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현정 대표의 화장품, '더파이 에센셜' 뭐가 다를까?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Beauty

피현정 대표의 화장품, '더파이 에센셜' 뭐가 다를까?

화장품을 고르는 기준을 높여준 피현정 대표의 화장품.

BAZAAR BY BAZAAR 2021.12.23
 
 
그 누구보다 '화장품'과 '피부 건강' 그리고 '환경'에 진심인 꼼꼼박사, 피현정 대표가 오랜 준비 끝에 '더파이 에센셜'을 세상에 내놓았다. '외형으로 현혹하는 것보단 천천히 가더라도 다시 찾는 브랜드와 제품이 되는 것이 목표'인 피현정 대표는 본질에 집중하고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화장품을 개발했다. 약 9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기도 한 뷰티 전문가 피현정 대표가 론칭한 화장품은 뭐가 다를까?
 
피 대표님의 화장품을 기다린 사람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엔 어떠한 계기로 화장품을 론칭하셨나요? 
 
The Phi 시카 알란 퍼스트 에센스, 앰플투폼 클렌저, 히알루로닉 수분 장벽 크림.

The Phi 시카 알란 퍼스트 에센스, 앰플투폼 클렌저, 히알루로닉 수분 장벽 크림.

브랜드나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소를 만들고 브랜드를 론칭한 적도 여러 번 있었죠. 하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철학과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소신을 반영한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을 지속시키는 것이 어려웠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니면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그건 제품 개발뿐 아니라 경영까지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였습니다. CEO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화장품 개발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포기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너무 힘주지 말고 소신대로 운영하되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올해 직접 만든 화장품을 론칭했습니다.
 
요즘은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화장품을 제조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 화장품의 제조 기술이 뛰어나기도 하고요. 화장품을 만들면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어떤 부분을 노력하셨나요? 
The Phi 시카 베타 앰플투폼 클렌저 2만1천원

The Phi 시카 베타 앰플투폼 클렌저 2만1천원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CLEAN BEAUTY 입니다. 해석이 다양한 ‘클린’이 아니라 본질적인 ‘클린’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연구했습니다. 본질(원료, 성분, 필요성)에 집중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더파이 에센셜은 피부 필수 구성 성분 베이스, 고민별 최적화된 효능 성분, 피부의 피로를 덜어주는 간결한 전성분 등 불필요한 성분을 최소화 하고 필수 성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습니다. 전문적인 성분 분석을 기반으로 합니다. 최상의 효과를 구현하는 최적의 함량, 제형의 무너짐 없는 최적의 안정도 구현, 피부 타입별 최적의 루틴 제안 등 최고의 효능과 필수 루틴과 제형 안정도, 이 모든 것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최적의 비율을 제품에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속 가능성’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더파이 에센셜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클린 처방,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통해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93만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 유튜버이기도 한데요. 유튜브가 제품 제조에 어떠한 도움이 됐나요?  
구독자들의 댓글이 정말 많이 달리거든요. 매번 모니터링 하면서 많이 배워요. 많은 사람의 피부 타입, 또 그에 따라 각기 다른 피부 고민, 그리고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뭔지도 알 수 있고요. 그렇게 얻은 정보(데이터)가 큰 도움이 됐어요.  
 
화장품을 론칭, 제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늘 그렇지만, 기존의 제조 방식과 다른 방법을 추구했기 때문에 제조사나 용기 회사 등과의 조율과 대화가 어려웠습니다. 성분과 함량, 추출법 등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만드는 것이 기존의 방식이 아니다 보니 샘플를 내고 수정하는데 몇 달 씩 걸릴 수 밖에 없더라고요.
 
'앰플투폼'의 클렌저의 제형이 독특합니다. 오일 클렌저처럼 사용해도 된다는 것도 신기했고요. 왜 앰플투폼의 형태로 만드셨나요?
건강한 피부 상태와 유사한 ph 5.5 미산성 클렌저

건강한 피부 상태와 유사한 ph 5.5 미산성 클렌저

메이크업 리무버 기능이 뛰어난 클렌징 오일과 맨 얼굴에 사용하기 좋은 클렌징 폼을 사용하다가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내 피부 상태에 따라 사용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클렌저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유튜브를 하면서 오일 성분에 반응하는 여드름이나 지성 피부의 고민을 알기에, 오일 성분이 없더라도 피지 용해와 각질 제거력이 좋은 클렌저를 만들자 생각했습니다.'클렌저는 스킨케어의 시작' 이라는 철학 아래, 적당히 잘 지워지면서 물리적, 화학적 자극을 줄여주는 클렌저가 가장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해 클렌저의 본질인 계면활성제의 종류를 비이온, 양이온 계면활성제로 선택하고 적정 함량을 맞췄습니다. 함량이 너무 높으면 잘 지워지지만 자극이 높고, 낮으면 메이크업 잔여물이 남아 있기에 성분 비율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외부로 빠져나가는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베타인 4%를 사용, 클렌저 제품에서는 보기 어려운 함량을 사용했습니다. 일반 클렌징 폼처럼 물을 묻혀 거품을 내어 사용하는 루틴과 메이크업한 얼굴에 얹혀 가볍게 롤링해서 녹여준 후 미지근한 물을 묻혀 거품을 내서 지우는 루틴 2가지를 목적에 맞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여드름이 만개한 중학생 딸, 지루성 피부인 남편과 함께 1년 가까이 같이 테스트를 해서 피부 자극이나 여드름 발생 여부를 체크했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과 향료를 제외하여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성분 구성을 맞추었습니다. 그동안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 클렌저만 100여 개 리뷰했는데 그때 마다 2% 부족하다 싶었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제가 만들고 싶은 이상적인 클렌저를 만들었던 거죠. 
 
