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노메이크업도 예쁜 그녀! 수지의 팔색조 매력

새침한 듯 털털하고, 시크한 듯 장난스러운. 친근한 옆집 소녀와 팔색조 같은 배우의 얼굴이 공존하는 오늘날의 수지.

BYBAZAAR2021.04.23
 

THE GIRL

NEXT DOOR 

 
마지막 슛이 끝나고 나니 해가 지고 있어요. 한낮에 한밤중 무드를 연출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무슨 생각 했어요?  
자유로워지자! 최대한 자연스럽고 편하게 움직이려고 했어요. 평소 안 해봤던 콘셉트의 화보 촬영이라 배경이나 의상, 메이크업이 바뀔 때마다 기분도 덩달아 밝아지면서 에너지가 생기더라구요.  
 
디올이 사랑하는 뮤즈예요. ‘인간 디올’이라는 별명이 납득될 만큼 디올 하우스의 헤리티지와도 잘 어울려요. 디올 레이디로서 앞으로 디올과 함께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가 그린 일러스트로 디올 백을 디자인해보고 싶어요. 사실 이미 그려보기도 했는데, 진짜 실현된다면 개인적으로 너무 뜻깊을 것 같아요. 만약에 안 팔리면? 제가 다 사버리죠 뭐.(웃음)
 
니트 베스트, 이너로 입은 셔츠, 팬츠, 팔찌, ‘DiorMizza’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Dior.

니트 베스트, 이너로 입은 셔츠, 팬츠, 팔찌, ‘DiorMizza’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Dior.

 
완판이지 않을까요?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니 일러스트 실력이 꽤 수준급이더군요.  
과찬이세요. 드라마 대기 시간이 길거나 짬이 날 때 취미 삼아 그리는 정도거든요. 펜이나 연필로 드로잉을 하다가 최근 들어 태블릿 일러스트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처음엔 디지털 기기에 그리는 그림이 과연 손맛이 날까 싶었는데, 막상 그려보니까 종이에 그리는 느낌이랑 별 차이가 없더라구요.
 
호기심이 가득한 소녀처럼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요. 한층 생기 있고 여유로워진 느낌이에요. 
드라마 〈스타트업〉 이후로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데, 그런 영향일까요?  그런 것 같아요. 데뷔 이래 처음으로 마음 놓고 푹 쉬고 있거든요. 온전히 저에게만 집중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수지의 평범한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보통 일요일 이 시간에는 뭘 하고 있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요. 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오후에는 강아지랑 산책을 나가거나 집안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요즘 정리에 꽂혀 있거든요. 지저분한 걸 못 보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그냥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확실히 부지런히 움직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도 간결해지거든요. 
 
니트 톱, 시퀸 스커트는 Dior.

니트 톱, 시퀸 스커트는 Dior.

브라 톱, 시스루 셔츠, 스커트, 목걸이, 팔찌, ‘Lady Dior MyABCDior’ 백, ‘D-Major’ 로우 부츠는 모두 Dior.

브라 톱, 시스루 셔츠, 스커트, 목걸이, 팔찌, ‘Lady Dior MyABCDior’ 백, ‘D-Major’ 로우 부츠는 모두 Dior.

 
계속해서 주변을 다듬고 되짚어보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놓쳤거나 잊었던 걸 찾기도 하죠.  
맞아요. 예전에는 비어 있는 시간을 잘 못 견디는 스타일이었어요. 뭔가 계속 일을 해야 할 것 같고, 이렇게 쉬어도 되나 불안감이 들기도 했죠. 그런데 이제는 휴식기가 다음을 준비하는 시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쉼표. 그래서 매 시간이 소중하고, 오롯이 나를 위한 일들을 하며 시간을 꽉 채워 쓰고 있어요.
 
나를 위한 일들은 어떤 건가요?  
소소한 것들요. 자꾸 집안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웃음)…. 정리를 끝내고 말끔해진 공간이나 제 보살핌 속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 전에 못 느꼈던 충만한 기쁨 같은 걸 느껴요. 내 손으로 하루하루를 잘 일구는 느낌이랄까.  
 
