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Lifestyle

핫플 피자집 '파이프그라운드' 에서 만난 'OTC' 암체어

요즘 공간의 풍경이 재밌어졌다면 그건 이들이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덕분이다. 돌, 데모, 차차차, 이케아 등 의외의 단어로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 젊은 가구 디자이너 네 명, 그리고 그들의 흥미로운 작품 탄생 스토리.

BYBAZAAR2020.04.07
 

MY

FURNITURE

OTC, 암체어
옥수수 피자와 노란색 철제 가구가 특징인 한남동 ‘파이프그라운드’는 줄 서서 먹는 피자집이다. OTC(One Two Chachacha)의 권의현 가구 디자이너도 지난달에야 줄 서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드디어 가서 먹어봤는데 감회가 새로웠어요. 의자와 테이블이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사람들이 즐겁게 식사하는 걸 보니 좋더라고요.” 그는 항상 말한다. “버리지 말고 오래오래 계속 써주세요.” 그가 만든 의자가 스피커 받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이 사진 찍을 때마다 은근슬쩍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을지로 신도시에 갖다 줬는데… 스피커 받침으로 쓰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잘 풀린 걸지도 몰라요.” 그는 자신의 역할을 ‘접근성이 좋은 디자이너’로 규정한다. 
 
저도 그렇고 제가 만든 가구도 그렇고 대하기 쉬웠으면 좋겠어요. 연락하기 좋은 디자이너라고나 할까요?
 
그가 만든 가구도 너무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런 것치고는 꽤나 눈에 띈다. 심지어 이 초록색 암체어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전시를 위해 만든 것이다. “도대체 왜 저한테 연락을 했을까요?” 부담스러웠지만 연락이 잘 되는 디자이너답게 열심히 작업했다. “제가 원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못하거든요. 다행히 거기 공간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규모에서 오는 경이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천장을 바라보라고 라운지 콘셉트로 다양한 의자를 만들었어요. 갖고 있는 재료로 만들자 해서 나무로 만들었고요.” 퀸마마마켓, 엑스트라 볼드, 내추럴하이, 리리스토어 등에 있는 엉뚱하고 과감한 가구의 제작 과정이 특별했을 거라 예상했던 사람들이라면 조금 맥 빠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그는 자신의 디자인이 제작 방식과 기능에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리벳을 많이 쓰고 모듈식으로 구성한 건, “남의 공장에서 작업하려니 눈치가 많이 보여서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다. 의자에 바퀴를 단 건 “무거워서”, 아치형을 고안한 건 “힘을 더 잘 받으니까”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도출 과정일 수도 있고, 브랜드 이름 ‘원투차차차’처럼 내재된 흥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리듬과 호흡일 수도 있다. “이름이 너무 경박하다고 해서 OTC로 줄여 써요. 무역회사 이름처럼 건조해 보이려고요.” 그는 요즘 건실한 무역회사 직원처럼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근데 저한테 왜 연락했을까요?”

Keyword

Credit

  • 글/ 나지언(프리랜스 에디터)
  • 에디터/ 박의령
  • 사진/ 김연제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