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평범한 하루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김연아를 만났다. 거기엔 퀸연아, 은반의 여왕, 언제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아이콘 대신 카페 가는 것을 좋아하고 벌레를 무서워하며 덤덤하게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웃어넘기는 보통의 김연아가 있었다. | 클로에 C 김연아 에디션,Chloe C Yunakim Edition,올댓스케이트 2019,김연아,피겨스케이팅

   ━  ORDINARY QUEEN   체크 울 코트는 Chloe. 이제 곧 생일이에요. (인터뷰는 김연아의 생일 이틀 전에 진행됐다.) 뭘 하면서 보낼 생각인가요?  생일을 성대하게 챙기는 타입이 아니에요. 운동할 때는 생일과는 관계없이 그날의 스케줄을 다 소화해야 했으니까요. 그 후에 맛있는 밥 먹으면서 케이크 촛불 불고 그 정도지, 별다른 건 없었어요. 아마 이번에도 지인들 만나 맛있는 걸 먹을 것 같아요. 서른 번째 생일인데 기분이 어때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스물아홉 때 ‘아… 내가 내년에 서른이구나’ 싶어서 머릿속이 더 복잡했어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선수 생활을 해서 그런지 금방 서른이 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2014년에 은퇴했으니까 5년 후에 서른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스물아홉이 됐을 때는 ‘내 20대가 이렇게 끝난다고?’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서른이 되니까 별다른 느낌이 없어요. 최근 클로에와 함께 ‘클로에 C 김연아 에디션(Chloé C Yunakim Edition)’ 백을 론칭했어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나요?  저에게서 영감을 받은 백이에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김연아는 얼음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이잖아요. 그래서 백의 색감이 빙판과 닮아 있어요. 전체적으로는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어요. 프린트 미니 드레스는 Chloe. 오늘 그 백과 함께 화보 촬영을 했는데, 어떤 컷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너무 많이 찍어서 하나만 고르기 어려운데…. 정말 다 예뻤어요.. 그래도 하나의 의상만 꼽자면 (위 이미지)파란색 프린트 원피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특별한 날에 이것 하나만 입어도 근사할 것 같아요. 평소에 입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평소의 스타일과는 좀 다른가요? 그렇다면 가장 ‘김연아다운’ 차림이란 어떤 건가요?  보통 심플한 티셔츠나 셔츠에 청바지 정도 입곤 해요. 사실 이런 원피스를 잘 차려입고 싶지만 이렇게 예쁘게 입으려면 저로서는 용기가 필요해요.(웃음) 또 옷에 맞춰서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도 신경 써야 하는데 평소에 그런 걸 잘 안 하기도 하고요. 아마 2019년의 가장 굵직한 이벤트를 꼽으라면 지난 6월 열린 아이스쇼 ‘올댓스케이트 2019’일 것 같아요. ‘올댓스케이트 2019’의 연출을 맡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의 코멘트가 특히 인상적이더군요. “김연아가 성숙한 여성이 돼 삶의 경험도 있고, 다른 관점에서 스케이팅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경쟁이 많은 곳에서 스케이팅을 했지만 이제는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예술적 관점에서 연기를 한다”. 스스로도 이런 변화를 느끼나요?  제가 데이비드 윌슨을 처음 만났던 게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저를 봐왔던 분이라 그렇게 얘기해주신 것 같아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게 예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본질은 스포츠이다 보니까 선수 시절에는 기술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는데, 은퇴 후에는 그런 경쟁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번 공연 프로그램 작업할 때도 스포츠적인 룰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다양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요. 그렇게 기획하는 것부터 공연에 임하는 마음 자체가 아무래도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선수로서 경기할 때는 실수하는 상상부터, 머릿속에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다 들거든요. 은퇴한 이후에는 그 공연에만, 재미있게 연기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훨씬 자유롭게 즐기면서 스케이팅을 하게 됐죠. 선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죠. 나이에서 오는 경험이 연기에도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은퇴한 이후에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기도 했고 뭔가 내려놓을 줄 알게 됐다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나이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단 내려놓는 법을 배운 것 자체가 경험에서 비롯된 거니까 그런 면에서 좀 성숙해진 것 같아요.   케이프 코트, 송아지 가죽 소재 ‘Chloe C’ 미니 백은 모두 Chloe. 사람들은 피겨스케이팅 자체가 김연아 전 선수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 같다고 말해요. 과거에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기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면 김연아 전 선수 이후엔 다른 선수들 역시 예술적인 부분, 당신의 표현력이나 섬세함을 배우게 된 것 같다고요. 스스로도 지금 후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변화된 모습을 느끼나요?  그건 후배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웃음) 제가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에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술적인 기량이 높아지면서 점프나 스핀에 집중을 하긴 했었죠. 