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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직관적 식사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를 때 먹지 않는다. 단식과 폭식의 굴레에 갇힌 이들을 위한 식사법에 대해.

BYBAZAAR2021.10.14

직관적 식사 

역대급 몸무게를 찍었던 스물둘. 늘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던 내 몸은 마지노선을 훌쩍 넘어서 미지의 세계로 향하고 있었고 나는 생애 첫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양배추와 삶은 달걀로 연명한 지 어언 한 달. 굶다시피 한 다이어트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7kg을 감량하며 평소 유지하던 몸무게보다 더 낮은 숫자를 갖게 됐다. 성취감에 빠져 있던 것도 잠시. 원하는 몸무게를 얻었음에도 다이어트는 끝나지 않았다. 힘들었던 다이어트 과정을 떠올리며 체중에 끊임없이 집착했다. 음식마다 칼로리를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고 하루에 먹은 양을 계산하고 결과에 따라 안도와 자책 사이를 오갔다. 이런 식으로 시작된 ‘다이어트적’ 사고방식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꿨다. 먹어도 되는 음식과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구분했고 지키지 못하면 좌절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변화는 많이 먹으면 금방 체중이 는다는 것. 우리 몸에게 다이어트란 기아 상태, 말 그대로 재난 상황이다. 에너지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니 신진대사가 느려질 수 밖에.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더 적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영양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고 자연스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 밥 잘 챙겨 먹으란 엄마의 잔소리가 그때처럼 와닿았던 적이 있던가. 칼로리를 따지는 습관을 버리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기 시작했던 것도 이때부터다. 식사 시간을 되도록 지키고 음식을 고민 없이 먹되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지 않았다. 음식에 대한 강박을 버린 지 8년 정도 지났고 이제는 체중을 거의 재지 않지만 늘 비슷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느낀다. 가장 큰 변화는 체력과 건강이 좋아졌다는 것.  
 
직관적 식사법은 해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극단적 다이어트의 대안으로 주목받던 방법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이 식사법을 통해 음식과 화해한 이들의 후기가 늘어나고 있다. 직관적 식사법을 고안해낸 것은 미국의 영양 전문가인 에블린 트리볼리와 엘리스 레시다. 원래는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을 만들었던 이들이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의 무한반복으로 힘들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지금의 다이어트 방식에 의문을 가진 게 시작이었다. 먹는 행위가 삶을 유지하는 숭고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따른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지 않나. 섭식장애까지 겪는 이들을 생각해본다면 행복한 삶을 위해 본능적인 식사 능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직관적 식사란 단순하다. 배고픔과 배부름 신호에 따라 음식을 자연스럽게 먹는 것. 누구나 타고난 식사 능력이 있지만 몸에 관한 선입견, 잦은 다이어트 등으로 그 능력을 상실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사 능력을 다시 되찾으면 체중을 유지하면서도 음식에 대한 죄책감이나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 해마다 새로운 다이어트법이 쏟아지는 와중에 이조차도 허무맹랑한 다이어트법 중 하나가 아닐지 의심하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직관적 식사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오하이오 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트레이시 틸카의 〈직관적 식사자 연구〉다. 결론은 이렇다. 직관적 식사를 하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이고 자존감이 높으며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마른 몸에 대한 비현실적인 이상에 휘둘리지 않는다. 직관적 식사는 단순히 식사법을 넘어 본래 갖고 있었던 식사 능력을 되찾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기에 분명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체중감량에 성공한 후에도 무의식적으로 식이를 제한하며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요요현상을 반복하며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면 직관적 식사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에블린과 엘리스는 다음의 10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직관적 식사를 하는 사람일수록 긍정적이고 자존감이 높으며 체질량 지수(BMI)가 낮고 마른 몸에 대한 비현실적인 이상에 휘둘리지 않는다.
 
1. 다이어트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라
심리학자들은 다이어트의 딜레마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 식탐이 늘어나게 되고 체중 감량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된다는 것. 다이어트를 멈춰야 음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지방과 저칼로리 음식을 찾거나 탄수화물을 피하는 등 몸에 밴 다이어트 습관을 버리도록 한다.    
 
2. 배고픔을 존중하라
우리 몸은 적절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식사를 제때 하지 않으면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본능이 강해지고 결국 과식을 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선 배고픔을 알아채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음식 양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 모든 음식을 허락하라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먹고 싶어진다. 고칼로리 음식을 참다가 폭식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 모든 음식을 스스로에게 허락해야 폭식을 막을 수 있다.
 
4. 음식 검열을 멈추라
다이어터는 스스로를 감시한다.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했는지, 오늘 몇 칼로리를 섭취했는지 체크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자책하고 좌절한다. 먹은 음식에 따라 스스로에게 평가를 내리는 습관은 그만둔다.
 
5. 포만감을 느껴라
직관적 식사의 가장 기본은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음식을 먹다 보면 배가 부르다고 알리는 신호가 오기 마련. 이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한다.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고 포만감이 어느 정도인지 짚어보면 점점 더 쉽게 알아챌 수 있다.
 
6. 음식을 즐겁게 맛보라
날씬한 몸에 대한 집착은 먹는 즐거움을 잃게 만든다. 식사에 죄책감이 동반되기 때문. 이러한 집착을 내려놓고 음식을 먹을 때 제대로 만족감을 느껴보자. 이런 만족감은 적은 양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7. 음식을 이용하지 말고 감정에 대처하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폭식을 하는 이들이 많다. 정서적인 문제는 음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잠시 위안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며 폭식 후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걸 기억하자.
 
8. 몸을 존중하라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이 있다. 유전자를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져야 한다. 자신의 몸에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거나 부정하면 다이어트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자신의 몸을 존중해야 자존감이 올라간다.
 
9. 운동을 하는 즐거움을 느껴보라
다이어트를 위해 의무감으로 운동을 하다 보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몸에 활기를 더해주는 활동을 하며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다 보면 활동량이 자연스레 늘어난다.
 
10. 영양가 있는 식단으로 건강을 챙겨라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다. 완벽하게 건강한 식단을 짜지 않아도 괜찮다. 한 끼를 부족하게 먹었다고 해서 갑자기 영양 부족 상태가 되거나 살이 찌진 않는다. 오랫동안 꾸준히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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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지영
  • 사진/ Florian Sommet(Trunk Archive)
  • 참고/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직관적 식사자 연구>
  • /<직관적 식사와 건강 지표와 관계 연구>
  • /<허기와 포만감 신호에 따른 식사법과 BMI의 연관성 연구>
  • 웹디자이너/ 민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