 아랫부분에서 겉으로 보이지 않게 바느질해 조립했다. 두 번째는 브림을 접어 올린 형태의 모자로, 블랙 펠트 한 장으로 틀을 잡은 다음 들어 올려 본봉으로 박았다. 네 가지 실을 손으로 꼬아 만든 턱끈과 실버 체인 디테일이 돋보인다.
 

MASSARO

라스트 제작은 물론 조립, 갑피를 밑창에 꿰매는 실에 이르기까지 샤넬의 슈즈는 마사로 공방에서 디자인된다. 우아함과 편안함에 완벽을 가하기 위해 전부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마사로는 1957년 상징적인 투톤 슈즈를 만들며 샤넬과 협업하기 시작했다. 2021/22 공방 컬렉션을 위해 마사로는 다양한 컬러의 고트 스킨 메리제인 하이힐을 선보였다. 런웨이에는 각각의 룩에 어울리는 네 가지 컬러로 등장한다. 베이지는 롱 실크 트윌 드레스에 매치했고, Le19M의 콘크리트 구조물 이미지인 그레이는 자수 트위드 세트와 이브닝드레스, 니트 버뮤다 쇼츠, 페일 데님 진에 연출했다. 버건디는 울 트위드 드레스와 더블 C 패턴의 실버 카디건에 함께 착용했고, 마지막으로 네이비 블루는 핑크톤의 트위드처럼 보이는 니트웨어 앙상블, 어깨 위에 걸친 라즈베리 트위드 재킷, 전체에 자수가 들어간 작은 조끼에 매치되었다. 이번 메리제인은 가브리엘 샤넬의 투톤 펌프스를 참고해 토 부분에 다크 그레이 컬러를 사용하고, 9.5cm의 블랙 하이힐을 적용한 것이 특징. 또한 측면의 작은 더블 C 로고에서부터 정교하게 조각한 메탈 버클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디테일이 특징이다.
 

LEMARIE

르마리에는 모든 샤넬 컬렉션의 핵심 파트너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이래 샤넬의 상징인 카멜리아를 제작해왔으며, 그 외에도 깃털, 인레이, 플라운스, 스모크, 플리츠도 만든다. 깃털에서부터 꽃 장식, 쿠튀르 바느질에 이르기까지 르마리에의 모든 기술력은 2021/22 공방 컬렉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핑크와 블랙 컬러의 트위드가 어우러진 수트의 손목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르마리에는 깃 모양으로 커팅한 타조 깃털과 거위 깃털로 브레이드 2개를 만들고, 여기에 트위드사와 올 풀림 처리한 핑크 튤 조각을 섞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브레이드를 소매 커프 부분을 따라 꼼꼼하게 배치했다. Le19M의 르마리에 공방에서 62시간에 걸쳐 작업한 결과다. 오간자 드레스의 밑단 전체에 다양한 컬러의 타조 깃털 1천2백80개를 달고, 깃털마다 멀티 컬러 스트라스로 장식했다. 특히 깃털 공예에 대한 진정한 찬가라고 할 수 있는 재킷과 팬츠로 구성된 룩은 블랙, 블루, 옐로, 네온 핑크 컬러의 타조 깃털 수천 개로 뒤덮었다. 깃털에 반짝이는 블랙 리본, 올 풀림 처리한 튤 조각 및 다른 실을 함께 엮어 움직일 때마다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예로부터 가브리엘 샤넬은 리본을 즐겨 사용했다. 2021/22 공방 컬렉션을 위해 르마리에는 블랙 새틴 조각으로 만든 새로운 패브릭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레이스 스커트에 무시접 봉제로 36m의 실크 새틴 리본을 꿰매 퀼팅 패턴을 만들고, 스트라스 3백40개로 장식한 것이 그 예. 블랙 새틴 리본은 멀티 컬러 페인트를 흩뿌린 시폰 톱과 스커트를 강조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또한 르마리에가 제작한 커다란 블랙 새틴 리본을 머리핀에 붙이거나 머리에 무심하게 올리는 등, 여러 룩에 액세서리로 활용되었다.
 

GOOSSENS

정확한 손길, 꼼꼼한 솜씨, 정밀한 비율로 빚어낸 완벽한 오브제. 로베르 구센(Robert Goossens)은 조각과 금세공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1954년부터 그는 가브리엘 샤넬과 비잔틴 주얼리를 재창조했으며, 훗날 캉봉가 31번지에 위치한 샤넬의 아파트 가구를 일부 디자인했다. 구센은 창립자의 유산을 계승하는 동시에 오늘날에도 샤넬의 상상력에 부응하고 있다. 이번 시즌 구센은 스카프와 진주 목걸이를 한 가브리엘 샤넬의 옆모습을 넣은 메달리온으로 샤넬을 위한 커스텀 주얼리 시리즈를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가브리엘 샤넬이 좋아했던 비잔틴 주얼리에서 영감을 받아 두 번째 테마를 디자인했다. 골드 메탈과 앰버 레진으로 만든 브로치와 긴 십자가 모양의 펜던트는 전체를 수놓은 드레스나 트위드 재킷에 매치되었고, 커다란 멀티 컬러 카보숑으로 이루어진 목걸이와 귀고리로 레진에 담긴 무한한 뉘앙스를 드러냈다. 세 번째 테마는 사자다. 8월 18일에 태어난 가브리엘 샤넬의 별자리이기도 한 사자. 1920년 처음 방문한 베니스에서부터 캉봉가 31번지에 이르기까지 사자는 언제나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수트 버튼은 물론 커스텀 주얼리에도 등장했다. 구센 장인들의 노하우는 목걸이와 롱 귀고리에서 사자를 더블 C 로고나 바로크 펄과 결합시켰다. 사자는 또한 골드 체인 벨트의 전면과 한 쌍으로 착용한 커프 브레이슬릿, 시그넷 링, 체인과 펄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초커 버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Jennie in Le19M  

샤넬 앰배서더이자 하우스의 프렌즈인 제니는 Le19M에 위치한 르사주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르사주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위베르 바레르(Hubert Barrere)를 비롯한 아틀리에 장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제니는 이 특별하고 예외적인 컬렉션을 만드는 과정을 한눈에 보는 경험을 했다. 제니는 2021/22 공방 컬렉션에서 장인의 정신이 반영된 자수와 트위드 뒤에 숨겨진 그들의 뛰어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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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황인애
    사진/ ⓒ Chanel, Jennie@Lesage Pictures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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