 
 
충분히 아름답고 멋스러운 패키지를 만들 수 있었는데도, 환경을 고려한 패키지를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고 하셨는데요. 어떠한 과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The Phi 시카 알란 퍼스트 에센스, 3만4천원. 지속 가능한 FSC 종이와 소이 잉크 사용를 사용해, 재생 용기로의 전환이 용이하다.

The Phi 시카 알란 퍼스트 에센스, 3만4천원. 지속 가능한 FSC 종이와 소이 잉크 사용를 사용해, 재생 용기로의 전환이 용이하다.

'더파이 에센셜' 제품을 담을 수 있는 용기인지 확인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용기를 찾는 것도, 디자인을 입히는 것도, 그리고 완성된 용기에 제품을 담는 것도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어요.  
 
1. 찾기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를 찾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당시 플라스틱 PCR 용기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업체를 찾는 것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PCR 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서 팩트 체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2.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극복
아직은 친환경 용기보다는 편리함과 디자인이 더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부분이긴 합니다. 재사용 용기, 부자재를 최소화해서(펌프가 없이 뚜껑 타입) 플라스틱 튜브가 아닌 플라스틱병 타입, 필름지를 뜯어내는 타입이라 화장품 보다는 생활용품에 가까운 용기 디자인 등.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저희 내부에서도 가장 컸고 반대도 많았고 의견 조율이 어려웠습니다. 판매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거죠. 이 부분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점도 선택에 있어 걸림돌이 되었지만, 하나씩 만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결정했습니다.  
 
3. 용기+ 필름지 아이디어
용기 샘플을 못 찾아 진행이 막혀 있던 중, 어느 날 다이소에 갔다가 제가 찼던 주방 세제 용기를 발견, 샘플 삼아 PCR 100% 용기와 부자재를 찾았습니다. 여기에 적용할 필름지를 맞춰 보고 디자인하였는데, 시안이 없으니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죠.
 
4. 환경 인증 공단의 재활용 판정
올해부터 환경 인증 공단에서 재활용 판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입구를 막는 씰 하나하나까지 재활용 여부 판정을 받게 되는데, 공단의 기준이 현실(재활용이 실제 되는)과 다른 점이 많았고 브랜드별로 기준점이 일치하지 않는 등 모호하게 진행되어 판정을 제대로 받기 위해 새로운 용기에 대한 수정을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5. 용기와 내용물의 안정성 테스트
전례 없던 용기이므로 업체, 제조사, 브랜드 사 모두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몇 달 동안 품질 테스트와 유해 물질 검사를 하는 등 최대한 안정도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촉촉한 물토너 제형으로, 흡토, 닦토, 워터 에센스를 하나로 담은 올인원 에센스형 토너.

촉촉한 물토너 제형으로, 흡토, 닦토, 워터 에센스를 하나로 담은 올인원 에센스형 토너.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하고 그것을 소비자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더파이 에센셜'을 사용한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대부분 제품엔 만족하는데 패키지는 예쁘지 않다'라고 하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이런 분들에게 화장품을, 패키지 외관 대신 효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꿔줄 만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그러한 리뷰가 좋은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나 블로그든 제작할 때 언제나 디자인이나 외관은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하는데, 엉망으로 만들라는 의미보단 같은 에너지로 ‘본질’에 더 신경 쓰라는 의도로 팀원들에게 말하곤 합니다. 외형으로 현혹시키는 브랜드가 되기보단 천천히 가더라도 다시 찾는 브랜드와 제품이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우리는 ‘보다 변화가 필요한 삶’ 이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완벽한 1명이 이루어내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다수가 만들어냈을 때 그 웨이브가 크게 올 거니까요.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하고 소비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 가상의 미래를 계획하느라 에너지를 쓰기보다 오늘의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더파이 에센셜'의 2022년 계획이 궁금합니다. 어떤 제품을 또 론칭할지도 기대되고요. 
더파이도, 유튜브도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금의 현재의 충실히 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맞는가? 라는 질문을 매일 던지고 매일 답을 얻습니다. 물론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는 있습니다. 사람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 콘텐츠와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 꿈은 꾸지만, 가상의 미래를 계획하느라 에너지를 쓰기보다 오늘의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론칭 제품은 트렌드를 쫓거나 관행처럼 만들기보다 2022년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일지에 대한 답을 찾을 때 바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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