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이 뜨거워지는 시간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김고은에게 ‘올해의 시간’에 대해 물었다. 슬픈 눈이 되었다가, 이내 코에 주름을 잡으며 웃었다가, 다시 또 깊은 생각에 잠겼다. | 김고은,샤넬,Jewelry,주얼리,코코 크러쉬

   ━  IN HER TIME   드라마 촬영을 하다 말고 화보 촬영을 하고 있어요. 이런 전환이 힘들진 않나요?  작품과 작품이 겹치면 힘들겠지만, 화보 촬영은 괜찮아요. 특히 샤넬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건 재미있어요. 내 모습이긴 하지만, 이 옷을 입으면 또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 옷마다 어떤 캐릭터가 부여되는 느낌. 배우로서는 정말 재미있는 일이잖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의 김고은은 어때요? 그런 빈 시간은 어떻게 쓰나요?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배우로서 일할 때 강박이 심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잘해내야 하는 게 정말 중요해서 시간 투자도 많이 해요. 그래서 그 외의 시간에는 저를 편하게 내버려두는 것 같아요.   퀼팅 모티프의 옐로 골드 ‘코코 크러쉬’ 이어링, 베젤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33mm 케이스의 ‘J12 블랙’ 워치는 모두 Chanel Watch & Fine Jewelry. 일과 일상을 분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잘 지켜지고 있나요?  네. 그래야 건강하게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까요.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너무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일과 일상을 분리하려 하는 것처럼요. 지금도 일로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일상의 김고은도 많이 궁금해요. 요즘 혼자 있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며칠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할머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임종도 제가 지켜드렸는데, 그런 과정을 겪고 나니까, 사실 뭘 정의 내리려는 건 아니지만, 삶을 더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일에서도 욕심이 나고, 늘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그 치열함 때문에 불행해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요즘은 조금 더 확고해진 것 같아요.   퀼팅 디테일의 ‘코코 크러쉬’ 이어커프, 블랙 래커 다이얼에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장착한 ‘J12 블랙’ 워치는 모두 Chanel Watch & Fine Jewelry. “욕심이 있어야 성공하지, 더 야심을 가져봐.”라고 누가 말한다면, 뭐라고 해주고 싶어요?  (웃음)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심지어 저도 매일매일 우선순위가 달라져요. 그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지금 내게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문득 김고은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언제인지 궁금해지네요.  해 질 무렵을 좋아해요. 약간 초저녁 되려고 할 때 그 분위기를 좋아해요. 왜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편안한 느낌을 받아요. 배우란 직업은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밤 촬영을 하면 아침에 끝나기도 하는데, 잠들었다 깼는데 다시 밤이면 너무 슬퍼요. 해가 질 무렵에 눈을 뜨면 기쁘고요.   퀼팅 디테일의 ‘코코 크러쉬’ 이어커프, 왼손 약지 위에 낀 화이트 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 아래에 낀 베이지 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 오른손 중지에 낀 옐로 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 블랙 세라믹의 스틸 케이스 ‘J12 블랙’ 워치는 모두 Chanel Watch & Fine Jewelry. 인생에서 그런 해 질 무렵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 있었나요?  굉장히 소소한 순간들의 기억이 그래요. 사소한 것에서 오는 행복들이 시간이 지나면 가장 크게 기억에 남아요. 이를테면 가족들끼리 엄마, 아빠, 오빠랑 같이 곱창에 소주 한잔 했던 그런 순간요. 곱창 한 입 먹고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이것이 행복이지 했던 기억들. 올해는 어떤 시간과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도 개인으로서도 부지런했던 해예요. 