어느덧 올해로 데뷔 11년 차를 맞이했어요.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세계에서 굳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스스로에게 어떤 감정이 들어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요. 아직도 어제 일 같은데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지났나 싶죠. 오히려 지나온 시간보다는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더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Lady Dior MyABCDior’ 백, 브라 톱, 이너로 입은 셔츠, 목걸이는 모두 Dior.

‘Lady Dior MyABCDior’ 백, 브라 톱, 이너로 입은 셔츠, 목걸이는 모두 Dior.

티셔츠, 시퀸 쇼츠, 귀고리는 모두 Dior.

티셔츠, 시퀸 쇼츠, 귀고리는 모두 Dior.

 
지금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시기죠. 그런 면에서 음악, 연기 모든 영역에서 이질감 없이 자기 색깔을 잘 잡아가는 영민한 엔터테이너예요. 얼마 전에 발표한 자작곡 ‘oh, lover’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어요. 수지의 개인적 음악 취향이 오롯이 묻어나는 곡 같더군요. 어떻게 만든 곡이죠?  
평소에 틈틈이 자작곡을 만들고 있는데, ‘oh, lover’는 일 년 전쯤 혼자 기타 코드를 연습하다가 우연히 멜로디가 떠올라서 쓴 곡이에요. 보통은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붙이는데, 이 곡은 반대의 방식으로 만들게 된 곡이죠. 멜로디를 반복해서 치는데 밝고 몽환적인 컬러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게 사랑에 빠진 기분을 표현해보고 싶어졌죠. 그런데 그렇게 가닥을 잡으니까 오히려 가사가 잘 안 써지더라구요. 최대한 유치하게 표현해보고 싶어서 일부러 한국어 대신 쉽고 직관적인 영어 가사를 붙였어요.
 
일렉트릭 기타를 독학할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옛날부터 일렉트릭 기타 소리를 좋아해서 무작정 샀어요. 처음엔 집에서 혼자 치다가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연습했죠.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일단 흥미를 붙여보려고 한 건데 어느새 일 년 정도 독학을 하게 됐어요. 최근 들어서 정식으로 레슨을 받고 있는데, 선생님이 유튜브로 혼자 배운 거치고는 나름 어려운 코드를 많이 알고 있다고 놀라셨어요.(웃음)
 
수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더 들어보고 싶어요. 정규 앨범 계획을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조금씩 습작을 모으고 있는데, 차곡차곡 쌓이면 앨범으로 낼 거예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언젠가 이루고 싶은 일이에요.
 
카디건, 티셔츠, 스커트, 목걸이, 백 스트랩, ‘Mizza Saddle’ 백, ‘DiorMizza’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Dior.

카디건, 티셔츠, 스커트, 목걸이, 백 스트랩, ‘Mizza Saddle’ 백, ‘DiorMizza’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Dior.

미차 패턴 코트, 피시넷 레깅스, 귀고리, 팔찌, 메리제인 슈즈는 모두 Dior.

미차 패턴 코트, 피시넷 레깅스, 귀고리, 팔찌, 메리제인 슈즈는 모두 Dior.

 
평소에 곡 작업은 어떤 스타일로 진행해요?  
작정하면 오히려 안 되는 스타일이에요. 그냥 일상 속에서 좋은 영화를 보거나,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혹은 술을 한잔 마시고 뭔가를 끄적이고 싶은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재빨리 메모나 녹음을 남겨요. 최근에는 영화 〈미나리〉를 보고 울컥했어요.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고. 굵직한 해외 영화 시상식을 휩쓸고 있어서 응원하는 관객으로서 뿌듯하고 기뻐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수지의 지난 필모그래피도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를 닮았죠. 차분히 배우로서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져왔어요. 최근작 〈배가본드〉 〈스타트업〉을 통해서는 언론의 호평도 끌어냈는데, 스스로에게 성장 동력을 준 작품을 꼽아본다면요.  
모든 작품에 애정이 너무너무 있지만 최근 했던 드라마 〈스타트업〉의 달미를 통해서 아무래도 한 단계 더 발전한 것 같아요. 달미가 워낙 다양한 극중 인물과 얽혀 있고, 사회 초년생에서 스타트업 회사 대표로 성장하는 드라마틱한 인물이라 연기하면서 제 내면도 함께 성숙해졌어요. 그리고 아직 개봉하진 않았지만 김태용 감독님의 영화 〈원더랜드〉도 촬영하면서 정말 즐거웠고, 배우로서 많이 배운 작품이에요.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하는 게 즐겁고 감사하죠.
 
