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의 추천도서 <H마트에서 울다>. 저자 미셸 자우너와 나눈 이야기.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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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추천도서 . 저자 미셸 자우너와 나눈 이야기.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뮤지션 미셸 자우너는 한인 2세다. 그는 한인 가게 ‘H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다. 그가 쓴 에세이 는 암으로 떠나 보낸 엄마와의 추억을 되찾는 여정이다.

BAZAAR BY BAZAAR 2022.05.16
 
뮤지션이니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자전적 스토리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 에세이여야만 했던 이유가 있나?
노래 가사는 임팩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시적인 표현이라 어떻게 보면 한계가 있다. 나는 내게 일어난 일들과 느낀 감정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다 담을 수 있는 최적의 매체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서 창작 글쓰기를 전공했기 때문에 필자로서의 준비는 되어 있었다.
한인 2세라는 특정 문화를 콕 짚어 다룬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엄마와 딸의 관계, 상심과 슬픔, 음식, 내적 성장에 대해 다룬 이야기다. 이는 모두 우리가 인간으로서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매우 보편적인 주제다. 나의 첫 책이기도 하고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보는 거라 사실 이런 반응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웃음)
음식은 사춘기 소녀였던 당신과 한국인 엄마를 이어준 매개체였다. 그만큼 이 책에서도 ‘엄마의 요리’가 자주 언급된다. 당신에게 한국 음식이란 어떤 의미인가?
내 삶의 영감의 원천이자 위안을 주는 존재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가장 생각나는 엄마의 요리는 무엇인가?
요즘 엄마의 수제비가 너무 그립다. 엄마는 비 오는 날이면 늘 수제비를 끓여줬다. 인터넷에 나오는 레시피대로 ‘정확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내 입맛에는 딱이었다. 밀가루 반죽에 물을 계량보다 많이 부어서인지는 몰라도 식감이 보다 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나는 엄마 옆에 서서 팔팔 끓는 육수에 반죽을 얇게 떼어 넣는 것을 도왔다. 반죽이 끈적거려 손가락에 달라붙어서 고생한 기억도 난다.(웃음) 우리는 소금 간이 잘된 깊은 맛의 국물을 훌쩍이고 수제비는 고추장과 참기름에 찍어 먹었다. 식탁에 나란히 앉아 빗물에 젖은 뒤뜰의 나뭇잎과 잔디를 바라보며 먹는 수제비가 정말 그립다.
당신에게 H마트는 여전히 슬픈 장소인가? 제목처럼 지금도 그곳에 가면 눈물을 흘리는가?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라고 말할 수 있겠다.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지만 여전히 눈물이 난다. 책 제목 때문에 이제는 클리셰처럼 들려 민망스럽기도 하지만(웃음) 책이 세상에 공개되고 나서도 이 감정은 여전하다.
한국어판이 출간되고 난 후 당신은 “비로소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한국어 번역본을 출판하는 것이 이 책의 마지막 종착지처럼 느껴졌다. 영어를 못하는 한국에 계시는 이모에게 이 책을 통해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랐다. 이모는 나에게 ‘잣죽’은 우리 가족의 음식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라는 말이 나에게 힘이 됐다. 그리고 이모는 책이 너무 아름답게 쓰였다고 했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할 거라는 말과 함께. 이모의 의견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답변을 듣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책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화에서는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음식을 다룬 측면에서 봤을 때 〈리틀 포레스트〉가 떠오르기도 했다.
책과는 약간 달라지는 지점이 있겠지만 핵심이 음식이라는 것은 변함없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뮤지션의 성장 스토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다양한 한국 음식이 영상에서 어떤 식으로 포착되어 보여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독자가 〈H마트에서 울다〉를 통해 무엇을 얻길 바라는가?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이 책이 사람들로하여금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고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가도록 격려해주기를 그 무엇보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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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백세리
    사진/ 문학동네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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