어학연수로 미국에서 혼자 부딪혀보고 돌아와서는 영화 홍보도 정말 열심히 했고 그 사이에 영화 한 편도 찍었고, 드라마도 찍고 있고, 일 년에 이렇게 많은 작품을 소화하는 것도 처음이에요. 되게 부지런하게 잘 지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할머니가 생각나서 자꾸 눈물이 나네요.   레이어드한 듯한 형태의 ‘코코 크러쉬’ 이어링, 오른손 검지에 낀 베이지 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 약지에 낀 화이트 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 화이트 세라믹 소재의 ‘J12 화이트’ 워치, 베이지 골드의 ‘코코 크러쉬’ 브레이슬릿은 모두 Chanel Watch & Fine Jewelry. 김고은은 선택을 잘하는 사람인가요? 배우로는 어때요? 그 시기에 제가 표현하고 싶은, 혹은 너무 공감이 되는 감정이 있는 캐릭터다, 혹은 이야기다, 그런 게 딱 꽂히는 지점들이 있으면 도전해요. 제가 작품을 보는 눈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배우들마다 각자의 길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배우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도깨비> 했다가 <변산> 했다가…. 스스로 저에게 역할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것처럼, 감독님들도 제한 없이 부담 없이 역할을 주시는 것 같아요. 이준익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 김고은의 연기를 두고 “천진한 무구성이 있다”라고 하신 걸 봤어요. (웃음) 그냥 좋은 말을 해주신 것 같은데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저를 윽박지르고 옭아매고 최선을 다하는데, 일단 촬영 현장에 나가면 작품이 아무리 심각해도 늘 즐겁게 일하려고 해요. 현장의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니까요.   퀼팅 디테일의 ‘코코 크러쉬’ 이어커프, 다이아몬드 인디케이터가 장식된 세라믹 소재의 ‘J12 화이트’ 워치, 오른손 중지에 낀 베이지 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은 모두 Chanel Watch & Fine Jewelry. 김고은 하면 특유의 웃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평상시도 그런가요?  글쎄요, 격차가 굉장히 크다는 말은 많이 들어요. 평상시와 화가 났을 때의 격차가 너무 크다고요. 갑자기 차분해진대요. 화내는 김고은은 정말 익숙하지 않네요.  대중들은 잘 모를 거예요. 대중 앞에서 제 성격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예능을 나가도 그렇고, 카메라 앞에서는 편안하게 저를 못 보여주겠어요. 사석의 제 모습은 함께 있는 사람들만 알아요. 사석에서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뭐예요?  “너 때문에 죽겠다, 웃겨서.”   레이어드한 듯한 ‘코코 크러쉬’ 이어링,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화이트 골드 ‘코코 크러쉬’ 브레이슬릿, 베젤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J12 화이트’ 워치는 모두 Chanel Watch & Fine Jewelry. 개그에 욕심이 있나요?  아뇨. 그보다는 제 말투가 좀 웃긴 것 같아요. 말투가 맛깔나다고 해야 하나? 호흡이 중요해요. 아까 촬영할 때에도 슬리브리스를 입고서는 제가 “F/W 촬영인 줄 알았는데 벗겨 놓을 줄 어떻게 알았겠냐”라고 하다가 갑자기 “주먹밥이 먹고 싶다”라고 말을 할 때의 그 호흡요.(웃음) 더 길게 인터뷰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한국에도 그런 문화가 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한다고 치면 할리우드에서는 하루를 기자와 데이트를 하듯 보내잖아요.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그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편집하면 그게 바로 진짜 인터뷰일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김고은은 많이 변했나요?  옛날에는 배우에 대한 꿈이 백 프로였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 것이 제 인생의 구십 프로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아니죠. 그렇지만 연기를 해야 하는 순간에 나는 잘해낼 것이다, 라는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고 싶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똑같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하는데, 그 속뜻은 해마다 때마다 시마다 달라지겠죠. 지금 저의 ‘좋은 배우’의 정의는 이 배우가 나왔을 때 “아, 뭔가 보고 싶다”예요. 저에게도 그런 배우들이 있고 “어, 저 배우가 나왔다고?” 해요. 저도 언젠가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