이제는 우리 모두의 클래식이 된 영화죠. 아직도 이맘때 봄날이면 〈건축학개론〉 속 말간 얼굴이 떠올라요. 가끔 예전에 연기했던 작품을 찾아보기도 해요?  
일부러 찾아보진 않아요.(웃음) 그런데 그때 모습이나 사진들을 보면 되게 새로워요. 지금은 흉내낼 수 없는 정말 맑고 풋풋했던 느낌이 있더라구요. 저런 표정을 어떻게 짓지 싶기도 하고요.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하죠. 그건 정말 그 시절에만 볼 수 있었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저 역시도 소중해요. 
 
보머 재킷, 블라우스, 플리츠 스커트, 귀고리, 벨트, 반지, ‘Lady D-Lite’ 미디움 백, 양말, ‘Dior-Doll’ 펌프스는 모두 Dior.

보머 재킷, 블라우스, 플리츠 스커트, 귀고리, 벨트, 반지, ‘Lady D-Lite’ 미디움 백, 양말, ‘Dior-Doll’ 펌프스는 모두 Dior.

재킷, 포켓 베스트, 팬츠, 팔찌, 테이블에 놓은 ‘30 Montaigne’ 백, ‘D-Doll’ 펌프스는 모두 Dior.

재킷, 포켓 베스트, 팬츠, 팔찌, 테이블에 놓은 ‘30 Montaigne’ 백, ‘D-Doll’ 펌프스는 모두 Dior.

 
예전에 이용주 영화감독이 “수지는 잠수함 같다. 묵묵하고 조용히, 그리고 가장 멀리까지 간. 깡이 있는 배우”라고 이야기했던 게 기억이 나요. 정말 그 말처럼 점에서 시작해 제법 긴 선을 그리며 자신만의 궤도를 완성했어요. 부단한 노력이 있었겠죠. 가끔 지치고 힘들 때 스스로를 어떻게 다독이나요?  
마인드컨트롤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스트레스, 고민이 항상 많아요. 그럴 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순응해요. 옛날에는 애써 밝은 척했는데 지금은 그게 잘 안 되기도 하고. 그냥 힘든 상황이 생겨도 받아들여요. 그편이 훨씬 빨리 잊혀지더라고요. 그래야 부정적인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언제나 중요한 건 현재라고 생각해요. 이미 일어난 일이나, 아직 오지 않은 일까지 미리 걱정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잖아요.
 
찬란한 계절, 이 순간들이 가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은 뭔가요?  
걷기! 이렇게 날이 예쁠 때 더 자주, 오래 걷고 싶어요. 요즘은 조금씩 주변 풍경의 빛깔이 짙어지는 게 느껴져요. 계절이 싱그러워질수록 몸도 마음도 깨어나는 것 같아요. 집 앞에 있는 나뭇가지에 조금씩 잎이 싹돋더니 하룻밤 사이에 초록초록해지는 걸 보면 경이롭기도 하고요. 바쁠 때는 못 느꼈던 감정인데,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살펴볼수록 평범했던 일상도 달리 보이는 것 같아요. 천천히 이 좋은 계절이 가기 전에 순간을 만끽하고 싶어요.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이끌어나가고 싶은가요?  
누구나 저마다의 리듬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의 속도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하게 뚜벅뚜벅 걸어나가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 제 내면에 더 집중하면서. 내 인생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의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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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진선
  • 사진/ 김영준
  • 글/ 김루비(프리랜서 에디터)
  • 모델/ 수지
  • 스타일리스트/ 박세준
  • 헤어/ 백홍권
  • 메이크업/ 이영
  • 세트 스타일링/ 다락
  • 어시스턴트/ 김경후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