그런 와중에 데이비드 윌슨과 함께 007 본드걸 같은 좀 색다른 것들, 모험적인 캐릭터를 시도했기 때문에 더욱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물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시간 투자를 하고 준비를 많이 했을 텐데 제가 보여드렸던 반전의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남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까지도 기술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해보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긴 해요. 은퇴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연기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어요. 제 후배 중 하나는 힘들 때마다 김연아 전 선수의 연기를 찾아보고,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여전히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모든 스포츠가 대중을 고무시키는 면이 있겠지만 특히 피겨스케이팅은 스토리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음악이 가미된 종목이라 더욱 감정을 건드리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음악이 있으면 더욱 감정이입이 쉽잖아요. 그게 굳이 저이기 때문이 아니라 종목 특성상의 강점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김연아 전 선수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스스로 성격을 쿨하고 단순하다고 말하더군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인터뷰 ‘짤’만 봐도 그런 솔직 담백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요. 특히 “스트레칭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같은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죠.”라는 답변이 참 공감됐어요.  그것도 순화시킨 답이었어요. 당시 진짜 제 속마음은 ‘아, 집에 가고 싶다. 졸려 죽겠다…’였거든요.(웃음) 사실은 정말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아침 일찍부터 스트레칭을 하면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해요. 그렇다고 “집에 가고 싶어요.” 이렇게 말할 수는 없으니까 대신 “그냥 한다”고 답한 거죠. 뭐, 기자분들이 기대하셨던 것은 “나중에 있을 연습을 준비하며…” 같은 대답이었겠지만요. 하이넥 롱 드레스, 미디 랩 스커트, 목걸이, 하프 삭스 부츠는 모두 Chloe. 그런 종류의 인터뷰 ‘짤’이 시리즈로 있어요. “피부가 왜 이렇게 좋죠?”에 덤덤하게 “실내 스포츠라 그런가…” 라고 대답한 것, 금메달을 받은 이후 “공항에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올 줄 알았나요?”라는 질문에 “네, 알았습니다.”라고 말한 것 등등요.  입국하기 전부터 공항에 도착하면 기자들이 있을 거라고 미리 말씀을 주셨으니까 당연히 알고 있었고, 피부 관련해서는 너무 어릴 때라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랐어요. 음… 그러고 보니 금메달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보셔서 “그냥 금메달이구나…”라고 답한 적도 있었네요.(웃음) 정말 그게 솔직한 마음이었어요. 이게 뭐 영화도 아니고 금메달을 보면서 ‘아, 내가 이걸 위해 그동안 그렇게 노력을 했구나!’ 이런 감개무량한 생각은 잘 안 하거든요. 사실은 그게 현실적인 리액션이죠.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는 어떤 행동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기존 매체 인터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날것의 답변들이라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좀 단순해요. 세세하게 나눠서 생각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그걸 빨리 결론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곤 해요. 그런 성격이 운동할 때 조금 도움이 됐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인터뷰할 때도 있는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는 편이고요. 제가 어떤 마음으로 얘기했건 다들 좋게 해석해주셔서 민망하면서도 감사하죠. 조금 죄송스럽기도 하고요.(웃음) 체크 셔츠 드레스, ‘Chloe C Yunakim Edition’ 미니 백, 하프 삭스 부츠는 모두 Chloe. 그렇게 사사로운 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때문인지 대인배적인 인상이 강해요. 그런 당신을 소심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요? 혹은 특별히 무서워하는 것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제가 경기에서 잘하는 모습만 기억하시는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금 더 침착한 편이긴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긴장했을 때는 계속 스케이트 끈을 몇 번씩 다시 고쳐 묶는다든지 그런 모습들도 있거든요. 음… 제가 벌레 앞에서는 이성을 잃어요. 나비도 싫어할 정도예요. 기어 다니는 건 도망이라도 갈 수 있지만 날아다니는 건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오늘처럼 카메라 앞에서 촬영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예쁜 척을 하는 것도 일단 일이니까 하긴 하는데, 내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또 촬영할 때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니까 부끄럽기도 하고요. 옛날에는 그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했으면서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러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촬영은 제가 전문으로 해왔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좀 있어서 쑥스러운 것 같아요. 철판을 깔고 능청스럽게 해야 하는데 아직 그 철판이 얇은 느낌이랄까요? (웃음) 스케이트를 타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을 때와 토요일 훈련이 끝났을 때를 꼽았는데, 당시에도 훈련이 힘들다는 걸 툭 털어놓을 줄 아는 선수여서 인상적이었어요.  행복한 날은 거의 없었고….(웃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크게 기뻤던 건 경기가 잘 끝났을 때, 시즌을 잘 보냈을 때, 그래서 좀 쉴 수 있을 때였어요. 소소한 행복으로는 이번 주 훈련이나 오늘 훈련이 잘 끝났을 때 정도였고요. 다 찰나였고 순간이었죠. 사실 다른 분들도 매일매일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고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잖아요. 저도 똑같이 매일매일이 힘들었고, 그래서 그대로 얘기했던 거죠. 은퇴한 후에는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나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는 중인가요?  확실히 편하죠. 직장 다니시는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예전에는 일요일 밤이 되면 괜히 좀 슬퍼지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요. 선수 시절에는 친구들 만나서 놀 때도 내일 할 일이 있으니까 마음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스케줄 없는 날도 있으니까 신나게 놀고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런 소소한 차이가 얼마나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깨달았어요. 과거에는 진짜 별거 없는 일상을 충분히 못 누렸으니까 그런 소소한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니트 점퍼, 모자, 하운드투스 체크 랩 스커트, 목걸이, 스니커즈는 모두 Chlo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반대로 지금의 일상 속 괴로운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선수 생활을 했을 때는 규칙적인 스케줄을 따라가면 됐을 텐데 지금은 뭔가를 계획해야 하는 입장일 테니까요. 선수 시절에 선배들이 “얘, 그래도 선수할 때가 좋은 거야.”라는 얘기들을 많이 했어요. 당시엔 ‘지금 이렇게 힘든데 무슨 저런 이야기를 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돼요. 그때는 어렸고 할 일이 연습과 경기밖에 없었으니까 단순하게 그날의 미션만 잘 수행하면 됐었는데 지금은 여러 종류의 일들을 소화해야 하고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들, 개인적인 고민도 생겼으니까요. 이제 은퇴했고 20대도 지났고 하니까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괴롭다고까지는 할 수 없어요. 다시 선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지금에 만족하고 사는 것 같아요. 김연아 전 선수는 은퇴 후에도 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욱 한 사람 그리고 여자로서 김연아의 일상이 궁금해요.  진짜 특별한 건 없어요. 일이 있는 날에는 일하고 없는 날에는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고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그래요. 얘기하는 것도, 들어주는 것도 좋아해요. 그리고 예전에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던 영화들을 틈틈이 보려고 해요. 엄청나게 즐거운 순간은 아니지만 워낙 그런 사소한 일들을 하지 않고 살아서 그런 순간이 하나하나 행복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렇게 진득하니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것도 다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재미있지만 혼자 있을 때 마음 편히 한가롭게 뭔가를 볼 수 있다는 그런 느긋함이 좋은 것 같아요. 주로 어떤 영화들을 봤나요?  어제는 <인생은 아름다워>를 봤는데 원래 그 영화의 OST를 알고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좋더라고요. 피겨스케이팅에서 영화 음악을 자주 쓰다 보니까 평소에도 OST, 주로 연주곡을 즐겨 들어요. 음악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영화가 떠오르는 영화들, 사람들이 인생영화라고 꼽는 명작들을 찾아 보고 있어요. 김연아 <인생은 아름다워>를 봤으면 어제 많이 울었을 것 같은데요?  음… 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그동안 음악만 알았지 영화는 보지 못했었거든요. 스물다섯 살, 은퇴 직후엔 스스로를 “스물다섯 살의 백수. 그냥 자연인”이라고 표현했더군요. 서른이 된 지금은 어떤가요?  그냥 서른 살의 여자들 중 한 명? 이렇게 대중에게 비춰지는 일을 하니까 다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로서는 그냥 한 사람으로서의 제 삶을 사는 거잖아요. 스스로 평범한 여자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은 당신을 ‘퀸연아’라고, 초월적이고 상징적인 인물로 생각하곤 해요. 가끔은 그런 시선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에요. 지인들은 저를 그냥 주변 사람 중 한 명으로 대해주니까요. 그런 게 편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도 하고요. 가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부담까지는 아니고 좀 민망하긴 하죠. 어쨌든 좋게 생각해주시는 거니까 감사한 마음이 커요. 더블 브레스트 체크 코트, 팬츠, ‘Chloe C Yunakim Edition’ 미니 백, 스퀘어 토 부츠는 모두 Chloe. ‘단단한’ ‘의연한’ ‘주체적인’ ‘아름다운’ ‘감동적인’ 등 김연아 전 선수를 표현하는 몇 가지 형용사가 있어요. 이런 수식어에 동의하나요?  그런 단어들도 모두 제가 경기할 때의 모습을 생각하고 말씀해주시는 거잖아요. 사실 저는 그 모습을 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거든요.(웃음) 선수 시절 모습은 그 표현에 부합하는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의도한 면도 있고요.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빙판 위에서 아름다워 보여야 했고 체육인으로서는 단단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으니까요.   선수 시절이 아니라 지금의 본인에게 맞는 형용사를 고른다면요?  음… 어려운 질문이네요. 보통 그런 걸 생각하고 살지 않아서요.(웃음) ‘자유로운’은 어떨까요?  자유롭지는 않아요. 평범한, 보통의 정도가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정말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중간이 좋다고 생각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균형감 있게 살려고 해요. 터틀넥, 이너로 입은 체크 패턴 셔츠, 킬트 스타일 체크 스커트, 목걸이, 하프 삭스 부츠는 모두 Chloe. 마지막 질문이에요. 작년의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와 ‘올댓스케이트 2019’ 등 굵직한 행사가 모두 끝난 지금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특별히 큰 계획은 없어요. 이제 시즌이 막 시작했으니 가끔 후배들에게 레슨 해주고 이렇게 화보 촬영 같은 일을 하는 정도예요. 그냥 잘 놀고, 영화 보고, 자잘한 것들을 그때그때 소화하면서 잘 사는 것.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